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빠름과 느림의 조화 ... 락화(烙画)에 빠지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8월19일 15시06분    조회:495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황영칠
 

불에 달궈진 인두가 섬세한 황영칠(61살)씨의 손길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나무판을 스치고 지나간다. 나무 타는 냄새와 함께 인위적으로 도저히 흉내낼수 없는 색채를 만들며 자연을 그려낸다. 나무와 두터운 도화지에 불에 달군 인두의 순간적인 터치기법을 통해 우리 민족의 전통공예인 락화가 그려지는 순간이다. 오랜 세월을 오로지 락화와 조각으로 보낸 그의 장인정신이 그림에 고스란히 스며들고있었다.

40여년째 전통공예 락화를 고집해 온 황영칠씨는 자타공인 우리 지역의 내노라 하는 락화장인으로 불리워도 손색이 없다.

그도 한때는 연길시자동차부속품공장에 출근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였다. 그런 그가 직장까지 버리고 공예를 택한건 어린시절부터 공예가에 대한 꿈과 갈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황영칠씨는 학창시절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 틈만 나면 산수화의 모본을 보고 연습했다. 각종 미술대회에도 입상했지만 문화대혁명 동란으로 대학에 진학할 형편이 못되여 그저 근처 락화장을 찾아다니며 어깨너머로 배운것이 전부이다.

류달리 손재간이 좋았던 황영칠씨는 젊은 시절 동네 처녀들이 시집갈때면 장롱에 락화를 그려넣어주면서 자신의 솜씨를 펼쳐나갔다. 그러다 생계유지로 직장을 구하면서 락화를 포기해야 할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쉽게 포기할 그가 아니였다. 황영칠씨는 직장을 다니면서도 퇴근후이면 꾸준하게 락화를 이어갔다.

그러다 예술혼이 담겨 있느냐에 따라 작품의 의미가 달라진다는 생각에 고민하던 그는 결단을 내렸다. 오직 락화에만 온 힘을 쏟기로 한것이다. 박물관이나 전시관 등 전통회화와 락화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그림을 감상하고 연구하며 독학으로 락화기법을 터득했다. 락화는 한번 실수하면 수정할수 없는 특성때문에 정신집중과 섬세한 손길이 필요한 태움의 미학이다. 인두의 열에 열상을 입은 손은 허물이 벗겨져 나가길 반복했고 얼굴과 몸은 새로운 기법을 개발하느라 인두에 다쳐 생긴 부작용으로 성할 날이 없었다.

그의 또다른 일은 10여전부터 시작한 대리석에 그림을 새겨넣는 작업과 나무뿌리조각이다. 워낙 솜씨가 좋아서인지 연변장백산나무뿌리조각협회 회장직까지 맡았다. 늦게 시작한 일이라지만 실력을 인정받아 멀리 외국에서도 가끔씩 주문이 들어온단다.

4년전에는 직장암 판정을 받아 수술까지 받은 몸으로 료양소에서 공예품 만들면서 하루하루 병마와 싸웠다. 그런 그의 열정을 알아봐서인지 이제는 암완치단계라는 희소식이 병원에서 날아왔단다.

명맥이 끊어질 위기에 처한 락화를 계승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살아왔던 그에게도 사람의 손으로 하는 작업은 끝없는 인내와 정진을 요구하는 고된 작업이였다. 그의 이런 집념이 드디여 빛을 발해서일가? 그의 작품들은 전국성적인 작품전시에도 버젓이 이름을 올리며 수차례나 최고작품상을 따냈다.

“락화는 나무나 종이가 타면서 나는 자연색을 가지고 만드는 예술이예요. 사람들을 편안하게 하는 장점도 있고 또 다른 그림에서는 느낄수 없는 독특한 질감의 아름다움이 있어요”

늘 락화에 대한 열정이 차넘치는 황영칠씨였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고 다른 예술장르에 비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리유로 점점 외면받는 락화는 전통적인 공예기술이지만 인식부족과 배우는 이가 없다.

“이제 뭐 더 바라는건 없어요. 내가 알고있는 기법을 전수받으려는 제자만 있다면 정말 더 원하는게 없어요”

그는 무척이나 안타깝다는듯 한숨섞인 소리로 말을 이어간다.

그러면서 “아직 실망하기에는 일러요. 락화는 세계적으로 손색이 없을만큼 아름다울뿐만아니라 예술성이 높아 회화의 한 장르로 인정받고있기때문이죠”라며 “앞으로 계속해서 우리만의 멋과 예술을 알릴거예요”라고 말한다.

