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중국동포 성공시대> ② 양꼬치로 대박 터뜨린 서용규 씨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6월27일 08시03분    조회:1071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서용규
직영점 6개, 가맹점 15개 '미각' 대표…직영점만 연 매출 60억원
"현지화 메뉴로 한국인 입맛 공략 성공, 3년 내 200호점 낼 것"
한중창업경영협회 회장…창업 노하우·경험 전수하며 '성공 나눔'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TV 예능프로에 출연한 배우가 "양꼬치엔 칭따오"라고 한 말이 유행어가 될 정도로 양꼬치 열풍이 뜨겁다.

1992년 한중수교 이후 중국동포(조선족)가 국내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등장한 양꼬치는 초창기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안산, 수원 등 조선족 집단 거주지에서만 성행하다 지금은 어엿한 '전국구 음식'으로 부상했다.

20∼30대가 즐겨 찾는 양꼬치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조선족 기업가가 있다. 서울과 수도권 등에 6개 직영점과 15개 가맹점을 가진 '미각'의 서용규(42) 대표가 주인공이다.

24일 서울 종로 피아노 거리의 직영점에서 만난 서 대표는 '미각'의 인기 비결을 "한국인을 주요 고객으로 삼아 현지화한 메뉴를 개발한 덕분"으로 돌렸다.

직영점에서만 연 매출 60억 원을 올리고 있다는 그는 "직영·가맹점 모두 매장 크기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연 매출이 평균 7억 원 이상으로 국내 양꼬치 점 중에서 평당 매출이 제일 높다"고 자부했다.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쑤이화(綏化)시 출신인 그는 고교 졸업 후 톈진에 있는 한국 무선호출기 회사에 취직했다. 이후 통역과 기지국 AS를 담당하며 모은 돈으로 1998년 하얼빈(哈爾濱)시에서 한식당을 개업했다.

당시 조선족의 월급이 평균 150달러인 상황에서 무려 750달러의 월급을 받는데 왜 그만두느냐는 주변의 만류가 있었지만 자신의 사업을 해보고 싶어 망설이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요리에 관심이 많았고 고교 시절 식당 주방에서 요리를 배웠던 경험을 살리고 싶었던 것이다. 하얼빈체육대 앞에 식당을 차렸는데 입소문을 타면서 점심때는 손님이 줄서기도 했다.

그는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면서 경영하려니 눈코 뜰새 없이 바빴지만, 손님들의 '맛있다'는 칭찬에 신이 나서 힘든 줄도 몰랐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곳에서 위기가 찾아왔다. 한국식당에 주류를 납품하는 폭력조직이 무리한 요구를 해와 시비와 함께 싸움이 벌어지면서 더는 현지에서 식당업을 지속하기 힘들게 됐다. 신변에 위협마저 느낀 서 씨는 사업을 제대로 정리도 못 한 채 서둘러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1999년 말 서울에 도착했을 때 몸에 지닌 것은 달랑 여권뿐이었다. 익숙한 일에서부터 시작해보자며 중식당에 취직해 요리를 배웠다. 요리 자격증을 취득해 2001년 고덕동에 배달전문 중화요리 전문점을 차렸고, 3년 뒤에는 대치동에 홀을 갖춘 전문 요리점을 냈다.

그러나 장사가 잘 되던 2006년에 또다시 사업을 접어야 했다. 불법체류자였는데 합법체류로 신분을 바꿀 기회가 왔기 때문이다. 당시 정부는 방문 취업비자(H2) 제도를 시행하면서 '불법체류자 양성을 위한 자진귀국' 제도를 내놓았다.

"한국에서 사업을 제대로 해보고 싶은 욕심에 비자 만기에도 남아 있었죠. 그러다 보니 가게 명의도 차명으로 해야 했고 늘 단속에 가슴 졸여야 했습니다. 자진 귀국하면 나중에 H2 비자로 재입국할 수 있다는 말에 주저 없이 보따리를 쌌습니다."

2008년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다시 사업계획을 세워 2009년 노량진에 매운 짜장·짬뽕을 주요리로 내세운 중화요리점을 냈다. 4번째 창업이라서 자신이 있었고 이번에는 제대로 성공해보자는 의욕도 넘쳤다.

마침 매운맛이 인기를 끌기 시작할 때여서 1년 만에 월 매출 4천만 원을 넘어섰다. 가게를 더 키우려면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새로운 메뉴 개발에 몰두했다. 그때 만난 것이 양꼬치였다.

"2010년 고향친구 모임을 위해 동대문에 있는 양꼬치 점에 갔는데 깜짝 놀랐죠. 월 매출이 1억 원이라는데 손님 중에 조선족이 거의 없더군요. 양고기는 한국에서는 익숙한 음식이 아니어서 중국 출신자만 즐기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것입니다. 바로 이거다 싶었죠."

서 대표는 양꼬치와 중화요리를 접목한 가게를 내보자며 신중히 준비했다. 승부처는 차별화라고 생각했다. 우선 생후 6개월 전후로 도축해 육질이 부드러운 호주산 양고기를 들여왔고, 특유의 냄새를 없애는 밑간에서부터 구운 후 찍어 먹는 소스 등 전부 새로 개발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지금의 '미각'이다. 첫 점포는 조선족 거리가 아닌 고려대 앞 먹자골목에 차렸다.

"한국인을 주 고객으로 잡고 중국 음식 특유의 향을 없애면서 고소함과 단맛을 내세웠죠. 한국의 젊은 층이 몰리는 곳에서 정면대결해야 크게 키울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매장은 고객의 99%가 한국인입니다. 덕분에 고대 앞의 1∼2호점은 연 매출 합계 25억 원을 올리는 먹자골목의 명물이 됐습니다."

