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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성 탐사선 카시니, 마지막 임무는 '죽음의 다이빙'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9월13일 22시26분    조회:1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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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無人) 토성 탐사선 카시니(Cassini)호가 오는 15일 마지막 임무를 끝으로 20년의 긴 여정을 마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12일(현지 시각) “카시니 탐사선이 지난 11일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Titan)을 지나친 뒤 12일부터 마지막 임무를 위해 토성 대기권에 접근하기 시작했다”며 “카시니가 토성 대기 속으로 들어가면 뜨거운 마찰열로 1분 안에 불타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카시니에게 주어진 최후의 임무는 토성 대기권에서 파괴되기 직전 안테나를 지구 쪽으로 돌려 토성 대기를 분석한 데이터를 전송하는 일이다. 토성 대기권은 75%가 수소이고, 나머지는 헬륨 등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구성은 밝혀지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카시니가 토성 대기에서 자료를 보내는 동시에 불타 사라진다고 해서 마지막 임무를 ‘죽음의 다이빙(Death Dive)’이라고 이름 붙였다.
 
/조선DB

◇토성 위성에서 지하 바다 발견
카시니는 지난 1997년 10월 15일 미국 플로리다주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2004년 7월 토성 궤도에 진입하며 본격적인 탐사에 돌입했으며 인류가 보낸 탐사선으로는 처음으로 토성을 공전하는 데 성공했다. 카시니가 지난 13년 동안 토성과 그 위성인 타이탄·엔셀라두스 등을 훑으며 얻은 큰 성과는 지구 밖에도 생명체가 있을 수 있다는 단서를 잡은 것이다.
 
카시니는 2005년 얼음으로 이뤄진 위성인 엔셀라두스의 남극에서 간헐천이 뿜어져 나오는 모습을 발견했다. 카시니가 보낸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간헐천에는 물이 포함돼 있었다. 과학자들은 엔셀라두스의 얼음 아래 거대한 바다가 있고 그곳에 생명체가 서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카시니는 토성 최대의 위성 타이탄의 지표에선 석유와 같은 액체 탄화수소로 이뤄진 바다와 호수도 찾아냈다. NASA는 이 바다에도 미생물이 살고 있을 것으로 보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카시니는 올 4월부터는 토성 고리를 집중적으로 탐사했다. 토성을 둘러싸고 있는 고리의 구성과 기원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토성 주변을 맴돌다가 매주 한 번꼴로 최고 시속 12만㎞로 토성 고리 사이를 통과하며 내부 모습을 촬영했다. NASA는 난도가 가장 높은 고리 탐사를 임무 종료를 앞두고 수행하도록 했다. 토성 고리는 거대한 얼음 조각과 암석 물질들로 이뤄져 있어 탐사선이 충돌해 부서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카시니호는 본체에 달린 접시형 안테나를 방패 삼아 고리에 뛰어들었지만 충격으로 인해 지구와의 교신이 일시 두절되는 일이 잦았다. 카시니는 그런 난관에도 지난 4월 28일 처음으로 토성의 고리를 근접 촬영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후 지구에 다양한 형태의 고리 사진을 전송했다.

◇생명체 오염 막으려 우주선 불태워
카시니는 최근 22번째 토성 고리 진입을 마쳤다. 현재 동력원인 핵연료가 거의 바닥나 곧 통제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른다. 그전에 지구 관제소에서 카시니에게 토성 대기층으로 뛰어들라는 마지막 지령을 내린다. 카시니는 한국 시각으로 14일 오전 4시 22분쯤 토성 대기권으로부터 약 1600km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한 뒤 15일 오후 9시쯤 토성 대기에 진입할 예정이다.

짐 글렌 NASA 행성탐사국장은 “카시니가 그동안 보낸 자료들은 향후 10년에 걸쳐 토성과 태양계 연구의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며 “마지막으로 토성 대기권의 비밀까지 풀게 되면 우주 생성의 신비를 이해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고 말했다.

NASA는 왜 카시니가 토성 궤도를 돌게 두지 않고 굳이 파괴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스티브 월 NASA 제트추진연구소 팀장은 “혹시나 있을지 모를 생명체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제어가 불가능한 카시니가 엔셀라두스나 타이탄에 떨어질 경우 선체에 묻어 있을지 모르는 지구 미생물과 핵연료에서 나온 플루토늄 방사성 물질이 생명체가 사는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NASA는 같은 이유로 8년 임무를 마친 갈릴레오 탐사선도 지난 2003년 9월 목성 대기에서 불태우는 방식으로 폐기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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