빠른것에만 익숙해져 있는 우리네 삶속에서 황영칠 장인은 오늘도 묵묵히  우리만의 멋과 혼을 이어가고있는것이다...

연변일보 글·사진 신연희 기자



 

파일 [ 2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2
  • 항일연군의 살아있는 전설 이재덕 글/ 김 호 림   “오늘 동무들이 여기에 와서(온 게) 무슨 일이 있습니까?…” 그녀는 약간은 어눌한 우리말이지만 아주 똑똑한 발음으로 이렇게 말꼭지를 뗐다. 그녀는 일행이 갖고 간 우리말 잡지 “중국민족”의 글을 별로 망설이지 않고 쉽게 읽고 있었...
  • 2015-02-16
  • 왕루린 산시성 서기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3개월전 정치격랑에 휩싸인 산시(山西)성의 지도자로 보임받은 왕루린(王儒林)서기가 중국의 새로운 정치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지린(吉林)성에서만 공직생활을 해온 왕서기는 산시성의 내홍을 신속하게 안정시키면서 현재 전국적인 인물로 부각되고 있다. 산...
  • 2014-12-04
  • "편협한 '통합' 안돼…'서울시민 인권헌장' 외국인 포함해야" 서울시 외국인 명예부시장 이해응 씨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지난달부터 서울시 외국인 명예부시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해응(39) 씨는 요즘 '서울시민 인권헌장'을 준비하느라 바쁘다. 올해 말 선포되는 '서울시민 ...
  • 2014-09-25
  • 《70후》 출신이며 고향이 화룡인 라영호, 조선족사회에 거의 알려지지 않고있지만 그가 창설한 《망치과학(일명 추자과학이라고도 불림, 錘子科技)》이 불과 2년만에 2억 5000만원의 벤처자금을 이끌어내고 회사는 시가 10억으로 평가받고있다. 애플과 같은 기업을 꿈꾸며 혜성처럼 등장한 조선족사업가가 중국에서 화제가...
  • 2014-09-05
  • 꿈이 있는 사람들 (7)    서울시 명예부시장이 된 리해응씨가“외국인 기본권 존중과 다문화 감수성 교육에 관심을 갖겠다”며 열변을 토하고 있다.   조선족 첫 서울시 명예부시장 리해응   (흑룡강신문=하얼빈) 라춘봉 서울특파원 = 중국 조선족 출신으로 처음으로 한국서울시 명예시장이 된 리해응씨는...
  • 2014-09-01
  • 십년 수목, 백년 수란 말이 있다. 즉 인재육성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므로 원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말로 풀이할수 있다. 특히 새세대의 건전한 성장은 나라의 앞날, 민족의 미래와 긴밀히 관련되여있다. 왕청현에는 8년 넘게 애국주의교양기지건설에 진력하고 새세대교양에 심혈을 기울이고있는 로인이 있으니 그가 바...
  • 2014-08-20
  •   불에 달궈진 인두가 섬세한 황영칠(61살)씨의 손길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나무판을 스치고 지나간다. 나무 타는 냄새와 함께 인위적으로 도저히 흉내낼수 없는 색채를 만들며 자연을 그려낸다. 나무와 두터운 도화지에 불에 달군 인두의 순간적인 터치기법을 통해 우리 민족의 전통공예인 락화가 그려지는 순간이다. ...
  • 2014-08-19
  •   미래에 대한 확실한 꿈을 가지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나가는 당찬 고중생이 있다.  연변1중 3학년 3학급의 박규석학생은 장차 자신의 전공을 바탕으로 IT회사를 차리고&...
  • 2014-08-12
  • 호남대 유학생 이광길씨 "대학원 관광학과 석사과정 재학 중인 중국동포의 ‘형설지공’ " "중국 관광객에게 한국 참모습 소개, 교수님의 지도에 감사” “날로 늘어나는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문화와 풍물 등을 제대로 안내할 수 있는 자격을 취득하게 돼 기쁩니다” 호남대 대학원에서 관...
  • 2014-06-18
  • 졸업식을 앞둔 김정수 양이 벨몬트 고교 미디어 센터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조선족 출신 하버드 전액 장학생 벨몬트고 김정수 양 조선족 출신 하버드 전액 장학생 벨몬트고 김정수 양   수업에 집중하고 학교 클럽 회장으로 활동 조선족 출신 한인 여학생이 하버드 대학에 전액 장학금을 받고 합격했다. 오는 5일 LA...
  • 2014-06-03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