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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림화 조직개편 성공… 위기설 잠재우고 2분기 446억 이익]
- 주요 사업 자회사로 떼어내
광고보다 콘텐츠가 주 수익원… 각 자회사서 유치한 '현금 탄환'
"인공지능 '카카오아이' 개발, 모든 전자제품에 탑재하겠다"
작년까지만 해도 주(主) 수익원인 광고 매출이 감소하면서 위기설까지 돌았던 인터넷기업 카카오가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성공하면서 체질 개선과 실적 반등이라는 성과를 내고 있다.
카카오는 이달 초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매출 4684억원, 영업이익 446억원이라는 분기 최고 실적을 냈다. 그동안 전체 매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던 광고 수익은 30%대로 줄어든 대신 디지털음원·게임·웹툰과 같은 콘텐츠가 새 '캐시카우(cashcow·현금창출원)'로 자리 잡은 것이다. 카카오는 지난 1년 동안 지속적으로 카카오택시, 카카오페이, 웹툰, 게임 등 주요 사업 부문을 자회사로 떼어내면서 모(母)회사의 몸집을 줄이고 있다. 자회사로 분리해 각 사업 분야에서 빠른 의사 결정이 이뤄지게 한 것이다.
하지만 카카오는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의 비중) 9%로 경쟁사인 네이버(25~27%)에 비해 여전히 낮다. 카카오는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인공지능 시장에 뛰어들어, '카카오아이(I)'를 제2의 카카오톡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아이는 이달 초 선보인 카카오의 인공지능 브랜드다.
◇적자 추락 위기 직전에서 반등 성공
작년 9월만 해도 카카오 내부에서는 "앞으로 적자로 추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매 분기 1500억원 안팎의 수익을 내던 광고 부문 매출이 작년 3분기 1200억원대로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들어 상황이 바뀌었다. 디지털음원과 게임 사업 같은 콘텐츠 부문이 약진하며 광고 부진을 메꾸고 있다. 그동안 분기 매출 600억~700억원대에 그쳤던 콘텐츠 사업 매출이 분기 2000억원대로 껑충 뛴 것이다. 현재 콘텐츠 부문은 전체 매출의 절반이 넘는 주(主) 수익원이다. 적자를 모면한 사이, 광고 부문도 수익성이 낮은 PC 광고 비중을 낮추고 모바일에 집중하며 올해 예전 수준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사진=김연정 객원기자
임지훈 대표는 "2년 전 취임했을 때 이미 온라인 광고가 꺾이기 시작했다"면서 "광고·게임·음원 등 각 사업 부문을 해당 분야 최고 전문가에게 맡기는 전략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 환경 변화가 빠른 인터넷 시장에서는 카카오도 이미 큰 조직으로 둔해진 상태였다"며 "각 사업 부문이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처럼 빠르게 움직이면서 변화에 즉각 대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광고 부문은 네이버와 LG전자를 거친 여민수 부사장을, 게임 부문은 위메이드 대표 출신인 남궁훈 부사장을 영입해 자율 책임제로 맡긴 것이다. 디지털 음원 사업은 해외 펀드에서 인수한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신원수 대표에게 계속 맡겼다. 임 대표는 "수십 개의 사업이 존재하는 카카오에서 CEO의 역할은 해당 사업의 최고 인재를 알아보고 맡기는 '인사'"라고 말했다.
◇"자동차부터 TV까지 모든 전자기기에 카카오의 인공지능 넣겠다"
카카오는 실적 안정과 함께 자회사를 통한 투자 유치로 '현금 탄환'을 비축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택시와 카카오드라이버 사업)가 미국 사모펀드 TGP컨소시엄에서 5000억원을 투자받은 것을 비롯해 간편결제서비스를 하는 카카오페이가 중국 알리페이의 모회사인 앤트파이낸셜에서 2억달러(약 2300억원), 카카오페이지를 운영하는 포도트리가 앵커에퀴티파트너스에서 125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자회사들이 모회사의 자금 지원 없이 스타트업처럼 각자 모은 투자금으로 시장 개척에 나서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임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조직 정비를 마쳤고 올 하반기에 진짜 승부처인 인공지능에 뛰어든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모든 스마트폰에 카카오톡이 깔린 것처럼, 앞으로 자동차·TV·스피커 등 모든 전자제품에 카카오의 인공지능인 '카카오아이(I)'를 깔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다음 달 출시될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G70에 카카오아이를 탑재할 계획이다. 이달 초에는 임 대표가 독일 폴크스바겐의 주요 임원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올 3분기에는 인공지능 스피커를 출시할 계획이다.
다음 달이면 취임 2주년을 맞는 임 대표는 "성공에 안주하는 순간 위험해지는 게 인터넷 사업"이라며 "카카오를 예전의 포털 다음,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 회사가 아닌, 인공지능 카카오아이 회사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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