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빠름과 느림의 조화 ... 락화(烙画)에 빠지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8월19일 15시06분    조회:5002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황영칠
 

불에 달궈진 인두가 섬세한 황영칠(61살)씨의 손길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나무판을 스치고 지나간다. 나무 타는 냄새와 함께 인위적으로 도저히 흉내낼수 없는 색채를 만들며 자연을 그려낸다. 나무와 두터운 도화지에 불에 달군 인두의 순간적인 터치기법을 통해 우리 민족의 전통공예인 락화가 그려지는 순간이다. 오랜 세월을 오로지 락화와 조각으로 보낸 그의 장인정신이 그림에 고스란히 스며들고있었다.

40여년째 전통공예 락화를 고집해 온 황영칠씨는 자타공인 우리 지역의 내노라 하는 락화장인으로 불리워도 손색이 없다.

그도 한때는 연길시자동차부속품공장에 출근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였다. 그런 그가 직장까지 버리고 공예를 택한건 어린시절부터 공예가에 대한 꿈과 갈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황영칠씨는 학창시절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 틈만 나면 산수화의 모본을 보고 연습했다. 각종 미술대회에도 입상했지만 문화대혁명 동란으로 대학에 진학할 형편이 못되여 그저 근처 락화장을 찾아다니며 어깨너머로 배운것이 전부이다.

류달리 손재간이 좋았던 황영칠씨는 젊은 시절 동네 처녀들이 시집갈때면 장롱에 락화를 그려넣어주면서 자신의 솜씨를 펼쳐나갔다. 그러다 생계유지로 직장을 구하면서 락화를 포기해야 할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쉽게 포기할 그가 아니였다. 황영칠씨는 직장을 다니면서도 퇴근후이면 꾸준하게 락화를 이어갔다.

그러다 예술혼이 담겨 있느냐에 따라 작품의 의미가 달라진다는 생각에 고민하던 그는 결단을 내렸다. 오직 락화에만 온 힘을 쏟기로 한것이다. 박물관이나 전시관 등 전통회화와 락화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그림을 감상하고 연구하며 독학으로 락화기법을 터득했다. 락화는 한번 실수하면 수정할수 없는 특성때문에 정신집중과 섬세한 손길이 필요한 태움의 미학이다. 인두의 열에 열상을 입은 손은 허물이 벗겨져 나가길 반복했고 얼굴과 몸은 새로운 기법을 개발하느라 인두에 다쳐 생긴 부작용으로 성할 날이 없었다.

그의 또다른 일은 10여전부터 시작한 대리석에 그림을 새겨넣는 작업과 나무뿌리조각이다. 워낙 솜씨가 좋아서인지 연변장백산나무뿌리조각협회 회장직까지 맡았다. 늦게 시작한 일이라지만 실력을 인정받아 멀리 외국에서도 가끔씩 주문이 들어온단다.

4년전에는 직장암 판정을 받아 수술까지 받은 몸으로 료양소에서 공예품 만들면서 하루하루 병마와 싸웠다. 그런 그의 열정을 알아봐서인지 이제는 암완치단계라는 희소식이 병원에서 날아왔단다.

명맥이 끊어질 위기에 처한 락화를 계승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살아왔던 그에게도 사람의 손으로 하는 작업은 끝없는 인내와 정진을 요구하는 고된 작업이였다. 그의 이런 집념이 드디여 빛을 발해서일가? 그의 작품들은 전국성적인 작품전시에도 버젓이 이름을 올리며 수차례나 최고작품상을 따냈다.

“락화는 나무나 종이가 타면서 나는 자연색을 가지고 만드는 예술이예요. 사람들을 편안하게 하는 장점도 있고 또 다른 그림에서는 느낄수 없는 독특한 질감의 아름다움이 있어요”

늘 락화에 대한 열정이 차넘치는 황영칠씨였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고 다른 예술장르에 비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리유로 점점 외면받는 락화는 전통적인 공예기술이지만 인식부족과 배우는 이가 없다.

“이제 뭐 더 바라는건 없어요. 내가 알고있는 기법을 전수받으려는 제자만 있다면 정말 더 원하는게 없어요”

그는 무척이나 안타깝다는듯 한숨섞인 소리로 말을 이어간다.

그러면서 “아직 실망하기에는 일러요. 락화는 세계적으로 손색이 없을만큼 아름다울뿐만아니라 예술성이 높아 회화의 한 장르로 인정받고있기때문이죠”라며 “앞으로 계속해서 우리만의 멋과 예술을 알릴거예요”라고 말한다.

빠른것에만 익숙해져 있는 우리네 삶속에서 황영칠 장인은 오늘도 묵묵히  우리만의 멋과 혼을 이어가고있는것이다...

