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춘향, 사랑을 버리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2년10월15일 16시35분    조회:4643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김인순

点击浏览下一页
 

 

2009년에 사서 이미 읽은 책인데 일전 김인순의 “춘향이 소수민족“준마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뒤적여 보았다.

선족이지만 데뷔한후 줄곧 중문으로 창작하면서 중국문단에서 “70후 대표작가”의 한 사람으로 자림매김하고있는 김인순의 “춘향”에 대해 출판계는 “로미오와 줄리에”, “서상기(西厢记)” 에 견줄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라고 극찬을 보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삼척동자마저도 익숙한 그 춘향전을 념두에 두고 읽는다면 당신은 “막걸리를 기대했는데 카페라떼를 맛본”  어리친 기분일거다.

김인순은 “춘향”에서 고전을 국계와 시공간을 뛰여넘은 현대인들의 시각에 맞추어 재구성하고있다. 그리고 춘향의 회고로 된 일인칭 시점 등 파격적인 문체도 선보이고있다.

소설은 원작에 과감하게 정형(整形)의 메스를 댔다. 

우선 김인순의 “춘향”에서 춘향의 어머니 월매는 퇴기가 아니라 약제사이다. 그는 미혼약을 제작해서 춘향에게 수청을 강요하는 변학도를 대처한다. 변학도의 집요한 스토커의 시달림에서 벗어난 춘향은 어머니의 가업을 계승해 미혼약을 제조하는 약제사가 된다. 

리몽룡이 과거에 급제하고 돌아와보니 춘향은 어제날의 춘향이가 아니였다. 이에 몽룡은 커다란 실의에 빠진다. 

영구불변의 생사를 넘나든 사랑에 대한 찬가로 향그럽던 원작은 김인순에 의해 그야말로 미혼약에 취한듯한 이야기로 이목구비를 잃고 “성형”되여버렸다. 기존에 우리가 버릇되였던 고전 “춘향전”의  팩트(骨組)에 새로운 픽션을 입힌것이다.

품은 “바다가 마르고 산이 닳아도 님향한 일편단심”으로 점철되였던 우리의 경전적인 사랑에 대해 조소를 보낸다. 하지만 알쏭함에 이마살을 모으며 읽는 와중에 경전적인 설화가 퇴장한 자리에서 우리는 도덕과 륜리의 중압감을 맛보게 된다. 김인순은 경전적이다 못해 찬란하기 그지없어 바라보기마저 눈이 아픈 모두가 선망하는 사랑속에서 고전의 금고(禁锢)에 얽동였던 몽룡과 춘향 두 사람을 마음껏 풀어주었다. 맹세나 언약 같은것으로만 위장되였던 사랑을 풀어주어 다른 감동과 해법을 독자들에게 전시해보였다. 이제는 죽어버린 고전의 시신우에 현대관념의 혼을 불어넣은것이다. 

소설에서 몽룡은 더는 주인공이 아니다. 두번째 자리도 차지하지 못하고 춘향의 어머니에게 그 자리를 내준다. 소설의 주인공은 춘향과 그의 어머니이다.  두 사람의 사랑에 대한 관조와 리행으로부터 두 세대 녀인의 정과 한 그리고 운명에 대해 소설은 말하고있다. 

 

 

 

인순은 준마상을 수상한 뒤에 있은 창작담에서  “춘향”은 우리의 경전적인 고전이지만 나는 그 뻔한 이야기에 어쩐지 만족감을 느끼지 못해왔다고 말했다. 중국의 “백사전”, “량산백과 축영대” , “맹강녀”  등 고전에 비해보면 그 전기적색채가 좀 뒤쳐진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래서 자기나름으로 고전을 언감 재해석해보고싶은 충동을 가졌다고 한다. 

