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여성 돕는 멋진 경찰 되고 싶어요"
(의정부=연합뉴스) 최재훈 기자 = "남들 돕는 게 좋아서 경찰이 됐습니다. 중국어 특기를 살려 결혼 이주 여성들을 돕는 멋진 외사계 경찰이 되고 싶습니다."
중국 동포 출신으로 38세에 경찰이 된 여경의 사연이 화제다. 주인공은 경기 의정부경찰서 가능지구대 소속 김민정(39ㆍ여) 순경.
20일 '멋진 외사계 경찰'을 꿈꾸는 김 순경을 만났다. 외사계는 외국인, 해외교포 등을 관찰하고 이들과 관련된 범죄를 예방·단속하는 부서다.
김 순경의 고향은 중국 지린(吉林)성의 장춘이다. 30년을 중국에서 살며 현지에서 사범대를 졸업한 김 순경은 2009년 한국으로 귀화해 경기도 성남에서 약 7년간 중국어 강사로 일했다.
처음부터 경찰을 꿈꾼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를 경찰의 길로 이끈 것은 주변에 있던 힘들고 어려운 중국동포 출신 여성들이었다.
"결혼을 통해 이주한 여성들은 사기를 당하거나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같은 여성이고 강사라는 신분 때문에 나에게 찾아와 도움을 구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이들을 도우려는 마음에 생소한 법을 공부하고, 성남에서 서울을 오가며 관련 기관을 찾아다니며 다양한 법과 제도를 접한 김 순경은 자연스레 경찰에 관심이 생겼다.
"법과 제도의 테두리에서 사람들을 돕는 경찰이라는 직업이 멋있어 보였어요. 중국어 특기를 살릴 수 있는 외사 특채라는 제도도 기회로 느껴졌습니다."
당시 김 순경의 나이는 경찰 시험에 도전하기에는 다소 늦은 38세. 하지만 김 순경은 도전했고 결국 1년 만에 외사 특채로 합격했다.
'조선족 출신 여경'에 대한 소문이 지역에 퍼져 최근 가능지구대에는 김 순경을 찾아 상담하는 중국 동포들이 늘고 있다. 의붓아버지와 심각한 법적 갈등을 겪던 한 중국 여성이 수차례 가능지구대를 찾아 상담을 받는 등 '단골손님'도 있다.
김 순경의 최근 고민은 심심찮게 벌어지는 조선족 범죄와 점점 심해지는 외국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다.
김 순경은 "조선족 출신 강사로 살 때보다 오히려 경찰이 된 요즘 심각성을 더 느끼고 있다"며 "일단 나부터 모범이 될 수 있도록 행동을 바로 하고, 중국어 특기를 살려 범죄 예방과 다방면의 소통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순환 근무로 의정부 지구대에서 일하는 김 순경의 집은 경기도 남양주다. 순환 근무를 마치고 집 근처로 발령받으면 좋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김 순경은 "내가 도울 중국 동포가 상대적으로 이 지역에 많다"며 "내가 도울 일이 많은 곳에 있고 싶다"며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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