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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건너니 없던 건널목 생기고 폭도 자동 조절
스마트폰 보면 바닥 빨간색으로 변해 경고
길 바닥에 LED 전구 심어…10월에 런던서 시범 운영#평소엔 차들이 오가는 도로일 뿐 바닥에 횡단보도임을 나타내는 하얀색 줄무늬들이 없다. 하지만 길을 건너기 위해 사람이 ‘정해진’ 보도의 표시 지역에 서면 도로 위에 횡단보도임을 나타내는 표식들이 나타난다. 출퇴근 시간 등 러시아워엔 더 많은 사람이 건널 수 있도록 횡단보도의 폭도 넓어진다. 또한 스마트폰을 보면서 길을 건너는 사람에게는 물론 다가오는 차량 운전자도 알아볼 수 있는 ‘경고’를 알리는 표식이 길바닥에 뜬다.
CNN은 지난달 30일 런던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창업 벤처) ‘엄브렐리움(Umbrellium)’이 개발한 인공지능(AI) 횡단보도를 소개했다. ‘스탈링 크로싱’(StarlingCrossing)이라고 불리는 이 횡단보도는 보행자의 행동과 주변 환경 변화를 인지해 바로 반영한다. 10월에 남부 런던 지역에서 시범 운영돼 좋은 반응을 얻었다.
스탈링 크로싱이 설치된 도로를 건너는 보행자들. [엄브렐리움 트위터]
이 회사 설립자인 유스만 헤이그는 “도시 내에서 매우 다양한 방식의 변화를 반영해 내는 과학기술들이 있는데, 수십 년 전에 탄생한 횡단보도에 관한 기술이 업그레이드되지 못한 건 참 의아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횡단보도는 1930년대에 영국에서 발전했다. 흰색과 검은색 무늬가 겹친다고 해서 ‘제브라 크로싱’(ZebraCrossingㆍ얼룩말 횡단보도)이라고 불렸다.
스탈링 크로싱은 제브라 크로싱의 패턴을 이어받았다. 하지만 바닥 폭이 7.5m에서 23m까지 줄었다 늘었다 한다. 바닥에 발광다이오드(LED) 전구들이 심어져 있어 길을 건너는 사람들의 수가 많고 적음에 따라 자동으로 그 폭을 조절한다.
도로에 갑자기 사람이 뛰어들 때 빨간색으로 횡단보도 표시를 나타내 차량들에게 경고를 보내는 스탈링 크로싱. [엄브렐리움 트위터]
공개된 동영상을 보면 도로를 횡단하는 사람이 있을 때 흰색 줄무늬가 노면에 표시된다. 또 자동차 앞에는 정지선이 표시된다. 건너는 사람이 없으면 지브라 크로싱이 없어지고 얇은 하얀 선만 남는다.
이런 변화는 횡단보도 주변에 설치된 카메라에서 수집된 영상을 컴퓨터가 신경망 학습으로 분석함으로써 가능해졌다. 카메라는 도로를 가로질러 움직이는 물체를 추적하고, 보행자와 차량을 구별한다. 또 정확한 위치와 궤적, 속도 등을 계산해 이에 맞는 횡단보도 표시를 만들어낸다. 노면이 젖어 있을 때는 빛의 세기를 강하게 하고 횡단보도 주변이 빛나게 한다. 패턴 중 빨간색 방향 표시도 있다. 스마트폰 등을 보면서 횡단하는 사람이 감지됐을 때 나타나는 ‘경고’ 표시다. 또 자동차가 횡단보도에 너무 가까이 접근하면 이를 경고해주는 패턴도 나타난다. 사람이 대각선으로 횡단하면 그것에 맞게 대각선 횡단보도를 표시하기도 한다.
비가 오는 상황에서 보행자가 건너면 스탈링 크로싱의 횡단보도 표식이 더 밝게 빛나고 주변 LED전등도 켜진다. [엄브렐리움 트위터]
이처럼 스탈링 크로싱은 철저하게 보행자의 안전에 중심을 둔 시스템이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도 최근 이 횡단보도를 소개하며 “스마트폰을 보면서 무심코 횡단하다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운전자가 여러 이유로 보행자를 발견하지 못해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스탈링 크로싱은 고도의 AI 기술을 통해 안전을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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