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아득히 뻗은 레루 따라 20여년 삶 걷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3년11월6일 10시03분    조회:7975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김웅철

 
  
10월의 끝자락, 만추다.

바람의 느낌도 코구멍으로 들어오는 공기의 느낌도 그렇고 완연한 가을이다. 살인적인 폭염의 기억이 아직 몸에 남아있는데 첫 서리가 내렸다는 일기뉴스를 들은지도 이윽한 요즘, 오래지 않아 겨울이 도래함을 온몸으로 느끼게 하는 계절이다.

코스모스숲길에 녹슨 철로가 나란히 누워있다. 육중한 렬차의 묵직한 무게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철길이다.

늦가을의 철길을 어제도 오늘도 래일에도 어김없이 걷는게 김웅철씨의 일이다. 겨울엔 눈을 맞으며 여름엔 선로의 뜨거운 열을 받으며 철길을 따라 걷는다. 그렇게 인제 20년 흘쩍 넘는 시간을 보냈다. 그냥 걷는게 아니다.

눈으로는 쉴새없이 선로를 살핀다. 그러다가 기차가 지나가면 기관사에게 손신호를 보낸다. “이상없음”을 알리는 신호다.

신호를 뒤로하고 렬차는 달린다.

도문철도분국 도문공무단 철길(룡정-화룡 구간) 철도선로공(巡道工)인 김웅철(53살)씨는 요즘 바쁘다. 꼼꼼하게 철길을 살펴야 한다. 해빛에 찌들어 느슨해졌을 라사를 조이고 약해진 지반이나 옹벽이 없는지 찾아내는것이다.

“하루에 최소한 20킬로메터 이상을 걷습니다. 룡정역에서 출발해서 화룡시 룡수역까지 걸어갔다가 돌아옵니다. 다리가 뻐근합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걸어다녀야 선로가 안전하고 제가 안심할수 있습니다”

기차는 그의 곁을 지나간다. 바람을 가르며 무서운 굉음을 낸다.

사실 늘 불안불안한 마음을 숨길수가 없는 일이다. 눈을 맞으며 비를 맞으며 혹은 뜨거운 여름 땡볕아래가 아니면 쩡쩡 얼어들듯한 강추위에도 철길을 걸었다. 장애물, 이물질이거나 오물을 치우는건 기본이였다.

레일에, 침목에, 그리고 침목과 레일을 받치는 로반의 자갈과 흙에 이상이 있는지를 살핀다. 이상을 발견하면 바로 상부에 보고를 하고 바로 고쳐놓는다. 벌어진 레일장을 제때에 보수하지 못할때에는 기차는 영락없이 탈선이다. 또 기차가 멈추지 말아야 할 곳에 서면 무슨 사고가 일어났다는 신호다. 그럴 땐 섬뜩함에 몸을 떤다. 그런 일이 생길가 늘 눈이 아프도록 철길 선로를 꼼꼼히 들여다 본다. 그 덕분에 그가 맡은 구간은 단 한번도 사고가 난적이 없다고 한다.

철도선로공인 그가 하는 선로작업은 위험을 무릅써야 하는 험한 일이다.

“추워도 불안하고 더워도 불안합니다. 바람 잘 날이 없습니다. 마음은 항상 철도에 있어야 합니다”

자나깨나 마음 편치않은 김웅철씨이다.

철로 된 레일은 여름철 땡볕 아래 달구어지면 엿가락처럼 늘어나고 겨울에는 오그라든다고 한다. 하절기를 위해 간격을 둔다 해도 공기가 잘 안통하는 취약로선에선 달궈진 레일의 온도를 낮추느라 물을 뿌리기도 했단다.

고물라지오가 람루한 외모와 다르게 쾌청한 목소리로 세상이야기와 노래를 흘려놓고있다. 두줄 레일이 침목을 베고 누운 기차길 바로 옆 좁은 길이 일터인 그에게 고물라지오는 외로움을 달래는 유일한 친구가 돼준다.

인생의 절반을 철길우에서 보낸 사람이다.

레일우에서 잔뼈가 굵어진 그라지만 늘 어깨와 목이 욱신거린다. 어깨에 둘러멘 쇠망치같은 도구가 들어있는 가방만 10㎏이 넘는다.

겨울 한철은 사고가 일어날 우려가 가장 많은 저녁 12시에 작업을 시작해서 이튿날 아침 8시에 작업을 끝낸다.

솜옷을 두겹, 세겹 껴입어도 뼈속까지 얼어드는 추위를 막을수가 없다. 눈만 내놓고 꽁꽁 싸맨 머리는 입김으로 새하얀 서리가 폭 내려앉는다.

추위도 추위지만 겨울밤의 찬 공기를 아츨하게 가르는 산짐승들의 울음소리에 소름이 쫙 돋는다.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그럴수 없었다고 한다. 철도선로공들만 가질수 있는 정과 믿음이 그를 붙잡았다고 한다.

