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26년 세월…오로지 한 우물만 파온 “뚝심”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4월2일 10시08분    조회:6005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유광호
 

봄이라지만 아직은 메마른 바람이 잎사귀 하나 달리지 않은 사과배나무 가지사이를 감아 돈다. 새봄을 맞아 겨우내 묵은 가지치기 막바지 작업에 한창인 일군들이 간담간담 보일뿐 룡정시사과배농장은 적막감만 감돌뿐이다.

“초봄이라 과수농장에 들어서면 보통 사람들은 황량함을 보지만 농장을 지키는 저의 눈에는 계절이 바뀌고 바뀌여도 사과배가 주렁주렁 열린 모습만이 안겨옵니다”

농예사 유광호(51살)씨가 반갑게 맞아준다.

그는 지난 1988년 연변대학 농학원 과수전업을 졸업하고 이곳 과수원에서 오로지 사과배농사에 몸담가 왔다. 그렇게 벌써 26년의 세월이 흘렀다.

어린 시절, 먹거리가 지금처럼 풍부하지 않을 때 아버지가 과수원에서 따온 사과배를 한입 베여물었는데 입안 가득 퍼지는 시원하면서도 새콤달콤한 맛에 사과배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과일인줄 알았단다.

“나도 어른이 되면 사과배농사를 지을거야. 배불리 실컷 따먹을수 있을거니깐”

야무진 꿈으로 시작해 사과배농장은 이제 유광호씨의 삶의 터전이자 어린 시절 그 꿈을 완성한 곳이기도 하다.

“1년 내내 매달려야 하는 과수원 일”이라는 그의 말대로 이른 봄의 가지치기부터 거름주기, 인공수분, 제초작업, 과일 솎아내기, 수확작업…등등 모두가 그의 손길을 거쳐야 된다. 수확이 끝나고 겨울이 되여도 과수원은 그냥 방치되는것이 아니다. 한겨울 열심히 새봄을 준비해야 풍성한 가을을 맞게 된다.

특히 과일은 날씨에 민감해서 잠시라도 방치하고 게으름을 피우면 1년 농사를 망치게 된다. 요즘처럼 날씨가 풀렸다가 갑자기 추워지면 랭해를 입을가봐 밤잠을 설친다. 그래서 일년내내 사과배밭에서 살고있다.

그는 “과농들이 1년 내내 고생해서 수확한 과일이 제값을 받을 때면 묵묵히 한길을 걸어온 보람을 찾은것 같아 가장 기쁩니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무리 공들여도 변덕스러운 날씨의 조화는 예측키 어렵다보니 지난 2012년에는 최선을 다했지만 사과배농사가 흉년이여서 과농들의 한숨소리가 높아졌다.

“기술작업을 맡았다는 농예사인 내가 조금은 소홀했던게 아닌지? 영농기술을 더 익혀 기술지도에 힘썼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터인데...”

괜히 모든게 자신의 잘못인것 같아 마음이 몹시 괴로웠던 유광호씨였다.

언제부턴가 김치움에 한두자루씩은 꼭 저장해놓고 겨우내 간식거리로 먹어오던 사과배가 열대과일과 수입과일에 밀려나 농장도 예전같지 않다. 점점 변해가는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사과배의 품질을 높이는것도 홀시할수 없었다. 그래서 그의 꿈은 부가가치가 높은 과학영농을 실현해 연변의 사과배를 널리 홍보하는것이다.

올해에는 북경의 한 화학연구소와 손잡고 몇년전부터 연구해왔던 “셀렌 사과배”개발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그러다보니 요즘 유광호씨는 농장에서 사과배나무의 상태를 둘러보느라 쉴틈이 없다. 개발해낸 사과배에 들어있는 셀렌원소함량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그동안 했던 노력이 모두 헛수고로 되여 인건비, 연구비 등 손실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포기할수 없다. 훈춘의 맹령셀렌사과의 개발 성공이 크게 힘이 돼주었단다.

그동안 애썼던 “셀렌 사과배”가 올해 첫선을 보이게 되기에 유광호씨의 기대도 크다.

요즘은 대학을 졸업한 젊은이들이 힘들기만 한 농예사 직업을 선택하지 않아 과수농장운영이 걱정스러운 현실이지만 유광호씨는 결코 맥을 버리지 않는다.

“사과배는 연변의 특산이고 명물이기도 하지요…욕심내지 않고 묵묵히 일에 충실하다보면 우리 과수원도 다시 활기를 찾게 되겠죠” 연변 사과배의 매력은 무궁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치는 농예사 유광호씨는 오늘도 올해사과배풍년을 기약하며 일손을 멈추지 않는다.

