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멸종저항' 시위대가 12일(현지시간) 파리 에펠탑 맞은편 세느강 인근 샤오궁 앞 계단에서 가짜 피를 뿌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878년에 설립된 프랑스 파리의 박물관이자 최고의 에펠탑 뷰로 알려진 샤오궁 트로카데로(Trocadero) 광장의 계단이 붉은색 피로 뒤덮였다. 이 피는 기후변화 방지 운동단체 '멸종저항'(Extinction Rebellion)의 시위대가 지구상 생물의 다양성 상실을 강조하기 위해 뿌렸다고 AFP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설립된 '멸종저항'은 기후변화에 대한 진실 공개, 2025년까지 탄소배출 제로 달성, 이를 감독할 시민의회 구성 등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검은옷을 입은 멸종저항 시위대가 계단을 청소하기 전 몇 분간 침묵을 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파리 에펠탑 맞은편 세느강 인근 샤오궁 북서쪽 트로카데로 광장 앞 계단에 검은색 옷을 입은 파리의 '멸종저항' 시위대가 줄지어 섰다. 시위대 주변으로 많은 구경꾼이 모였고 경찰도 배치됐다. 주로 젊은 사람들로 구성된 시위대는 식용 색소와 옥수숫가루가 혼합된 약 300ℓ의 붉은 액체를 광장 계단에 쏟았다. 한 시위대는 프랑스 언론에 붉은 액체에 대해 " 그것은 오늘날 인간이 죽고 내일 죽을 동물의 피입니다"라고 말했다. 가짜 피를 뿌린 뒤 시위대는 몇 분간 침묵시위를 했고, 30여분 간 시위를 마친 뒤 계단에 뿌려진 가짜 피를 청소했다.
지난달 1일 브렉시트가 논의 중이던 영국 의회 방청석에서 알몸 시위를 벌이고 있는 멸종저항 시위대. [EPA=연합뉴스]
지난달 23일 영국 런던 의회에서 보디 페인팅을 하고 시위 중인 멸종위기 활동가. [AP=연합뉴스]
멸종저항 시위대는 지난달 1일 브렉시트를 논의 중이던 영국 의회에 난입해 알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상체에 "지금 당장 기후 정의 법안을" "생태계 붕괴" 등의 구호를 쓴 이들은 아래 속옷만 입고 방청석 유리창 앞에 일렬로 서서 시위를 벌였다. 경찰이 출동해 이들에게 자진 퇴장을 요구했지만, 이들은 따르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이들을 풍기문란 혐의로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회원 일부는 손에 접착제를 묻혀 유리창에 붙이면서 저항하기도 했다.
자전거 탄 시위대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영국의 런던 테이트 모던(Tate Modern)에서 열린 시위에 참여해 누워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멸종저항'은 지난달 영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시위대는 지난달 15일부터 열흘간 런던 시내 곳곳을 점거하고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시위에는 전 세계 학생들의 '등교 거부' 환경 운동에 불을 지핀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6)도 참석했다. 툰베리는 시위대를 향해 " 정치인과 힘 있는 사람들은 너무 오랫동안 기후변화와 생태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이제 더는 문제를 외면하는 것을 지켜보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인류가 갈림길에 서 있다. 지금 당장 어느 방향으로 갈지 결정해야 한다"라며 영국 정부의 대응을 촉구했다.
지난달 21일 스웨덴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런던에서 열린 멸종저항 시위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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