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시골선생님의 외길 삶
조글로미디어(ZOGLO) 2013년5월22일 09시40분    조회:5295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김상화

点击浏览下一页

봄에는 향긋한 산나물 냄새가 코끝을 찌르고 가을에는 울긋불긋 단풍으로 아름답게 물드는 오붓한 시골이였다. 화룡시 남평진에서도 더 깊숙이 들어앉은 고령촌에는 100년의 력사를 자랑하는 조선족소학교-용화소학교가 있다.

차로 고령촌까지 가는것도 쉽지 않았다. 고령촌이 가까와질수록 산세가 험해지고 길이 복잡하게 꼬이기 시작했다. 한아름 되는 나무가 겹겹으로 하늘을 가린 산길을 힘겨웁게 2시간정도를 달려서야 아담한 크기의 용화소학교에 다달았다. 학생수 4명, 선생님 8명이 고작이지만 그들의 모습에는 그늘이란 찾아볼수 없다.

세월이 흐르면서 오구작작 모여들던 애들이 하나, 둘씩 시가지로 떠나가고 몇 안남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지금까지 고령마을에 남아있는 유일한 조선족소학교이다. 때묻지 않은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외면할수 없어 30여년을 굳게 한자리를 지켜온 김상화씨에게 학교는 그리움이고 추억이였다.

그 추억과 그리움중엔 유년시절 추억도 한몫 한다. 이른 아침 마을 앞산에서 뻐꾸기가 울 때 긴 사래의 보리밭 사이를 지나 학교로 향했단다. 그리고 학교 울타리에 서있는 앵두나무에서 빨갛게 익은 앵두를 주머니 가득 따 먹기도 하고 수업시간을 빼먹고 온종일 세치네잡이를 하기도 하고…

그렇게 용화소학교는 고령 두메산골을 배경으로 그의 어린시절까지 잇닿아있어 더욱 애틋하다.

하지만 지금은 가르칠 애들이 몇 안돼 이젠 열정도 식었다는 김상화씨는 “속시원히 페교처리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진적도 한두번이 아닙니다”고 독한 말을 내뱉기도 한다. 그래놓고도 이튿날 새벽부터 제일 먼저 학교에 출근해 교실마다 난로불을 피워놓는다, 비자루를 쥐여들고 청소를 한다 북새통이다. 그러기를 어언 30여년…

시골학교 선생님이란 외길을 걷다보니 어찌보면 영락없는 농사군의 모습이다. 농사철이면 학부모들 일에 발벗고 나선다. 수업이 끝나면 선생님들과 조를 무어 벼모내기에, 기음에, 땔감모으기에 못하는 일이 없다. 요즘 이들에겐 별 구경거리 없는 산촌이지만 그에겐 그야말로 별천지이다. 주말이면 산나물 뜯기에도 나선다. 그래서 더욱 소소한 감동을 주기도 한다. 산촌아이들과 고향의 품에서 그는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살고있었다.

그의 책상우에는 누르스름한 손때묻은 필기책 하나가 고스란히 놓여있다. 매일 아침 출근해서 꼭 한번은 펼쳐보는 낡은 필기책은 다름아닌 이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의 이름이 적혀있는 기록부이다. 지난 1948년부터 지금까지 모든 졸업생들을 기록해놓은 필기책은 2001년 김상화씨가 교장을 맡아하면서부터 물려받은 이 학교 대대로 내려오는 "보물단지"이다.

"모두 1800여명의 졸업생이름이 적혀져있습니다. 350여페지중 200페지만 사용했습니다. 애들이 점점 줄어들면서 이 기록부가 채워치지 못할가봐 걱정됩니다. "

그 기록부를 만지작거리는 그의 량미간의 주름이 깊어간다.

"저 운동장에서 뛰놀던 아이들이 어른이 되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돼서 다시 찾아오는 이들이 많습니다. 학교도 옛날 모습이 아니라 섭섭해하시다가도 이 기록부를 보여주면 그리도 좋아하던 모습을 제가 어찌 잊겠습니까"고 말하는 김상화씨는 흘러나오는 눈물을 억지로 꾸역꾸역 밀어넣느라 애쓴다.

"이 시골마을은 제게는 참 따뜻한 곳이였습니다. 평생 그리운 이름으로만 기억될 용화소학교 마지막 지킴이는 제가 할겁니다."

그의 말처럼 김상화씨와 산촌아이들의 가슴속에 행복했던 나날들이 사람사는 세상의 따뜻한 추억으로 남겨지기를 기대해 본다.