글·사진 신연희 기자


파일 [ 2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유대진 中옌지 준비위원장 "성과, 보람 많았다" (옌지=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제10회 중국 옌지·두만강 지역 국제투자무역박람회'를 준비해온 유대진(55) 박람회 상임준비위원장이 28일 지난 박람회 성과를 돌아보며 소회를 밝히고 있다. 2014.8.28 > eddie@yna.co.kr 2006년 첫 박람회부터 총괄 지휘&h...
  • 2014-08-29
  • “한국에 나가 번 돈으로 그냥 집을 사고 차를 사고 노름을 즐기다보면 절대 돈이  남아돌지 않게 되지요. 손에 쥔 돈이 없으며 또다시 한국에 가 돈벌이에 긴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그냥 보귀한 시간을 이렇게 채바퀴돌듯 보내지 말고 월급을 적게 받더라도 좋은 기술을 배워 자체로 창업자본을 만들어 간다면 ...
  • 2014-08-28
  • 전통을 이어간다는것, 그리고 전통의 방법을 고수한다는건 정말 어려운듯하다. 세상이 변해가면서 음식을 담는 그릇에도 편리함에 익숙한 우리 삶에서 민족의 전통 옹기는 점점 사라지고있다. 이제는 아빠트 문화, 플라스틱 밀페용기, 랭장고때문에 우리 삶과 추억이 묻어있는 옹기를 보기 힘든 시대가 되고 말았다. 생활속...
  • 2014-08-26
  •   8월23일, 제5회 중국두만강문화관광축제의 여러가지 경축문화행사들이 다양하게 펼쳐지고있는 가운데 도문시 두만강광장에서 조선족민속이미지들을 정교한 조각예술공예에 담아 표현한 관광기념품이 인기를 끌었다.   특히 두만강에서 나는 오석을 밑받침으로 하고 당지에서 나는 질좋은 진흙으로 빚은 소싸움...
  • 2014-08-25
  •          (흑룡강신문=하얼빈) 하얼빈공업대학 수학학부 진명호 교수(50세,조선족)가 중국측대표로 한국 서울에서 열린 '수학계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수학자대회(ICM. International Congress of Mathematicians)에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세계수학자대회는 기초과학...
  • 2014-08-25
  • 기획: 꿈이 있는 사람들 (6)   최명우 촌주임이 올해도 풍작이라며 농기계 앞에서 환한 웃음을 지었다./본사기자   연변 도문시 마패촌 최명우 촌주임   (흑룡강신문=하얼빈) 윤운걸 길림성특파원,성송권 특약기자 = 연변조선족자치주 도문시 월청진 마패촌 최명우(60)촌민주임은 “조상들이 일군 땅을 잘 지...
  • 2014-08-22
  •   다가오는 9월 2일 “조선언어문자의 날”을 앞두고 기자는 연변대학언어연구소 소장, 연변언어연구소 소장, 연변조선어학회 회장을 담당하고있는 김광수교수(49세)를 취재했다. 김광수교수는 “조선어문의 날”의 제정의 의미를 밝히는것으로 인터뷰의 서두를 뗐다. “조선언어문자는 조선...
  • 2014-08-21
  • 십년 수목, 백년 수란 말이 있다. 즉 인재육성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므로 원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말로 풀이할수 있다. 특히 새세대의 건전한 성장은 나라의 앞날, 민족의 미래와 긴밀히 관련되여있다. 왕청현에는 8년 넘게 애국주의교양기지건설에 진력하고 새세대교양에 심혈을 기울이고있는 로인이 있으니 그가 바...
  • 2014-08-20
  •   불에 달궈진 인두가 섬세한 황영칠(61살)씨의 손길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나무판을 스치고 지나간다. 나무 타는 냄새와 함께 인위적으로 도저히 흉내낼수 없는 색채를 만들며 자연을 그려낸다. 나무와 두터운 도화지에 불에 달군 인두의 순간적인 터치기법을 통해 우리 민족의 전통공예인 락화가 그려지는 순간이다. ...
  • 2014-08-19
  • 기획 :꿈이 있는 사람들 (5)   중원신촌의 김익화 촌주임이 합작사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백봉환 찍음   의란현 중원신촌 귀농자 김익화 촌주임   (흑룡강신문=하얼빈)김문환, 최성림기자 = 시장경제, 해외진출, 도시화와 더불어 리농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흑룡강성 의란현 영란조선족향 중원신촌에는 고향...
  • 2014-08-19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