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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 뉴스가 사라진다고요?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10월13일 11시34분    조회:6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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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토요판] 친절한 기자들



네이버는 현재의 네이버 모바일 첫 화면(왼쪽)에서 뉴스·실검 등을 뺀 ‘베타 버전’(오른쪽)을 지난 10일 공개했다.“매일 네이버 모바일 앱을 찾는 사람이 3천만명입니다. 만약 우리가 앱을 잘못 만들어서 3천만명이 잘못 클릭할 경우 시간 손실이 총 얼마나 될까요? 우리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10일 모바일 개편안을 공개하면서, ‘하루 이용자 3천만명’이라는 숫자에서 파생되는 책임과 부담감을 수차례 토로했습니다. 그동안 네이버에 형성된 거대한 온라인 공론장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았는데요. 실제 네이버 스포츠·연예 뉴스 편집자가 외부 청탁을 받고 기사 배열을 변경하거나, 특정 집단이 네이버 뉴스의 댓글·공감 수를 조작한 사건이 드러나 사회가 떠들썩해지기도 했습니다.

한 대표는 이런 논란의 주원인으로 “(네이버 모바일 메인에 배치된) 7개의 뉴스와 20개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검)에 3천만명의 시선이 집중되는 현상”을 꼽았습니다. 그래서 네이버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와 실검을 아예 빼버리고, 사람들의 뉴스 소비 방식을 다양하게 만드는 안을 내놨습니다.

제가 ‘네이버 메인 뉴스’가 사라진 새 네이버 모바일 앱(베타버전)을 써보니, 이용자의 뉴스 소비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① 내가 좋아하는 언론사가 직접 편집한 뉴스를 본다 네이버와 뉴스 제휴를 맺은 44개 언론사(종합·경제·인터넷지, 방송·통신사 포함) 가운데 자신이 보고 싶은 언론사를 선택하면, 해당 언론사가 고른 기사를 7건씩 볼 수 있습니다. 이 방식은 무엇보다 뉴스 편집·배치 책임 소재를 명백하게 합니다. 네이버가 아닌 각 언론사가 직접 기사를 고르고 제목을 붙이고 순서를 정하니까요. 네이버가 일종의 ‘가판대’ 역할을 하는 거라서, 각 언론사가 뉴스 가치 판단을 어떻게 하는지 한눈에 비교할 수도 있습니다.

베타 버전의 ‘뉴스판’ 첫 번째 페이지는 언론사가 편집한 뉴스를 노출해준다. 이용자는 어떤 언론사의 편집뉴스를 볼 건지 선택하고 저장하면 된다. 한겨레를 선택할 경우 한겨레에서 직접 고른 기사 7건이 노출된다.다만 네이버가 피시(PC) 버전에서 시도한 ‘뉴스스탠드’의 실패가 연상되기도 합니다. 이때도 이용자가 관심 언론사를 선택하면 해당 언론사가 편집한 뉴스 화면을 보여줬는데요, 언론사끼리 경쟁하며 페이지뷰(PV) 수치를 올리기 위한 선정적 편집이 문제가 됐습니다.

②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내 맞춤형’ 뉴스를 본다 네이버는 지난해 2월부터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의 콘텐츠 추천 시스템 ‘에어스(AiRS)’를 모바일 뉴스 일부에 적용했습니다. 에어스는 제가 네이버에서 어떤 뉴스를 주로 보는지, 저의 네이버 이용 패턴을 분석해서 제가 관심 가질 법하다고 기계가 판단한 뉴스를 제게 노출해줍니다.

기자의 ‘마이 뉴스’ 페이지. 기자가 경제·통신 관련 뉴스를 주로 모니터링해서인지, 경제·통신 관련 뉴스를 다수 추천받았다. 맨 위의 뉴스는 네이버 뉴스 홈에서 ‘많이 본 뉴스’ 순위에 오른 뉴스였다.혹시 유튜브의 ‘추천 동영상’을 보다가, 돌고 돌아 다시 맨 처음 내가 선택한 바로 그 영상으로 되돌아온 경험 하신 분 없으신가요? 언론학자들은 뉴스에 이런 인공지능 추천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이용자가 ‘보고 싶은 뉴스만 보는 세계’에 갇힐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이른바 ‘필터버블’ 현상입니다. 한 언론학자는 네이버의 개편안을 두고, “저널리즘의 기본은 시민들에게 ‘다른 목소리’를 들려주는 데 있다는 점에서, 인공지능에 맡겨 내 ‘입맛’에 맞는 뉴스만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③ 네이버에서는 뉴스를 보지 않는다 앞서 소개한 네이버의 두 가지 뉴스 페이지는 하나의 ‘뉴스판’으로 묶여 있습니다. ‘판’은 네이버가 주제별로 운영하는 세부 페이지인데, 제 관심사에 따라 판의 순서를 바꾸거나 특정 판을 아예 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네이버에서 뉴스를 아예 보길 원하지 않는다면, ‘뉴스판’을 지우면 됩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번 개편 전에도 네이버 모바일 앱에서 뉴스판을 빼고 ‘쇼핑판’을 맨 앞에 배치해 쓰는 이용자들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네이버 모바일 앱 이용자는 스포츠, 연예 등 주제별 ‘판’의 순서를 바꾸거나 판을 아예 뺄 수 있다. 빨간 동그라미로 표시한 ‘뉴스판’ 역시 엑스 표를 누르고 아래 ‘저장’ 버튼을 누르면 비활성화된다.‘뉴스 놓고 가벼워진 네이버’. 10일 네이버가 기자들에게 보낸 보도자료 제목의 일부입니다. 네이버가 이날 행사의 주요 키워드로 내세운 건 ‘커넥트’(연결)와 ‘디스커버’(발견)이기도 했습니다. 이제 정말 네이버가 공정성·여론조작 논란을 벗어나 가벼워질 수 있을까요? 네이버 이용자들은 네이버를 통해 좋은 뉴스에 연결되고, 좋은 뉴스를 발견하기가 더 쉬워질까요? 여러분의 선택과 평가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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