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보람 기자 = 삼성전자가 내년초 출시할 차기 스마트폰 '갤럭시S9'의 혁신코드는 무엇일까. 삼성전자 내부에서 '갤럭시S8' 복사판'이라는 혹평이 나올 정도로 디자인과 성능 등 외관에서는 갤럭시S8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공지능(AI)와 그래픽, 사용자경험(UX)에서는 한단계 진화된 모습으로 다가올 것으로 점쳐진다.
19일 삼성전자 안팎에 따르면 갤럭시S9 시리즈는 전작 갤럭시S8 시리즈와 똑같이 양쪽 모두 엣지형인 14.7cm(5.8인치) '갤럭시S9' 일반형과 15.7cm(6.2인치)인 '갤럭시S9플러스'(+) 2종으로 선보인다.
갤럭시S8처럼 길쭉한 느낌의 폼팩터(제품 외형) 디자인도 그대로 적용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 화면비를 16대9에서 18.5대9로 바꾸면서 좁고 길쭉하게 외관의 변화를 줬다.
갤럭시S8에 적용했던 2D 방식의 안면보안 인식 기능도 그대로 적용된다. 안면인식 기능은 3D가 아닌 2D인 탓에 보안성이 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애플이 신작 '아이폰X'에 '3D센싱 카메라' 기술을 탑재함에 따라, 삼성전자도 내년 신제품에 이 기술을 적용할 것이 점쳐졌지만 기술구현의 한계로 2D방식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전문가는 "3D센싱 카메라는 잠금해제부터 모바일뱅킹, 증강현실, 가상현실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것"이라며 "그런데 삼성전자가 기존 2D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스마트폰 차별화를 놓치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갤럭시S9의 전후면 카메라 모두 듀얼카메라가 탑재될 것이라는 업계 전망과는 달리 후면에만 듀얼카메라가 탑재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출시한 '갤럭시노트8'에 삼성폰 처음으로 후면 듀얼카메라를 탑재한 바 있다.
단, 같은 듀얼카메라지만 성능은 다소 강화될 전망이다. 갤럭시S9 후면 카메라에는 1초당 1000장 이상의 이미지 촬영이 가능한 '3단 적층'(3 stacklayers) 이미지센서가 적용된다. 전문가용 초고속 카메라 기능이 스마트폰에 내장되는 것과 유사한 수준이다.
그러나 이 기능은 이미 일본 소니 등 다른 스마트폰업체들이 선보인 기술인 데다, 후면에 이어 전면에도 듀얼카메라가 탑재된 중국제품들이 줄줄이 출시돼 카메라 성능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기 어렵게 됐다는 평가다.
이처럼 별다른 혁신이 없는데도 갤럭시S9의 평균 판매단가(ASP)는 전작 갤럭시S8보다 상승할 전망이다. 듀얼카메라의 경우 스마트폰 내 평균 제조원가(BOM) 비중이 10%대로 높은 수준에 속하기 때문이다.
듀얼카메라가 없는 갤럭시S8·갤럭시S8+ 가격은 각각 93만5000원과 99만원이며, 6기가바이트(GB) 램(메모리 128GB)을 탑재한 갤럭시S8+은 115만5000원이다. 그런데 듀얼카메라 탑재된 갤럭시노트8은 전작보다 약 10만원가량 상승했다. 갤노트8 64GB와 256GB의 국내 출고가는 각각 109만4500원, 125만4000원으로, 64GB 모델의 경우 갤럭시노트7(64GB)보다 10만5600원 비싸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3단 적층 이미지센서를 내년 스마트폰 카메라에 적용할 경우 카메라 모듈 평균 판매단가(ASP)는 초고가 이미지센서 탑재, 카메라 모듈 부품, 설계 변경 등으로 기존대비 최대 2~3배 상승한 60~9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9이 혁신이 없다'는 지적을 인정하면서도 차별화 요소가 없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갤럭시S9이 시장에서 기대하는 혁신 기능은 없을지 몰라도 갤럭시S8 하드웨어 완성도를 높이고 혁신적인 사용자경험(UX)을 구현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갤럭시 혁신기술이 흥행을 좌우하지는 않을 것으로 점친다. 지난해 3월 출시된 갤럭시S7도 전작과 비교해 디자인과 성능에서 혁신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분기 영업이익을 4조원대까지 끌어올리며 흥행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전례가 있어서다.
한편 차기작 '갤럭시S9'은 내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에서 공개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갤럭시S9은 삼성전자 엑시노스 9810과 퀄컴 스냅드래곤 845 칩이 탑재되고, 삼성의 음성인식 및 신경 언어처리를 위한 인공지능(AI)칩도 탑재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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