김인순은 “중국문화권에서 생활하고있는 자신에게서 ‘춘향’의 집필은 자기 민족에 대한 마음의 귀향”이라고 말한다. “온 지구촌이 글로벌화로 박차를 가하고있는 요즘 세월, 소수민족작가들은 자기 민족의 문화를 써내릴 때 민족의 특성을 보존하는 동시에 량호한 소통의 길을 모색해야 하는바 세계속에 자신을 융화시켜야 한다”고 자신의 창작주장을 펼치고있는 김인순은 그래서 과감히 민족의 고전에 메스를 가하고 더 업그레이드 된 사유의 실리콘을 넣어 봉합했고 춘향을 새로와진 심미안의 세상에 완벽한 “성형미인”으로 볼륨감있게 세워주었다. 

소설은 전형적인 번안소설(翻案. 원작의 내용이나 줄거리는 그대로 두고 풍속, 인명, 지명따위를 시대나 풍토에 맞게 바꾸어 고침) 형태를 띠고있다.

사실 번안소설은 오래전부터 독자들의 인기를 받아왔다.  “춘향전”처럼 또 하나의 고전인 “심청전”도 한국작가들에게서 몇번이고 번안되였다. 그중 독자들에게 가장 “멘붕”(멘탈 붕괴를 줄인말로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은 상황을 뜻하는 신조어)의 주먹을 먹인 작품은 “장길산”의 저자 황석영이 번안한 “심청전”이다. “련꽃의 길”이라 개칭된 이 소설에서 임당수에 빠졌다가 구조된 심청이는 대만,  싱가포르,  일본 등지를 주유하며 부자의 첩으로 악사로, 만두집 사장으로,  기생으로 파란만장하게 살아간다. 

이렇게 번안소설은 원저를 벗기고 그에 다시 변화하는 시대에 따른 새 시체옷을 입히면서 새로운 인물,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정신을 디자인해 넣어 독자들의 심미변화에 동조한다. 

히들 고전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읽을만한 가치를 지닌것”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즐겨 고전을 선택하는 리유는 “고전을 통하여 도야(陶冶)된 정신이 인간관계나 사물에 관하여 판단하고 추리하는데 유용하기때문”이라고 평론가들은 정평한다. 그래서 번안물이라는 쟝르가 세월이 지나도 독자들의 애대를 받으며 리메이크 (예전에 발표된 소설, 영화, 음악, 드라마따위를 같은 제목과 내용으로 다시 만듦. 또는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를 거듭하고있는것이다. 

중국작가들도 번안물에 커다란 흥심을 보인다.  중국의 고전인 “백사전”,  “후예가 해를 쏘다”,  “맹강녀” 등도 몇해전 모두다 소설로 번안되여 계렬도서로 나왔다.

춘향과 몽룡 시절의 사랑이라는 표현을 입밖에 내는것조차 상상하기 어려웠던 어제와는 다른 순수한 사랑에 대한 철저한 번안은 우리에게 새로운 패러다임을 알리고있다.  그만큼 사랑이 물질에 둔화되고 순수하게 향유하려 하지 않는 황페한 현실에 대한 비판이 우리에게는 수요되는 시점이다. 

래서 춘향과 리몽룡의 사랑타령이 오페라로,  발라드로,  댄스가요로,  힙합으로 변용되여 지칠줄 모르고 번안되고 리메이크되고있는것이다. 

배기름 가르마에 옥양목 치마저고리를 받쳐입고 옷고름을 배배 탈며 두눈을 내리깔던 춘향이와는 전혀 다른 어쩌면 미니스커트에 하이힐을 받쳐신고 카페라떼를 마시는것 같은 기분의 춘향이를 보면서도 우리가 김인순의 “춘향”이가 결코 낯설지 않은것도 바로 그러한 패러다임을 반기는 수요에서일것이다.


