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속 스페인 주민 구한 세네갈 불법 이민자
[ 2019년 12월 13일 02시 13분   조회:5800 ]

불길 뛰어들어 스페인 주민 구한 '슈퍼맨'은 세네갈 불법 이민자, 거주권 받을까

 불길 속에서 걷지 못하는 스페인 주민을 구한 세네갈 불법 이민자가 영웅이 됐다고 11일(이하 현지시간) 스페인 일간지 엘파이스 등이 보도했다. 하루아침에 영웅이 된 주인공은 고르기 라민 소우(20). 그가 구한 사람으로부터 슈퍼맨 티셔츠를 선물 받기도 했다.  
 세네갈 불법체류자 고르기 라민 소우가 주민들과 함께 지난 6일 스페인 해변 마을 데니아의 화재가 난 2층 집에서 사람을 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세네갈 불법체류자 고르기 라민 소우가 주민들과 함께 지난 6일 스페인 해변 마을 데니아의 화재가 난 2층 집에서 사람을 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6일 라민은 스페인 지중해 연안의 해변 마을인 데니아 거리에서 팔찌와 목걸이를 팔고 있었다. 그날은 긴 주말의 시작을 알리는 스페인 헌법 41주년 국경일이었고, 도시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세네갈에서 온 불법체류자인 그는 아기를 안고 서 있는 여자 친구와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오는 비명을 들었다. 오전 11시 30분이 조금 지났을 때였다. 그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몸을 돌렸고, 해안선으로 이어지는 거리 집 이 층에서 검은 연기가 나오는 것을 보았다. 라민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건물 쪽으로 달렸고 2층으로 올라갔다. 
세네갈 불법체류자 고르기 라민 소우가 주민들과 함께 지난 6일 스페인 해변 마을 데니아의 화재가 난 2층 집에서 사람을 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세네갈 불법체류자 고르기 라민 소우가 주민들과 함께 지난 6일 스페인 해변 마을 데니아의 화재가 난 2층 집에서 사람을 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어요. 그냥 비명을 듣고 돕기 위해 달렸어요" 
그는 10일 그가 구한 알렉스 카우델리 웹스터(39) 옆에 앉아서 이야기했다. 카우델리는 오랜 병으로 걷지 못해 휠체어에 앉아 있었고, 불길을 피할 수 없었다. 
"그가 내 목숨을 구했어요. 그는 벽을 타고 올라와 불이 붙은 블라인드를 부쉈어요. 내가 보행기를 가지고 발코니로 가려 했을 때 블라인드가 떨어지면서 내 코와 귀를 때렸어요"라며 카우델리는 얼굴에 붙인 밴드를 보여줬다. 카우델리에 따르면 자신의 개가 담요를 난로 위로 끌고 갔다고 말해 이것이 화재의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고르기 라민 소우(왼쪽)가 9일(현지시간) 그가 구한 카우델리가 선물한 슈퍼맨 티셔츠를 입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 엘파이스]

라민은 9일 카우델리가 선물한 슈퍼맨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정말 멋지지 않나요? 딸아이 것도 있어요"라고 카우델리는 말했다. 

고르기 라민 소우(왼쪽)가 9일(현지시간) 그가 구한 카우델리로부터 슈퍼맨 티셔츠를 선물받고 있다. [사진 고르기 라민 소우]

세네갈 노점상 라민은 그가 영웅처럼 느끼는지 질문을 받았을 때 "나는 별 생각 없이 그 일을 했어요"라며 미소 가득한 얼굴로 어깨를 으쓱거렸다.   
" 영웅이요? 잘 모르겠어요. 그는 좋은 사람이에요"라고 7개월 된 아기를 업고 있던 여자 친구 가나 가디아가가 덧붙였다. 라민과 가디아가는 마드리드에서 2년 전 만났고 아기가 생기면서 그들은 다른 도시로 이사하기로 했었다. 
"많은 사람이 여기 아파트에 살고 있어요. 아기 건강을 위해 좋은 환경이 아니에요. 몇몇을 제외하고는 방도 없어요'" 라고 라민의 형 세리그네가 거들었다.   
그의 온 가족은 간디아 근처에 살면서 종종 수공예품을 팔기 위해 데니아로 오곤 했다. 
  
