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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T기업, 세계 1~5위 휩쓸었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5월27일 12시35분    조회:1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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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AI·빅데이터 가진 기업, 여러 분야 결합하며 시장 독식"
"21세기 최고의 자원은 데이터… 
엄청난 빅데이터 확보한 '빅5'는 답안지 미리 보고 시험 치르는 셈"

막대한 현금 보유고 앞세워 성장성 큰 신생 벤처 대거 인수
잠재적인 경쟁자들 없애기도




애플,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페이스북 등 미국 소프트 IT(정보기술) 기업들의 기업 가치가 세계 1~5위를 휩쓸었다.

25일 현재 애플의 시가총액은 8000억달러(약 895조원)에 이른다. 2위 알파벳(6830억달러), 3위 마이크로소프트(5382억달러), 4위 아마존(4791억달러), 5위 페이스북(4462억달러)도 올해 들어 주가가 20~30%씩 급등하면서 기업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 3월 시총 8위에 머물렀던 페이스북은 두 달 새 메이저 석유 회사 엑손모빌, 세계 최대 제약사 존슨앤드존슨,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를 차례로 제치고 5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10년 전만 해도 시총 10위 안에 테크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 단 한 곳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변화이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은 "소프트 테크 기업의 가치가 100년 가까이 세계 산업을 이끌어온 석유·자동차·금융 기업을 압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업들의 공통점은 인공지능(AI) 기술과 함께 다른 기업들이 쫓아가기 힘든 수준의 빅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병태 KAIST(한국과학기술원) 경영학과 교수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 기술은 금융·교통·유통 등 여러 분야와 결합하며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며 "두 가지를 모두 갖고 있는 미국의 '빅5' 소프트 기업이 새롭게 떠오르는 시장을 독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미국 '빅5' 기업의 주가가 계속 치솟는 것은 지금까지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앞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2000년 대 초반 인터넷 붐을 타고 보다폰(영국), NTT도코모(일본) 등 통신 서비스업체와 장비 업체들이 글로벌 시가 총액 상위권을 차지했다가 IT 버블 붕괴와 함께 급격히 쇠락한 것과 차원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우선 이들 '빅5'는 각 분야에서 확고한 독점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출 성장세와 이익 등에서 다른 기업을 압도하고 있다. 애플의 경우 작년 매출 242조원, 영업이익 67조원으로 경쟁사인 삼성전자(매출 201조원, 영업이익 29조원)를 크게 앞선다. 구글 역시 모바일광고 사업이 연평균 20% 이상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데다 인공지능 알파고(딥마인드)와 자율주행차(웨이모) 등 미래시장을 주도하는 강력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4일 보고서에서 "웨이모의 시장가치가 GM·포드·크라이슬러를 능가하는 700억달러(약 78조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스티브 잡스 사후 가장 혁신적인 기업인으로 추앙받는 제프 베조스가 이끄는 아마존은 미국에서 가장 성장세가 높은 기업으로 꼽힌다.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는 "아마존은 창립 이후 매년 20% 이상 성장했고, 향후 10년간 연평균 16%씩 성장할 것"이라며 "매출 100조원이 넘는 기업이 연간 15% 이상 성장하는 것은 전무후무한 기록"이라고 평가했다. 아마존 매출은 현재 세계 최대 유통기업인 월마트의 절반에 이르고, 미국 인터넷 유통 시장의 33%를 차지한다. 또 클라우드(원격 서버 임대) 사업은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열풍을 타고 매 분기 50%씩 매출이 늘고 있다.

빅데이터 독점 우려 높아져

이들 기업이 더 무서운 것은 엄청난 규모의 빅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세기에 석유가 가장 가치 있는 자원이었다면, 지금 가장 중요한 자원은 데이터"라며 "이 데이터가 이들 빅5 기업에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기업은 인공지능으로 빅데이터를 분석해 고객들이 무엇을 검색하는지, 어떤 제품을 소비하는지 정밀하게 파악한 뒤 최적의 사업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이들 '빅5' 기업은 과거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시험 답안지를 미리 보고 시험을 치르는 셈"이라며 "데이터 기반이 없는 기업은 앞으로 경쟁상대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이들 빅5는 막대한 현금 보유고를 앞세워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초기 벤처 기업)을 대거 인수하며 미래의 잠재적 경쟁자들을 없애고 있다. 대표적으로 페이스북은 세계 최대 모바일 메신저 기업인 왓츠앱을 190억달러(21조원)에 인수했고, 구글 역시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와 스마트폰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모바일과 콘텐츠를 장악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과거 미국 정부 당국이 석유 메이저와 통신 독점 기업을 강제 분할했듯이 빅5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가 강력한 규제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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