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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향옥 교장 |
[서울=동북아신문]전국에서 단일 동으로는 유일하게 거주민의 절반이상이 중국동포인 대림2동에는 대림, 영림 이렇게 두 개의 초등학교가 있다. 이들 두 학교는 거주민 중 중국동포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만큼 학생 중 중국동포 자녀가 차지하는 비율도 높다. 그 중 대동초등학교의 중국동포 자녀 비율이 영림초등학교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동초등학교의 강향옥 교장선생을 12월3일 교장실에서 만나 학교의 특색, 강 교장선생의 교육철학 등에 대해 들어봤다. 독자들을 위해 강 교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재구성한다. <편집자>
올해 3월에 부임한 것으로 알고 있다. 부임 소감은?
“교장으로 부임하면서 대림동에 처음 오게 돼서 학교 주변을 둘러보고 깜짝 놀랐다. 학교가 차이나타운 안에 있는 학교 같았다. 다행히 남편이 회사일로 중국에서 6년을 근무할 때 중국에 거주한 경험이 있어 동포들을 친숙하게 대할 수 있었다. 동포학부모들이 나를 대하는 표정이 감사하는 표정이어서 너무 좋다. 아이들 교육을 위해 학교가 모든 걸 다해주고 있다고 느끼고 그에 대해 감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부군은 어떤 일을 하시나?
“회사를 다니다 이제 회사를 그만 두고 문래동에서 철강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남편 때문에 문래동에는 가봤다.”
중국엔 몇 차례 가봤나?
“여러 차례 가봤다. 남편이 중국 근무할 때 백두산, 연길 등에 가봤다. 또 교장 연수단으로 2011년 7월에 김좌진 장군 유적탐방을 5박6일 다녀 온 적도 있다. 그 때 하얼빈, 목단강, 길림 등지를 다니면서 힘들게 살고 있는 동포들을 보았다. 주어진 환경에서 만족하며 열심히 살고 있는 동포들을 보고 감명을 많이 받았다. 특히 김좌진 장군의 외손자인 탤런트 송일국씨가 김좌진 장군 기념관을 만들고 대학생 청산리전투 순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보기 좋았다.”
중국동포 자녀들이 정확히 얼마나 재학하고 있나?
“정확히 드러나 있는 것만 35% 된다. 그러나 드러나지 않은 아이들과 결혼 이주민 자녀로 한국인으로 자라고 있는 아이들까지 포함하면 70% 정도까지 되지 않을까? 어쨌든 학생의 절반 이상이 다문화 아이들인 것은 분명하다. 학년이 내려갈수록 그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
동포자녀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는가?
“우리학교는 대림동에 있기 때문에 대림동의 특수성을 반영해 운영해야 한다고 본다. 현재 이중언어 강사를 한명 두어 방과후 학습으로 중국에서 바로 전학 온 학생들을 별도 지도하고 있다. 내년에는 다문화 예비학급을 정규반으로 편성해 우리말이 서투른 아이들을 별도 지도하려고 한다. 다문화 예비학급은 국어와 사회를 개별 지도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동포자녀들을 위한 방과 후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다문화 아이들이 많은 점을 고려하여 다문화 아이들로 구성된 국악 오케스트라반을 운영하고 있다. 17명으로 구성된 국악 오케스트라반에서는 북 가야금 장구 등의 우리 악기로 아리랑 등 우리 음악을 가르친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님께도 다문화오케스트라반을 늘려가겠다 보고드렸고, 구청 행사에 참여해 공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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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디구장 오프닝 행사에서 가야금을 연주하는 국악오케스트라. |
유치원과 돌봄교실은 어떻게 운영되나?
“우리 학교는 교육과 보육을 동시에 하고 있다. 유치원은 주중에 3세반, 4세반, 5세반 이렇게 세 개의 반을 운영하고 있다. 개설 시간은 오후 8시까지이다.
또 맞벌이 부부 자녀인 학생들을 위해 돌봄교실을 40명씩 두 학급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부모의 퇴근 시간인 7~8시까지 운영되는 돌봄교실에서는 아이들에게 간식을 별도로 주고, 저녁밥까지 해서 먹인다.
아침 돌봄도 있다. 부모가 일찍 출근하는 아이들은 7시30분까지 학교에 오면 아침공부도 시키고, 빵과 우유 등 아침 대용식으로 끼니도 해결해 준다.”
마을 주민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우리 학교는 학교이기 때문에 주민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학부모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에 ‘다문화댄스교실’을 개최하고 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와 즐겁게 율동을 하며 댄스를 배우는 교실이다.
또 다문화 할머니 할아버지를 위해 청춘교실을 개설했다. 청춘교실에서는 ‘우리나라동화책 읽기’, ‘종이접기’, ‘꽃꽂이’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모든 강좌는 무료로 운영된다. 하지만 크게 활성화되고 있지는 않다. 홍보도 잘 되지 않고 있다. 생계형 맞벌이를 하고 있는 학부모들이 많아 그런 것으로 보고 있다.
다문화댄스교실에서 배운 학부모들이 학교의 ‘잔디구장 오픈식’ 때 발표도 했다. 서울시에서 주최한 다문화 발표대회에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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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들이 등교하는 학생들을 맞이 하는 교문맞이 행사. |
그밖에 학교의 자랑거리가 있다면?
“우리 학교 축구부는 초등학교 축구부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하다. 일본 초등학교 선수들이 전지훈련을 올 정도로 설비도 잘 돼 있다. 뛰어난 선수도 많이 배출했다. 얼마 전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이 개최한 U-16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MVP를 수상한 이승우 선수가 바로 우리 학교 출신이다. 이승우 선수보다 먼저 FC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 입단해 대한민국 1호 기록을 보유한 유망 미드필더 백승호 선수도 우리 학교 출신이다.
우리 학교 체조부도 국가대표를 길러내는 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소년체전에서 금메달을 세 개나 땄다.”
학교를 운영하는 방침이나 교육철학은?
“학교에서 다문화에 대한 편견을 깨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문화 아이들도 똑같은 우리의 국민이다. 다문화 아이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품어주고 안고 가자’ 이것이 대동초등학교를 운영하는 나의 지침이다. 아이들을 ‘한국사회에 빨리 적응시켜 자존감을 높여주는 일’ 이것이 대동초등학교에서의 나의 사명이라 생각하고 있다.”
대림2동 지역주민들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주민 중에 학교에 들어와서 소주를 마시며 축구를 관람하고 나서 안치우고 그냥 가는 분들이 있었다. 이런 분들 때문에 한 동안 학교 운동장을 개방하지 않다가 지금은 다시 개방하고 있다. 주민들이 학교를 내 집처럼 아껴 주셨으면 좋겠다. 학교를 내 집처럼 생각한다면 학교에 쓰레기를 투척하거나 담배꽁초를 버리는 일은 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은?
“나는 요즈음 학교 오는 것이 너무 즐겁다. 우리 학교 아이들이 행복해 하는 것 같아 많은 보람을 느낀다. 우리 학교 아이들은 학교에 머무는 시간이 길다. 아이들이 보통의 한국아이들처럼 학원이나 공부방으로 내몰리지 않기 때문이다. 대동초등학교에 교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나는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학부모들이 기쁜 마음으로 자녀를 맡길 수 있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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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운영된 다문화교육 해피 패밀리교실. |
동북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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