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진흙 두드려 생명 불어 넣은 옹기로 전통 이어간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8월26일 15시40분    조회:6339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박룡규



전통을 이어간다는것, 그리고 전통의 방법을 고수한다는건 정말 어려운듯하다. 세상이 변해가면서 음식을 담는 그릇에도 편리함에 익숙한 우리 삶에서 민족의 전통 옹기는 점점 사라지고있다. 이제는 아빠트 문화, 플라스틱 밀페용기, 랭장고때문에 우리 삶과 추억이 묻어있는 옹기를 보기 힘든 시대가 되고 말았다.

생활속에서 옹기가 점차 사라져가는데도 박룡규(58살)씨는 오랜 세월동안  점토를 손에 쥐고 여태껏 놓지 않았다. 판로를 잃어버린 옹기장이들이 다 떠나갔지만 그는 홀로 지켜왔다.

박룡규씨는 어찌하여 지금껏 우리 옹기에 깊은 애착을 가지고  굳이 옹기만을 고집하는것일가?

아직도 따가운 햇살에 땀이 차는 8월의 어느날, 도문시 량수진에 있는 도문시룡길민족토기공장을 찾았다.이곳에는 우리의 전통의 맥을 잇는 옹기 공장이 있다. 지난 1999년부터 운영에 들어간 공장이다. 공장의 전신은 훈춘현민족토기공장, 1949년에 지어졌다. 하지만 70년대부터 가볍고 싼 플라스틱 용기의 등장으로 한때 공장이 페쇄됐다가 웰빙바람이 불면서 전통옹기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높아져 지금의 도문시룡길민족토기공장으로 다시 운영에 들어섰다. 현재 직원 50여명, 박룡규씨는 그중 유일한 조선족이자 옹기를 수작업으로 만들줄 아는  이 공장에서 둘밖에 안되는 옹기장인중 한사람이다.

“한때는 직원 대부분이 조선족이였습지요. 그런데 지금 매일 젖은 흙을 만지고 뜨거운 가마를 오가며 하루종일 땀 흘리는 이 일을 천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없네요. 다들 떠나갔네요”

박룡규씨가 흙묻은 손이라 선뜻 악수를 청하지 못한다며 게면쩍은 웃음으로 맞아준다.

1999년 공장이 다시 운영되면서부터 생산판매를 맡아 나선 박룡규씨는 여유시간이 날 때마다 작업장을 찾는다.

옹기를 만드는 그의 작업장에서 흥겨운 류행가가 들려온다. 작업을 시작하기전 제일 먼저 라디오를 켜면 작업이 끝날때까지 라디오는 그의 벗이 되여 함께 한다.

“심심하니께 세상 돌아가는것도 알고 좋아요”

마치 세월이 멈춘듯한 박룡규씨 그만의 공간이다.

모두 흙으로 하는 일이다. 찰진 진흙을 빚어 모양을 만들고 건조하고 재물을 입혀 다시 완전히 말리고 나면 가마속에서 1000도 이상의 뜨거운 고온을 견뎌내야만 비로서 탄생하는 옹기, 이렇게 만들어진 옹기는 미세한 숨구멍이 있어 음식을 오래동안 보존할수 있다. 된장이나 고추장을 담는 장독, 맛갈스런 김치를 두고두고 저장해두는 김치독, 귀한 꿀을 벽장에 숨겨두고 어린 박룡규씨가 오면 몰래주던 할머니의 꿀단지, 쌀독에 쌀이 가득하면 보고만 있어도 배부르던 시절, 보글보글 소리와 함게 밥상의 가운데를 떡하니 차지하고있던 뚝배기의 추억도 오랜 세월동안 우리의 생활속에서 늘 함께해왔던 옹기이기에 박룡규씨에게 이 일은 더욱 애틋하다.

“우리 항아리의 모양을 보세요. 선이 곱지도 세련되지 않았지만 그 안에는 우리의 삶과 인생이 담겨있지”라면서 흐뭇하게 웃어보인다.

수작업으로 하는 일은 돈이 많이 들고 고온으로 굽기때문에 성공률이 절반에도 못 미쳐 경제적 손실이 크다. 게다가 혼신을 다해 만든 옹기가 가마에서 성공적으로 나올 확률도 높지 않다. 그래서 이 공장에서도 이미 기계화로 옹기를 생산하지만 박룡규씨는 구석 한켠에 자리잡은 수작업 작업실에서 전통방식을 고집한다.

“저까지 덩달아 따라해서 남이 하는 식으로 모두 기계화를 해버리면 사실  전통적인 우리것과는 거리가 멀잖수... 경제적 손실은 크지만 직접 만든 이 옹기에 고추장, 된장을 담그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결코 포기 할수가 없지요”

박룡규씨가 한마디 한다.

