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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아틀란티스' 질랜디아
뉴질랜드 주변 '해저 대륙' 94%가 바다에 잠겨있지만
화성암·변성암 많고 대륙처럼 지각 두꺼워
과학자들도 '당황'
"대륙은 누구나 보면 알아 과학적 논의 거의 안 해"
인간은 늘 신대륙을 찾아다녔다. 아틀란티스(Atlantis)는 그런 갈망에서 나온 가상의 도시국가다.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저서 '크리티아스'에서 대서양에 있는 이상향으로 그리기도 했다. 이후 수많은 고고학자와 과학자들이 바닷속에 잠겨버린 전설의 도시 아틀란티스를 발견하기 위해 지구 곳곳을 돌아다녔다.
최근 '현대판 아틀란티스'를 찾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아시아와 유럽·아프리카·북아메리카·남아메리카·오세아니아·남극에 이은 '제8의 대륙'이라고 주장하는 땅이 나타난 것이다. 그 주인공은 아틀란티스처럼 오세아니아 주변 바다에 잠겨있는 거대한 땅덩어리 '질랜디아(Zealandia)'다. 지난달 뉴질랜드 지질핵과학연구소(GNS)가 미국지질학회 저널에 "질랜디아는 단순한 해저 지각이 아니라 바다 밑에 잠긴 대륙"이라고 주장하면서 세간의 관심에 불을 붙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질랜디아는 490만㎢ 크기로 지구에서 가장 작은 대륙이다. 한반도 면적의 22배에 해당하는 크기다. 하지만 뉴질랜드와 그 위에 있는 뉴칼레도니아를 빼면 전체 면적의 94%가 바다에 잠겨 있다. 연구팀은 질랜디아를 가리켜 "지구상에서 가장 나이가 어리고, 얇고, 대부분이 잠겨 있는 대륙"이라고 묘사했다.
'질랜디아'라는 용어는 1995년 지구물리학자인 브루스 루엔딕 캘리포니아대 교수가 처음 사용했다. 그 당시만 해도 큰 대륙에서 떨어져 나와 바다에 잠긴 땅들의 집합체 정도로만 여겼다. 충분히 큰 면적이긴 하지만 하나의 연결된 대륙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학계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위성 기술의 발달과 해저 지도 정보의 축적 덕분에 수장될 뻔했던 질랜디아의 위상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연구진은 위성으로 촬영한 뉴질랜드와 뉴칼레도니아 주변 지역의 해저 지각 사진을 분석해 질랜디아가 하나로 연결된 땅덩어리임을 확인했다. 이를 근거로 질랜디아는 대륙에서 떨어져 나온 땅의 파편이 아니라 하나의 대륙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질랜디아를 대륙으로 분류해야 하는 이유로 우선 두께가 10~30㎞로 해양 지각보다 두껍고 밀도가 낮다는 점을 꼽았다. 대륙 지각은 해양 지각보다 두껍고 상대적으로 밀도가 낮다. 그래서 두 지각이 만나면 밀도가 낮은 대륙 지각이 위로 올라간다.
연구진은 또 질랜디아는 주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높이 솟아 있기 때문에 단순히 해저 지형으로만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질랜디아가 대륙판에서 많이 발견되는 화성암·변성암·퇴적암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도 '질랜디아 대륙이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질랜디아가 여덟째 대륙으로 인정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지금으로선 대륙 분류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이윤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도를 보면 누구나 대륙을 구분할 수 있었기 때문에 대륙의 기준을 만들 필요도, 과학적인 논의도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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