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백화점 600개 매장 활용, 3년내 중국매출 2천억 무난
“아가방앤컴퍼니가 최근 조달한 600억원을 신규 물류센터 건설과 중국 시장 마케팅에 전부 쏟아부을 계획입니다.”
국내 토종 유아복 업체 아가방앤컴퍼니의 새 주인이 된 중국 랑시그룹의 신동일 회장(사진)은 2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아가방 본사에서 매일경제신문과 만나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의 구체적인 사용 계획을 밝혔다.
신 회장은 △중국 현지 영업에 최적화된 전문팀(TF) 발대 △면세점 추가 입점 △세계적인 디자이너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120억원을 ‘이천 패션유통물류단지’ 건설에 투입해 물류 효율성을 기존의 2배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선전거래소에 상장된 유일한 여성의류 기업 랑시그룹은 최근 아가방앤컴퍼니 지분 15.26%를 320억원에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원래 12월 초 잔금을 납부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11일 주식 양수를 서둘러 마무리했다.
신 회장은 “잔금 완납을 앞당긴 것은 기존 경영진과 빠르게 호흡을 맞추려는 의도”라면서 “예정대로 이달 안에 243억원 규모 유상증자까지 마치면 아가방은 563억원 상당의 현금 실탄을 확보하는 동시에 ‘부채 없는 기업’이 된다”고 말했다.
중국 동포 3세인 신 회장은 “중국 최대 아동복 업체 점유율이 3.1%에 불과한 지금이 시장을 선점할 절호의 기회”라며 탄탄한 기업 재무 여건을 바탕으로 중국 유아복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해 12월 아가방앤컴퍼니 상하이 법인이 출범해 현재까지 6개 매장을 운영 중이지만 높은 유통 진입장벽으로 법인 매출은 아직 20억원 규모다. 그러나 중국 백화점에 600개 매장을 보유한 랑시그룹의 광범위한 유통망을 활용하고 중국 영업 TF까지 가세하면 빠른 시장 침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신 회장은 “내년에 흑자 전환하고 3년 안에중국에서만 매출 20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 직후 중국발 호재도 잇따르고 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서 12~17%에 달하던 관세가 철폐됐고, 중국 교통은행이 위안화 청산결제 은행으로 출범하면서 원·위안화 직거래의 물꼬가 트였다.
신 회장은 “주식을 시가보다 비싼 7500원에 매입하고 이달 자사주 25만1498주(0.9%)를 산 것도 모두 자신감의 표현”이라며 주가도 기업 가치를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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