이런 박룡규씨에게 언제부터인가 걱정거리가 생겼다. 후계자를 양성하고 싶은데 배우려는 사람들이 없어 아쉽다고 한다. 힘이 들어서일가? 도자기를 배우는 사람들은 부지기수인데 옹기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없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어린 시절 어깨너머로 옹기 빚는것을 배우기 시작한 뒤 최고의 옹기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한번도 버린적 없는 박룡규씨이기에 지금의 현실이 더욱 가슴을 아프게 허비는지도 모른다.

“옹기 만드는 일이 인생을 행복하고 아름답게 해준 고마움 자체”라고 말하는 그의 말에 전통을 지켜내고자 하는 그의 마음을 어느정도는 리해 할수 있을것 같다.                  

글·사진 신연희 기자


파일 [ 2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인터뷰] 이경종 러시아·CIS 총연 회장, ‘포스트 임기’ 언급한 배경과 또 다른 로드맵     ▲ 이경종 회장이 본지를 방문,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허겸 기자) “사업은 연속성이 관건, 임기와는 무관해…고려인과 한인, 간극 좁히는 데 일생” “사견 전제로, ...
  • 2015-03-17
  • 한의학  명의  익수당진료소 원승희원장   흔히들 ‘의술(醫術)은 인술(仁術)’이라고 말한다. 사람의 병을 고치는 일이 단순히 의학적 기술만을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라, 의사가 환자의 마음까지도 헤아리며 의술을 펼쳐야한다는 뜻이다. 의술과 인술은 단 한 글자 차이지만 인술을 펼치기란 현...
  • 2015-03-16
  • 재한조선족의 엘리트 시대 열어가는 사람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안유화 박사와의 인터뷰   일찍지난 세기20~30년대 우리의 조상들은 압록강, 두만강을 건너 만주땅에 가서 거친 땅에 보습을 박고 땀흘리며 일해서는 후대들을 어엿한 대학생이거나 많은 분야의 인재로 키웠다. 그 뒤 수십년이 지나 우리의 선인들...
  • 2015-03-13
  • --북경 “정음 우리말학교” 정신철교장의 우리 말 사랑   북경 “정음 우리말학교” 정신철교장 도시화 물결과 더불어 원래 동북 3성이 주요 생활거주지였던 우리 민족의 생활판도는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개혁개방 및 산업화 발전과 더불어 남에게 뒤지기 싫어하는 우리 민족 많...
  • 2015-03-12
  • 여자 배구 GS 칼텍스엔 조선족 출신으로 국가대표를 꿈꾸는 앳된 신인 선수가 있습니다. 바로 이 영 인데요. 지금은 후보지만, 내일은 주전을 꿈꾸는 이 영의 야심찬 도전을 손기성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선배들에게 공을 건네주고,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는 이영은 아직 후보들의 공간이 익숙합니다. 중국 연변 출신으로 지...
  • 2015-03-12
  • 중국국제방송국 조선어부 기자의 취재를 받고 있는 차광철 대표 "이번 회의에 참가해서 이극강총리의 정부업무보고를 듣고 보고는 과학적 발전, 근정위민의 이념으로 관통됐으며 실사구시정신으로 지난 한해의 사업을 총화하고 네 가지 전면 전략적 배치를 둘러싸고 올해의 업무을 배치했하여 발전과 민생을 주선으로 하는...
  • 2015-03-12
  • [연변을 클릭하는 사람들-3] 연길 오두막집 박은희사장의 창업스토리    “인적자원 활용이 성공의 지름길이라 생각합니다. 나 혼자가 아닌 여럿의 힘을 빈다면 이 세상에 못해낼 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언니오두막막걸리집(이하 오두막집) 박은희사장의 남다른 창업신조이다. 오두막집은 2013년 ...
  • 2015-03-10
  •      ▲ '포스코 대련강철'에서 대외 부사장으로 있는 김범송 박사, 현장에서 [서울=동북아신문]한겨레 동포사회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수많은 칼럼을 쏟아낸 한 학자가 있는데 그가 바로 현재 중국 법인 “포스코 대련강철”에서 대외 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조선족 김범송 박...
  • 2015-03-10
  • 항전승리 70돐 기념 특별기획 - 항일련군의 20명 조선족녀걸들 (2) /리 함 1         최희숙 화상사진   1937년 3월에 동북항일련군 제1로군 제2군 6사사령부에서는 김정숙을 장백현 도천리에 파견하여 도천리를 거점으로 하강구일대의 부녀사업을 지도하게 하였다. 김정숙은 활동범위를 도천리와...
  • 2015-03-09
  • "중국에 모국 제대로 알리는 것이 독립운동가 후손인 나의 임무" 재외동포재단 초청 장학생으로 서울대서 박사과정 수학 박룡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일본과 한국에서 공부한 경험을 살려 중국에서 한국 경제 전문가로 활약하며 후학을 양성하는 게 목표입니다." 중국 하얼빈 출신으로 서울대 대학원 박사과정에 ...
  • 2015-03-06
‹처음  이전 85 86 87 88 89 90 91 92 93 94 9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