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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이식수술 논쟁 다시 점화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4월5일 10시04분    조회: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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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세계] 끊어졌던 개의 척수 재연결…머리이식수술 논쟁 점화

전신마비 환자(왼쪽)의 머리와 뇌사자의 기증 신체(오른쪽)를 잇는 게 머리이식수술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머리가 주체고, 몸이 객체이므로 신체이식수술이라 불러야 한다고 말한다. 세계일보 자료 그래픽.
전신마비 환자의 머리와 뇌사자의 기증 신체를 잇는 ‘머리 이식수술’ 제안으로 2015년 해외 의학계에 논란을 일으켰던 이탈리아의 세르지오 카나베로 신경외과 박사가 중국 하얼빈의대 런샤오핑(任曉平) 외과 교수와 함께 ‘절단된 개의 척수를 성공적으로 연결했다’는 논문을 최근 미국 의료저널에 발표했다.

4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카나베로 박사, 런샤오핑 교수는 지난달 26일 미국 의료저널 ‘서지컬 뉴롤로지 인터내셔널(Surgical neurologyinternational)’에 발표한 ‘폴리에틸렌 글리콜(Polyethylene glycol·PEG)을 활용한 개의 척수 재연결’이라는 논문에서 “끊어졌던 개의 척수를 PEG로 연결했다. 수술을 마친 개는 무사히 걸어다녔다”고 밝혔다. 특히 SCMP가 “이번 성공을 계기로 사람 ‘머리 이식수술’ 가능성을 한층 밝혔다”는 런샤오핑 교수의 주장을 인용하면서 식어가던 수술 논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의학계 논란 유발한 ‘머리 이식수술’은?

해외 의학계에 논란을 일으켰던 머리 이식수술은 전신마비 환자나 뇌사 신체 기증자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머리·신체 접합 부분에 PEG라는 생물학적 접착제를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경외과·정형외과·마취 전문가 등을 포함해 의료진 수십명이 36시간 이상 수술에 투입된다.

하지만 수년째 진전이 없던 탓에 ‘계획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냈다. 수술 대상이 척수성 근위축증 ‘베르드니히-호프만병(Werdnig-Hoffman disease)’을 앓는 러시아의 컴퓨터 프로그래머 발레리 스피리도노프에서 중국의 사지마비 환자로 바뀌어 ‘중국 자본력이 연구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수술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들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의료 규제가 약한 중국으로 무대를 옮겼다.

◆“가능성 보인다면 수술방법 연구해야 한다”

머리 이식수술이 ‘인류의 재앙’이라는 지적에 수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은 치료 가능성이 보인다면 연구 가치는 있다고 주장한다.

러시아 냉동인간 전문기업 크리오러스와의 협약으로 2017년 11월부터 냉동인간 서비스를 시작한 크리오아시아의 한형태 대표는 최근 통화에서 ‘부모 시신 냉동보관’을 의뢰했던 한국인 고객을 먼저 언급했다. 아픈 부모를 살릴 수 없을 것 같아 미래 의료기술의 발전을 기약하며 냉동보관을 문의했다는 거다. 다행히 부모의 병세가 호전돼 없던 일이 됐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 대표는 냉동인간과 머리 이식수술은 벼랑 끝 환자의 ‘최후 보루’라는 점에서 맥락이 같다고 평가했다. 절대 입에 올리지 않아야 할 금기로 치부할 게 아니라며 그는 “누군가에게 (머리 이식수술이) 필요하고, 치료 가능성이 보인다면 연구할 가치는 있다”고 주장했다.

크리오아시아 최고기술책임자(CTO)이자 카나베로 박사, 런샤오핑 교수와 연구 성과를 공유 중인 김시윤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조교수는 “하지 혹은 전신마비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과거 머리이식수술의 필요성을 말했다. 척수손상 분야를 연구하는 그는 최근 통화에서 “(머리이식) 수술을 연구한다고 밝히면 ‘이상한 연구자’라는 꼬리표가 붙는다”며 부정적인 시선이 많다고 했다.

중국 하얼빈의대 외과의사 런샤오핑 교수(왼쪽)와 이탈리아 신경외과 의사 세르지오 카나베로.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처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부위원장 출신 이인영 홍익대 교수(법학)가 지난 2월 발표한 ‘신체이식의 윤리적·법률적 쟁점에 관한 고찰’이라는 제목의 논문 일부. 이 교수는 “신체이식은 기술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며 환자 동의를 이끌 수준의 정보가 없고, 위험을 무릅쓰고서 얻을 이익이 그만큼 큰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인영 교수 제공.
◆無 검증, 커다란 위험…“수술 필요성에 의문”

하지만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부위원장 출신 이인영 홍익대 교수(법학)는 지난 2월 발표한 ‘신체이식의 윤리적·법률적 쟁점에 관한 고찰’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신체이식은 기술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수술”이라며 환자의 수술 동의를 이끌 만큼 정보가 없고, 위험을 감수하고 얻을 이익이 큰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환자의 머리가 ‘주체(host)’고, 이식하는 몸이 객체이므로 ‘신체이식’이라 정의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신체이식은 환자의 정체성·심리적 혼란을 유발할 수 있다”며 “수술이 우리 사회에 정말로 필요한가를 심사숙고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체를 장기의 하나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이 교수는 “‘살아있는 사람 등으로부터 적출·이식하는 장기’에만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을 적용할 수 있다”며 “해당 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신체를 이식 대상이라 말하기 어렵다”고 논문에서 밝혔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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