연변일보 글·사진 정영철 신연희 기자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39
  • 오성애 교수 “중국칭다오조선족언어의 사회언어학적 연구” 편찬   (흑룡강신문=하얼빈)김명숙 기자 = 중국해양대학 한국어과 오성애 교수는 칭다오에서 우리언어를 전문 연구하는 조선족 젊은 여성 교수로 그것을 또한 최대의 행복으로 생각하고 그에 대한 연구를 그치지 않고 있다.   오성애(37세, 길림성...
  • 2014-05-29
  • 《중국 농촌교육의 기적 기초교육의 시범》만든 녀교장 료녕성 무순경제개발구리석채조선족소학교 교장 김죽화 만나본다 ◆ 유네스코련합회 부주석 저명한 교육가인 도서평: 《리석채조선족소학교는 리론과 실천을 결합한 중국농촌교육의 모범이고 중국농촌교육의 기적이며 중국민족교육의 기치이고 중국기초교육의 시범이...
  • 2014-02-21
  • (흑룡강신문=하얼빈)정봉길 기자 = 중국에서 어린시절부터 한족(汉族) 초등학교를 다니고 한족 고등학교를 졸업한 가운데, 대학교에서 한국어학과를 다닌 후 현재는 한국의 명문대학교 대학원에서 한국 재외동포재단초청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하는 조선족 유학생이 있다. 주인공은 한국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 1학...
  • 2014-02-21
  • 외고 진학 다문화 2세 채예현 양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한국외국어대 부속 용인외고에 진학한 채예현(16) 양. 'LG와 함께하는 사랑의 다문화학교'의 이중언어 인재 양성 프로그램에 참여해 2년간 중국어를 교육받았고 그 성과로 용인외고 사회통합전형에 지원해 합격했다. 채 양은 어머니가 조선족 중국동...
  • 2014-01-27
  • (흑룡강신문=하얼빈)정봉길 기자 = 흑룡강성 할빈상업대학 김철웅교수(61세, 박사)가 항암(抗癌) 물질인 중약탄닌화학성분 및 약리 작용분석 프로젝트를 이미 마무리하고 현재는 항종양(抗肿瘤)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김교수에 따르면 상기 프로젝트는 2009년부터 석사연구생 및 박사연구생과 함께 항종양 연구진을...
  • 2013-12-20
  •  (흑룡강신문=하얼빈) 한국 대학에서 한국어를 배워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중국인 강사가 한국대학에 장학금을 쾌척했다.   3일 경희대에 따르면 이 대학 국제교육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중국인 강사 자오자(趙佳·33·여)씨가 지난 9월 교육원 발전 기금으로 한화 1천만원을 내놓았다고 한국언론...
  • 2013-11-05
  •  남개대학 일본연구중심 창설인, 중일외교사연구에 큰 획 - 조선족 등 빈곤 소수민족대학생들에게 30만원 장학금을 - 평생 모은 책, 자료, 출판저서 증정해 유신순서고 건립 중일외교사연구의 태두로 불리우는 남개대학 유신순교수, 팔순을 넘어 병석에 누워있으면서까지 연구사업과 후대양성에 온갖 정성을 쏟는 그는...
  • 2013-11-01
  • 아름다운 녀성리더 강순화 그는 누구인가?   헌신과 책임감으로 "생명의 열선"상담소를 이끌어온 소장 강순화  오늘날 복잡한 삶의 과정에서 심리적으로나 인간적으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따라서 상담활동은 개인의 일만이 아닌 사회의 문제를 치료하고 예방하는 홀시못할 ...
  • 2013-09-11
  • -길림성 통화현조선족학교 김명선교장을 찾아 학생들의 딱친구인 교장선생님, 교원들을 잘 챙겨주는 교장선생님, 민족특색을 굳게 지키는 교장선생님, 문제가 생기면 과감히 담당하는 교장선생님, 제일 먼저 등교해 손풍금치는 교장선생님, 축구 잘하는 교장선생님…통화현조선족학교 김명선교장을 일컫는 말들이다....
  • 2013-08-26
  • 황유복 략력 1966년 중앙민족대학 력사학부 민족사 전공졸업.1966년 7월부터 중앙민족대학에서 봉직.1987년 9월ㅡ1988년 12월, 미국 하버드대학 교환교수.1984년부터, 미국, 일본, 카나다, 쏘련, 몽골, 한국, 호주 등 20여개 대 학에 강의 경력. 1972년, 중앙민족대학 조선어문학과 창설. 1993년, 중앙민족대학 한국문화연...
  • 2013-08-26
‹처음  이전 3 4 5 6 7 8 9 10 11 12 13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