연변일보 글·사진 신연희 기자



 

파일 [ 2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140헥타르 경작지 임대 맡고 가정농장 꾸려 촌민들에게 혜택주는 신형농민 최광수 올해 벼농사작황을 살펴보는 왕청현 광동재배업가정농장 농장주 최광수 왕청현 대흥구진 동대촌의 최광수는 140헥타르나 되는 대규모농사를 짓고 있는 가정농장주이다. 2019년 3월 8일, 13기전국인대 2차회의 하남대표단의 심의에 참가...
  • 2019-09-26
  •   올해 추분은 23일에 들었다. 지난해부터 해마다 추분을 “중국농민풍년절”로 지정했으니 올해는 두번째 중국농민풍년절인 셈이다. 국가차원에서 지정한 농민들의 명절인 만큼, 또 한해가 가면서 명절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이 어느 정도 깊어진 만큼 올해 축제 분위기는 한결 더 농후해진듯 하다. 이날 &ldq...
  • 2019-09-26
  • 녀자 전통무술 기타류 종목에 참가한 김홍란선수(인민넷 기자 임영화 촬영). 정주 9월 10일발 인민넷소식(기자 임영화): 9월 9일, 제11회 전국소수민족전통체육운동회 민족무술종목이 정주올림픽스타디움에서 진행되였다. 녀자 전통무술 기타류 경기에 길림성대표팀의 조선족선수 김홍란과 김현건이 참가했는데 그중 김홍란...
  • 2019-09-11
  •       세계 음악계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한 조선족 작곡가 안승필   (흑룡강신문=하얼빈) 채복숙 기자= 지난해 11월 13일 저녁, 청중들로 자리가 꽉 채워진 북경콘서트홀 중국국가교향악단 연주회에서 한민족의 가장 대표적인 민요인 '아리랑'의 선률이 울려퍼졌다.     안승필 작곡가....
  • 2019-09-10
  • 홍상준 민간예술인 칭다오서 사물놀이 보급 앞장서   열심히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는 홍상준 민간 예술인     (흑룡강신문=칭다오)김명숙 기자=칭다오56북춤회(56鼓舞会) 지도교수인 홍상준 민간 예술인은 요즘 삶의 보람과 가치를 갈수록 더 느낀다고 한다.   홍상준(69세, 흑룡강성 녕안시) 선생은 17세에...
  • 2019-09-06
  •      정률성, 그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두나라 군가를 작곡한 작곡가이며 음악으로 무수한 중화 아들딸들을 고무시켜 용기와 희망을 주었던 중국 혁명음악의 대부이다. 최근 정률성의 딸 정소제 녀사의 북경 저택에서 80여년동안 전해내려온 불후의 명곡 ‘중국인민해방군 군가’와 ‘연안송...
  • 2019-09-04
  • 조국의 하늘을 날아예던 조선족쌍둥이 형제의 어제와 오늘        쌍둥이 비행사 최광인씨   전설1: 서성중학교 상공에 나타난 전투기   1984년 4월9일 오전 9시쯤의 일이였다. 건교일(4월 10일)을 하루 앞둔 화룡현 서성중학교 상공에 문뜩 공군전투기 한대가 나타났다. 전투기는 서성중학교 상공에 이르러 ...
  • 2019-09-02
  •     광동예지아전자과학기술유한그룹 남기학 회장   대학교수라는 사회 촉망을 받는 유망한 직업을 과감히 버리고 굴지그룹 회장으로 인생역전의 성공 시나리오를 쓴 주인공인 예지아(烨嘉)전자과학기술그룹 남기학(58세) 회장. 창업 18년째에 9개 계렬사를 이끌며 래년 매출 1억 달러를 눈앞에 두고 상장꿈을...
  • 2019-09-02
  • (흑룡강신문=하얼빈) 류설화 기자 = 그에게 있어 시는 몹시 춥고 시릴 때 쪼일 수 있는 뜨락의 볕이고 무더운 삼복철에 서느러운 나무잎 하나를 감싸는 그늘이며 아프고 힘들 때 작은 희망이 되여주는 빛이다. 30여년의 시작을 진행하는 동안 작은 시 한수로써 모든 것들에 사랑의 어진 시선을 보낸 그 역시 자신의 시 한수...
  • 2019-08-30
  •     (흑룡강신문=하얼빈) 류설화 기자 = 가진건 청춘의 열정과 두둑한 배짱뿐이였다. 일찍 18살부터 조리기술을 배워 음식업계에 첫발을 들여놓으며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 시골사나이는 남다른 분투와 끈기로 25년간 맛과의 전쟁을 펼쳤다. 그가 설립한 심양신창음식유한회사는 현재 산하에 8개의 브랜드를, 전국적...
  • 2019-08-28
‹처음  이전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