“배운게 별루 없으니깐요. 먹고 살아야 할거구요. 편한걸 해서 돈벌 생각은 지금까지 가져본적이 없습니다. 고된만큼 보람도 큽니다”

오늘도 김웅철씨는 철길을 걷는다.

“렬차가 무사히 달리것뿐”이라는 그의 소망이 잔잔히 슴배여있는 레루우로 렬차가 아무런 근심걱정없이 달린다.        

연변일보 글 사진/ 정영철 신연희 기자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길림대학 제1병원 김호범교수 5가지 살상세포배양 국내 유일 김호범교수 요즘 국내외에서는 기존의 암치료법인 수술치료, 방사선치료, 화학치료외에도 새로운 암치료법인 세포생물치료법이 각광을 받고있다. 지난 4월초 기자는 세포생물치료에서 중국 최고수준으로 자리매김하고있는 길림대학 베쮼 제1병원 국제세포생물치...
  • 2013-04-18
  •   물류회사·조선업 등 진출…연간 300억 원 매출   "조선족의 별을 넘어 중화(中華)의 별, 세계의 별로 떠오를 겁니다." 불혹의 나이에 중국 물류업계, 조선업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엄광철(40) 사장은 세계를 호령하는 기업인으로 성장하는 꿈을 꾸고 있다. 1999년 중국 다롄(大連)에서 맨주먹으로...
  • 2013-04-18
  • 기획-행복한 다문화가정 다문화가족의 사랑을 받는 정춘홍씨를 만나   기자가 알아본데 따르면 한국 전역에 208개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설치되여 있는데 인천광역시만도 9개나 된다고 한다. 남동구에는 중국어와 윁남언어 사용자가 제일 많다고 한다. 지난3월23일, 인천광역시 남동구청 다문화복지센터의 소개로 다...
  • 2013-04-18
  • 연변주초원관리소 장경룡기술원 진달래재배에 성공, 10여년의 결실 연변주초원관리소의 기술원인 장경룡씨가 10여년의 피타는 연구끝에 진달래재배에 성공했다. 이와 함께 많은 사람들이 반기는 아름다운 진달래꽃이 우리가 사는 척박한 도시땅에서도 과거보다 더 쉽게 뿌리내릴듯싶다. 연변조선족자치주 주화인 진달래꽃은...
  • 2013-04-18
  • 전국검찰계통 1등공을 수여받은 주인민검찰원 안영식씨 "모든 사람이 책임감 하나로 살 때면 삶의 의의가 있게 되는것이다." 연변조선족자치주인민검찰원 전임 고발신소처 처장인 안영식씨가 지난 12월 5일 취재를 받으면서 한 말이다. 전국검찰기관 제7회 선진집단, 선진개인 평의선발에서 최고인민검찰원으로부터 개인 1...
  • 2013-04-18
  • 일찍 우수한 성적으로 장춘 중의학원을 졸업하고 1900년부터 화룡시 중의원 원장을 력임하면서 자치주 “인대”대표, 화룡시 “인대”상무위원등직을 맡고 열심히 의료봉사사업을 해온 신창일원장은 연변조선족자치주 , 등 영예를 수여받았으며 세계 중화인 의학련합총회와 세계 중의학약학회로부터 ,...
  • 2013-04-17
  • 처음으로 사막 벼재배에 성공한 조선족과학기술일군 엄철수연구원 기지(旣知)의 자연법칙이나 경험적 사실(상식)을 초월한 불가사의한 현상을 두고 사람들은 이를 기적(奇迹)이라고 말한다. 사막에서의 벼재배, 얼핏 듣기에도 불가능한 일이 내몽골자치구 저리무맹(현 통료시)에서 일어났다. 그 기적을 창조한 사람은 연변...
  • 2013-04-17
  • 우리 나라 생화학분야의 유명한 조선족학자 윤종주교수 40여년 동안 대학교수로, 생화학학자로 생활해왔던, 그래서 조금은 고리타분한 느낌일거라는 기자의 선입견은 인터뷰 시작부터 여지없이 깨졌다. 76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열에 차넘쳐 근 반세기에 걸쳐오는 자신의 의학자생애를 차근차근 이야기하는 윤...
  • 2013-04-16
  • 《동남아 한인경제인》 말레이시아 전광재씨 일화 말레이시아 무역유통업체 《KJ월드》의 전광재(53)사장. 기자는 지난해 한국 경주에서 개최된 월드옥타 제16차세계경제인대회를 취재하던중 우연히 말레이시아에 정착해 무역유통업에 뛰여들어 연간 450만딸라의 매출을 올리고있는 한국인 전광재씨를 만나게 되였다. 정든...
  • 2013-04-16
  • 조선족군악대원 황기연씨 "나라를 대표한다"는것으로 무한한 영광과 긍지 느낀다 중화인민공화국 인민무장경찰부대의 계렬에는 천안문광장에서 서서히 떠오르는 오성붉은기를 동반하며 국가를 연주하는 전문문예팀이 있다. 바로 중국인민무장경찰부대 북경총대 군악단이다. 무장경찰부대 다른 총대에도 군악대가 있지만 다...
  • 2013-04-15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