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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민주항쟁 30주년] '포르노는 되지만 철학·역사책은 안된대요'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6월10일 08시49분    조회: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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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민주항쟁 30주년] 1987년 5월 두 번째 이야기

[오마이뉴스오마이뉴스 기자]

올해로 1987년 6월 항쟁 30주년을 맞았습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오마이뉴스>가 공동기획으로 '6.10 민주항쟁 30주년 기념, 1987 우리들의 이야기' 특별 온라인 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전시회 내용 가운데, 가상 시민 인터뷰와 시대적 풍경이 기록된 사진 등을 갈무리해 독자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 편집자 말

명동성당 근처 고등학교 학생

▲  1987년 6월 10일 명동성당 앞에서 태극기를 들고 행진하는 시민들과 이들을 지지하는 수녀님들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  1987년 6월 12일 경찰의 침탈에 대비해 명동성당 앞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시위 중인 시민 학생들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  1987년 6월 12일 시민 학생들의 명동성당 농성을 지지하는 천주교 사제단이 '나라를 위한 특별미사'를 마친 후 행진하는 모습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우리 학교 바로 옆에 있는 명동성당에서 큰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어요. 함성 소리 같은 거 말이에요.

처음엔 학교 가는 길이 무서웠어요. 학교 근처 길거리엔 행인들보다 더 많은 경찰들이 지키고 서 있었거든요. 아주 낯설고 험악한 모습으로 말이에요. 경찰들이 학교 안까지 들어와 이것저것 살피고 갔어요. 학교 앞 골목에선 검문도 심하게 하더라고요.

언니 오빠들이 집에도 안 가고 성당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모양이에요. 경찰에 포위되다 보니 안에는 먹을 게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조심스레 들려왔어요. 학생들이 자기 도시락을 담장 너머로 보내주고 있다는 소문이 선생님들 몰래 퍼져 나가고 있었어요. 저도 엄마한테 도시락을 하나 더 싸 달라고 해야겠어요.

최루탄 총소리가 한낮의 뜨거운 소나기처럼 쉬지 않고 들려왔어요. 언니 오빠들의 얼굴 위로 조금씩 힘든 모습이 스칠 때면 나도 따라 마음이 무거워져 가기만 했어요. 지금 저분들의 고생이 우리의 앞날을 바꿔줄 수 있을까요? 내일은 어떤 모습의 태양이 떠올라 우리를 밝게 비춰줄까요?

대학 앞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30대 사장님

▲  1987년 6월 12일 연세대학교 정문 앞 도로에 누워 '이한열 군 최루탄 직격 발사 피격 사건'에 대해 항의하고 있는 대학생들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  1987년 6월 한국은행 앞 교차로에서 가두 시위를 벌이다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달려오자 다음 시위장소를 향해 뛰어 가는 시민 학생들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  1987년 6월 늦은 밤까지 민주화 요구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부산 지역 시민 학생들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내 직장은 대학교 앞 작은 책방이에요. 학생들에게 책을 팔고 그걸로 먹고사는 사람이지요. 그래서 책은 나의 또 다른 삶이에요.

하지만 먹고살기 위해서만 책방을 운영하는 건 아니에요. 책을 통해 삶을 찾고 책 속에서 세상을 보고 싶은 사람이거든요. 저의 꿈은 책과 함께하는 공동체를 만드는 거예요. 그래서 책방도 일부러 대학교 앞에 낸 거고요. 젊은 학생들과 함께할 수 있는 정말 즐거운 책방이에요.

경찰이 우리 서점을 수색해 책들을 압수해 가고 나를 경찰서로 끌고 간 건 작년 일이었어요. 정부에서 읽지 말라는 책들을 학생들에게 판 건 죄라고 하더라고요. 우리 책방에서 파는 책에는 불온한 사상이 숨어 있다네요. 포르노나 도색잡지는 팔아도 되지만, 철학책이나 역사책은 안 된다는 말이에요. 그것 때문에 구속될 수도 있는 게 지금 세상인가 봐요.

요즘 우리 책방 단골 학생들이 도통 보이질 않네요. 학교에도 안 온다는 소문이에요. 매일 거리에서 산다고 하더라고요. 어제 일이었어요. 햇볕에 얼굴이 까맣게 탄 학생들 무리 속에서 우리 책방 단골손님들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하얀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난 다 알아볼 수 있겠더라고요. 반가운 얼굴은 무엇으로 가려도 쉽게 찾아지는 법이지요. 날씨도 참 좋더라고요.

을지로 인쇄소 40대 사모님

▲  1987년 6월 8일 '6. 10 국민대회' 관련 유인물을 배포하려는 시민들과 이를 저지하는 경찰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  1987년 6월 10일 거리에서 시민들의 가방까지 뒤져가며 불심검문을 강행하는 경찰들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  1987년 6월 버스 승객에게 최루탄 추방 관련 전단물을 나누어 주는 교회여성연합회 회원들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직원들이 모두 퇴근하고 나면 인쇄기의 스위치를 다시 올리곤 했어요. 우리 인쇄소에서는 밤낮으로 하는 일이 달라요.

낮에는 올 컬러로 장식된 음식점 전단지도 찍고, 화려한 화장품 광고지도 찍고, 출판사 최신 전집 홍보물도 찍어 내요. 하지만 밤만 되면 검은색 잉크 자국이 선명한 작은 인쇄물을 찍어내거든요. 작은 글씨로 가득 차 있지만 내용은 참 좋더라고요.

어제는 경찰들이 충무로와 을지로 인쇄 골목을 휘젓고 다닌 모양이에요. 반정부 선전물을 찍어주는 인쇄소를 찾겠다고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녔대요. 흉흉한 소문이 동네방네 다 났더라고요. 대부분 경찰 욕을 하더라고요. 무례하고 강압적이라고 말이에요. 흑백 인쇄물 몇 장이 뭐 그리 무섭다고 경찰까지 나서서 그 난리를 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에요.

저 유인물들을 해가 뜨기 전에 포장까지 끝내야 해요.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주님의 말씀이 요즘 우리 인쇄소에선 참 잘 지켜지고 있어요. 6월의 깊은 밤이 또 이렇게 흘러가고 있네요. 밤만 되면 인쇄기처럼 정신이 맑아지는 우리 남편. 그 피곤한 얼굴 좀 누가 다리미로 밝게 펴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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