불이 나자 항구 거리 주민들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이웃 주민 로베르타라는 소화기를 들고 나타났고, 또 다른 주민은 라민과 카우델리가 안전하게 발코니에서 내려올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사다리를 가져왔다.   
세네갈 불법체류자 고르기 라민 소우가 주민들과 함께 지난 6일 스페인 해변 마을 데니아의 화재가 난 2층 집에서 사람을 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세네갈 불법체류자 고르기 라민 소우가 주민들과 함께 지난 6일 스페인 해변 마을 데니아의 화재가 난 2층 집에서 사람을 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러나 많은 사람은 라민을 진정한 영웅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는 카우델리를 구한 뒤 바로 아무런 기대를 바라지 않고 자리를 떠났고, 가족에게 돌아갔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내내 그가 누구인지에 대해 많은 추측이 있었다. 9일 데니아 시 당국은 이 미스테리한 영웅을 찾고 싶다고 발표했고, 마침내 한 현지 기자가 그를 찾아냈다. 데니아 시는 중앙정부에 그에게 거주권과 취업 서류(그의 여자친구와 아기는 이미 장기 거주 허가를 받았다)를 줄 것을 요청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발렌시아 지역에 있는 정부 대표부는 현재 이 요청을 분석하고 있으며, 만약 이 특별한 사건이 법적 요건을 충족한다면 라민에게 서류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파리 아파트 5층 발코니에 매달린 네 살 아이를 맨손으로 구출한 말리 출신의 마무두 가사마(오른쪽)가 지난 5월 28일 대통령 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 사건은 발코니에 매달려 있던 아이를 구하기 위해 파리의 아파트 건물에 올랐던 말리 출신 이민자 마무두 가사마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가사마는 프랑스 시민권을 받아 소방관의 꿈을 이뤘다.  

세네갈 불법체류자 고르기 라민 소우(왼쪽)과 그의 가족. 스페인 해변 마을 데니아의 화재가 난 2층 집에서 사람을 구했다. 그는 거리에서 팔찌 등을 판다. [로이터=연합뉴스]

라민은 트럭 운전사가 되고 싶기는 하지만 어떤 일도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관심과 홍보가 가족의 상황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했다. 그는 3년 전 세네갈을 떠났다며 "거기에는 일자리도 없었고, 모든 상황이 좋지 않았어요"라고 말했다. 
또 그는 간디아로 돌아가기 위해 그의 물건들을 챙기면서 "스페인에 오기 전 에콰도르, 브라질, 아르헨티나에서 살았다"며 "우리는 정착하고 싶어요. 여기가 좋아요"라고 말했다. 
  
변선구 기자  
  

[출처: 중앙일보]

