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철통 보안을 자랑해 온 애플의 아이폰 잠금장치를 해제했다.

2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은 미국 FBI가 애플의 도움을 받지 않고 총기 테러범이 사용한 아이폰5C 잠금을 해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의 도움 없이 총기 테러범의 아이폰 5C 잠금장치가 해제되자 ‘철통 보안’으로 여겨지던 아이폰 보안 시스템을 뚫은 방법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FBI와 애플은 지난해 발생한 총기 테러 용의자의 아이폰 보안 해제를 두고 법정 공방을 벌여왔다. FBI는 지난 달, 법원의 명령을 얻어 아이폰 보안 해제를 위해 애플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거절 당하자 애플에 보안 해제를 요청하는 내용의 소송까지 제기했다.

아이폰은 개인 보안 설정 기능이 있어 10번 이상 암호 입력이 잘못될 경우 아이폰 내 데이터가 자동 삭제될 수도 있다.

FBI는 어떤 기술을 사용해 아이폰 잠금을 해제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월스트리트 저널 등 주요 외신들은 FBI에 아이폰 보안해제 기술을 제공한 이스라엘 기업 셀레브라이트(Cellebrite)를 주목하고 있다. 모바일 포렌식(모바일 기기에서 디지털 증거나 데이터를 복구해 범죄수사 법적 증거로 활용하는 수법) 전문업체인 셀레브라이트는 FBI와 2013년 독점 서비스 계약을 맺었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씨넷은 아이폰 메모리 내 데이터를 통째로 복사한 후 비밀번호를 추출하는 ‘낸드 미러링(NAND mirroring)’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추측했다.

한편, 이날 FBI는 애플과의 소송을 취하했다. 애플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어져 소송의 필요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FBI의 소송 취하로 미국 사회에서 국가 안보와 사생활 보호 중 무엇을 우선할 것인가에 대한 논란도 일단락됐다.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 변호사는 “이번 사건이 법정에서 마무리 되진 못했지만 미국 사회에 사생활과 국가안보의 충돌, 특히 기술과 법이 충돌한 대표적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