연변일보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82
  • 이상규시인의 삶의 철학 “사랑하며 살기” “이 세상에서 좋은 일 더 하다가 가야지요.”       ▲ 깊은 인연을 갖고 있던 중국동포의 뜻하지 않은 별고에 대한 애절한 추모를 보여준 시, '감자꽃' 창작경위를 설명할 때 이상규 시인의 꾸밈없는 표정이 진지했다   이상규...
  • 2012-09-20
  •   아동문학가 전춘식작가의 일가견   요즘 연변인민방송 청소년프로와,《아동문학》잡지,《아동세계》잡지 등 방송과 잡지에서 아동문학가 전춘식작가의 글을 시리즈로 펴내고있다. 30여년간 아동소설, 동시, 동화 등 작품을 600여편 발표하면서 줄곧 아동문학창작에 몰두해온 전춘식작가의 작품을 두고 평론계에...
  • 2012-09-17
  • (재한동포문인협회를 창립한 동북아신문사 이동렬 사장)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일반인들은 '조선족' 하면 '막일꾼'을 떠올리지만, 사실 조선족들 가운데는 다양한 경력과 자질을 가진 이들이 많습니다. 앞으로 조선족사회의 새로운 이미지를 구현해 보렵니다." 재한동포문인협회를 창립한...
  • 2012-08-20
  •   -연변인민방송국 문학부 남철주임을 만나 8월 6일, 일기예보는 이날 낮기온을 섭씨 29도라고 전했지만 정작 정오가 지나니 섭씨 29도라는 예고를 의심케하는 무더위가 습격했다. 불볕, 폭양, 혹서, 땀벌창, 찜통… 등 더위와 관련된 낱말들이 누가 부르지도 않았는데 머리속으로 질주했다. 반갑지 않은 날씨를...
  • 2012-08-16
  • http://hljxinwen.dbw.cn   2012-08-10 14:21:40                한춘: 시는 객관세계가 작가의 심령에 불러일으킨 촉동을 표현해야 한다    현대인의 시간은 과거와 속도가 다른것 같다. 아니, 어쩌면 일부 사람에게만 다른 속도를 적용하고있는것인지도 모른다. 일흔고개에 올라선 ...
  • 2012-08-10
  • 한동국리력 필명 방원(方圆) 1946년 중국 길림성 연길현(현재 룡정현)팔도구 출생 2005년 연변 작가협회 연변 문학원 수업 2007년 윤동주 문학상을 비롯한 다수의 문학관련상 수상 현재 연변작가협회 회원   “저는 지금도 작가가 아닙니다. 오직 영원한 독자일 뿐입니다. 굶주림에 허덕이면서도 ‘산진해미...
  • 2012-07-19
  •   남영전. 1948년 3월 3일(음력) 출생, 고중을 졸업한 뒤 농촌에 하향도 했고 로동자로도, 선전부문 간부로도 있었으며 《장백산》잡지 주필로 있다가 2010년 3월 퇴임했다.  그의 학력을 보면...
  • 2012-07-11
  • http://hljxinwen.dbw.cn         (흑룡강신문=연변) 김명록 연변지사장 = 국가 1급 작가이며 중국조선족소년보사 사장 김학천 선생은 다섯 번째 시집으로 '어느 날과 어떤 때의 어떤 느낌(조문)'을 최근에 출간했다. 여섯개 부분으로 묶은 이 시집에 135수의 시가 수록되...
  • 2012-06-12
  • ㅡ우리 문단의 원로평론가 허호일선생을 그리며 우리 문단의 원로평론가이며 연변대학 조문학부 원로교수이시며 중국에서의 조선-한국문학연구의 기틀을 마련해놓으신 허호일선생님께서 2012년 5월 11일, 84세 천수를 누리고 우리와 세상을 달리하셨다. 누구나 모두 가야 할 길이지만 그렇게 재촉할 필요가 없는 그 길을 선...
  • 2012-05-22
  •   조선족이 낳은 당대의 저명한 시인 김철선생이 문단에 발을 들여놓던 20세기 50년대 초반, 그가 조선전선에서 돌아와 신문기자로 일할 때였다.서정시 《앵두 네알》을 써서 문단과 독자들의 이목을 끌었고 단시 《지경돌》과 노래 《귀환병과 처녀》(동희철 작곡)가 신춘문예에 입선되여 한창 주목을 받고있을 때였...
  • 2012-05-08
‹처음  이전 3 4 5 6 7 8 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