파일 [ 2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631
  •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이미지는 대부분 항일전쟁 드라마에서 온 것들이다. 그들이 입고 있는 군복, 신고 있는 군화, 모자 양쪽에 달린 천 조각 등이 바로 그런 것들이다. 이 천 조각의 정식 명칭은 ‘군모수포(軍帽垂布)’ 또는 ‘모수(帽垂)’라고 한다. 이런 기이한 디자인은 많은 항일전쟁...
  • 2018-01-19
  • 프랑스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1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대서양 연안의 서부 지역에 대규모 신(新) 공항을 건설하려던 계획의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주민들은 환호했다. 프랑스 정부는 환경단체 및 주민들과 극심한 갈등을 빚어온 신공항 프로젝트를 철회하는 대신 기존공항을 확장 개보수하기로 했다. 봉황...
  • 2018-01-18
  • 폭탄테러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28일 자살 폭탄테러 사건이 발생해 범인을 제외하고 41명이 죽고 84명이 다쳤다. 극단조직 IS(이슬람국가)는 이번 폭탄테러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귀가 우크라이나정부는 우크라이나 동부 민간 무장세력과 27일 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의 포로 교환을 진행했다. 우크...
  • 2018-01-02
  •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연합군이 48시간내에 예멘을 51차 공습, 민간인 71명(11명 아동 포함)이 사망했다고 26일 전했다. 사우디는 지난 2015년 3월부터 수니파 9개국 연합군을 결성해 시아파 세력인 예멘 북부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연합군의 예멘 사태 개입으로 1만명이 넘는 민간인이 사망했...
  • 2017-12-27
  •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25일(현지시간) 정기 노선버스가 사람들이 붐비는 지하보도 입구로 난입하면서 행인 5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명이 숨지거나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께 모스크바 서부 '슬라뱐스키 불바르' 지하철역 부근에서 운행 중이던 노선버스가 갑자기 도로를 벗...
  • 2017-12-26
  • 인도 서부에서 23일, 버스가 강으로 추락해 최소 33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현지 정부 관계자는 이날 성명에서 서부 라자스탄주(州) 사와이마도푸르에서 오전에 버스가 다리를 건너다가 바나스 강으로 추락했다고 밝혔다. 현재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사상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
  • 2017-12-25
  • 미국 워싱턴주에서 18일(현지시간) 발생한 암트랙 렬차 탈선 사고로 최소 6명이 사망하고 100명 가까이 다쳤다. 이 렬차는 월요일 출근길인 이날 아침 7시 40분께 시애틀 남쪽으로 향하던 중 피어스 카운티 인터스테이트 5번 고속도로에서 탈선하면서 최소 객차 1량이 도로 위를 덮쳤다. 이에 도로를 지나던 차량 13대...
  • 2017-12-19
  • 17일(현지시간)  오후, 파키스탄 서부 퀘타시의 한 교회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9명이 사망하고 50명 이상이 부상했다. 이번 공격은 이슬람국가(IS) 연계 조직이 자행했다고 주장하는 교회에 대한 첫번째 테러다. 당시 교회에는 500명의 신도들이 있었다. 테러범들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신도들이 예배를...
  • 2017-12-18
  • 2017년 6월 1일, 수백 명에 달하는 민중이 미국 수도 워싱턴의 백악관 밖에서 항의활동을 벌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일 백악관에서 미국은 곧 글로벌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파리협정’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촬영/ 신화사 기자 옌량(顏亮)] 큰 조정 속에서 분열이 생기고, 큰 변혁 속에...
  • 2017-12-18
  • 로이터통신이 '올해의 사진 2017' 100작품을 선정했습니다. 로이터통신 기자들이 세계 각국에서 찍은 역사의 기록입니다. 선정작 중 일부를 소개합니다.      트럼프 시대의 미국  1월 14일 미국 뉴욕 트럼프 타워 앞에서 벌어진 흑인 민권 운동 '블랙 라이브즈 매터(BLM)' 집회에...
  • 2017-12-17
  • 캐나다 서부에서 승객 22명과 승무원 3명을 태우고 비행하던 소형 려객기가 추락했다고 현지 언론이 14일 보도했다.CTV에 따르면 ATR-42 사고기는 이륙한 직후에 퐁뒤락 공항에서 1km 채 안되는 곳에 추락했다.이번 사고로 수명이 부상당했을 뿐 사망자 보고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봉황넷    
  • 2017-12-14
  • 12월 12일 외신보도에 따르면 지난 11일, 태국 수랏타니 군경들은 제보를 받고 사찰을 돌연습격, 4명의 승려들을 나포하고 총기 30자루와 마약 등을 사출해냈다. 승려들은 자신이 머물고 있는 숙소에 마약과 총기들을 감추어두었던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4명의 승려 모두가 마약을 복용하고 있었으며 총기는 타인의 것이라...
  • 2017-12-13
  • 12월 12일(현지시간) 멕시코에서 한차례 교통사고가 발생해 11명이 사망했다. 이번 사고는 트럭과 성지순례자들을 태운 전세버스가 충돌하면서 발생, 성지순례에 나섰다가 참변을 당했다. 봉황넷 
  • 2017-12-13
  • 밴쿠버의 년말 분위기를 띄워주는 산타클로스 퍼레이드가 3일 오후 조지아에서 펼쳐졌다. 해마다 3만여명이 참가해 행렬을 따라 함께 걷고 곳곳에 마련된 무대를 관람하며 다양한 음식가판대에서 이색적인 음식을 나누는 밴쿠버의 대표적인 년말잔치다. 사진 신화넷
  • 2017-12-06
  • 탈출 중 예멘 반군에 총상을 입고 숨진 살레 전 대통령 예멘 후티 반군이 한 때 동지관계인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을 살해한 후 아랍에미리트(UAE)에 책임을 돌렸다.살레 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장갑차를 타고 예멘 수도 사나를 탈출하려다 후티 반군에 추격을 당했고 결국 총에 맞아 숨졌다.후티 반군이 공개한 ...
  • 2017-12-06
  • 12월 3일, 중러 ‘협력-2017’ 합동 반테러 훈련이 연합 훈련 단계에 들어갔다. 중러 양군 대원들은 95식 자동소총 출몰표적 사격, 92식 권총 가슴표적 신속 사격, 신속 이동 사격, 활과 화살 사격, 수류탄 투척, 폭파탄 투척, 전장(戰場) 구조 등 과목의 훈련을 실시했다. 신화망
  • 2017-12-06
  • 12월 3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건주 폰티악에 있는 폰티악 실버돔의 발파해체 작업이 실패했다. 경기장은 폭약이 터졌음에도 무너지지않고 그대로 서있었다. 1976년 문을 연 실버돔은 NFL 디트로이트 라이언스(1975-2001), NBA 디트로이트 피스톤스(1978-1988), 북미축구리그(NASL) 디트로이트 익스프레스(1978-1980)의 홈구...
  • 2017-12-05
  • 최근 러시아에서는 신형 탄도미사일방어시스템(反导系统)인 요격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러시아에서는 이 요격미사일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가하지 않았다. 이 요격미사일은  외형상 A135 탄도미사일방어시스템과  비슷하나 기능이 업그레이드 된 신형 A235 탄도미사일방어시스템일 가능성이 크다. ...
  • 2017-11-30
‹처음  이전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다음  맨뒤›
포토뉴스 더보기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