이후 종로와 판교, 안양 범계역 주변에도 직영점을 냈다. 15개 가맹점 사장은 모두 서 대표 친인척과 지인이다. 가맹비는 한 푼도 받지 않았다. 메뉴도 무료로 전수했다. 서로 돕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서라고 했다.

"가게를 차릴 때마다 지인들이 넉넉한 형편이 아닌데도 선뜻 돈을 빌려준 덕분에 오늘의 제가 있다는 걸 잊지 않았죠. 나만 챙기며 살자는 생각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걸 경험에서 배웠거든요. 성공은 나눌수록 더 커진다고 생각합니다."

사업에 자신이 붙은 그는 최근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를 시작하려고 '미각 푸드'로 상호 등록을 하고 사무실과 교육장을 마련했다. 자신이 50% 비용을 냈고 가맹점을 하는 친구들 6명이 동참했다. 다음 달에는 직영점 1개와 가맹점 2개를 추가로 오픈한다.

"부산 등 지방에도 가맹점을 냈는데 반응이 무척 좋습니다. 전국으로 확대해 3년 안에 200호점을 내는 게 목표입니다. 소비자 입맛은 끊임없이 변한다는 생각에 지금도 틈나는 대로 주방에 들어가 메뉴를 개발합니다."

서 대표는 지난 4월 한중창업경영협회의 2대 회장에 올랐다. 한국에서 사업을 크게 하는 조선족들이 모여 2014년에 설립한 협회는 후배들이 창업하는 데 필요한 노하우와 경험을 전수하고 있다. 그는 취임 첫 사업으로 9월부터 창업 예비스쿨을 열어 '성공 나눔'에 나설 계획이다.

재한조선족이 과거와 달리 한국에 정주하려는 경향이 크다고 생각하는 서 대표는 2세들이 차별받지 않고 살게 하려면 1세대가 돈을 버는 것 못지않게 한국 사회에도 기여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예전과 달리 가족이 함께 들어와 사는 조선족이 늘고 있습니다. 저와 친인척도 마찬가지라서 이젠 명절이 돌아와도 외롭지 않습니다. 여기가 제2의 고향이라고 생각하고 사회 구성원이 되기 위한 적응 노력과 봉사활동에 나서야 합니다. 우리가 먼저 변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주변 인식도 바뀔 겁니다."

서 대표는 틈나는 대로 요리사들과 함께 신 메뉴 개발에 몰두한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나무조각에 뜻을 둔 사람들과 함께 재능을 공유하며 더불어사는 삶을 살고싶습니다. 우리의 자원으로 우리 민족의 특색과 전통을 지닌 브랜드공예품을 만들어 연변을 해내외에 널리 알리는데 ...
  • 2016-04-28
  • 본 방송국 기자의 취재를 받고 있는 권오용 박사(오른쪽)  복건성 하문시 장경병원 안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권오용 의학박사의 말이다. 2010년 권오용씨는 일본 야마구지 대학에서 의학박사과정을 마치고 7년째 하문에 정착하여 살아가고 있다. 자랑스런 농민의 아들  권오용씨는 1979년 길림성 영길현의 한 평범...
  • 2016-04-28
  • 한중일경제발전협회장 맡아 쌓은 인맥 활용해 컨설팅업 운영 "중국에 안전 식품 수요 높아…화장품 공장 건설도 해볼 만"  (서귀포=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는 '2016 한중 민간 경제협력 포럼'이 열렸다.  '한중 FTA와 산업협력 추진'이...
  • 2016-04-27
  •        (흑룡강신문=하얼빈) 이수봉기자=헤이룽장성내에서 '박씨 단칼'(朴一刀)로 불리우며 직장외과 수술의 ‘넘버원’으로 명망 높은 의사가 있다. 그 주인공은 하얼빈의과대학 제1병원 직장외과(结直肠外科)주임겸 보통외과(普外科)부주임 박대훈(56. 사진)박사다.   그는 주임...
  • 2016-04-25
  • 물류·무역회사 운영하며 외식 프렌차이즈에 뛰어들어 "성장세 큰 요식업으로 승부…차스닥에 상장하는 꿈"    김철용 대표 (울산=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중국 비즈니스 트렌드가 제조·수출에서 내수·소비로 바뀌고 있다는 데 착안해 업종을 다각화했죠. 특히 성장세가 큰 요식업으...
  • 2016-04-25
  • 20여 개국에 연간 CCTV 50만 대 수출…매출 200여억 원 의료용 내시경도 개발 완료해 독일·미국 등 진출 계획 이대홍 동사장 (울산=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CCTV는 '폐쇄회로 텔레비전'(Closed Circuit Television)이다. 특정한 시설물에서 유선TV를 사용해 특정인만...
  • 2016-04-24
  • 최근 들어 사회단체들의 역할이 과거와 눈에 띄게 달라지고있다. 특히 기업인 위주의 협회들이 지역내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기업의 사회적공헌과 지역사회의 기업 지원정책 등 보다 범위를 넓힌 상생에 초점을 맞추고있다.   지난 2002년 출발한 연변과학기술대학 AMP(최고경영자과정) 동문회가 조선족...
  • 2016-04-21
  • ▲ KBS 전국노래자랑 영등포구편 최우수상 수상자 리희야양 중국 길림성 연변출신의 조선족 리희야가 일전 한국 KBS 전국노래자랑에서 최우수상 영예를 받으며 또 한명의 조선족스타가수의 탄생을 예고했다. 리희야는 지난 4월 9일 오후 1시(한국시간) 한국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대로에서 펼쳐진 영등포구편 KBS 전국노래자...
  • 2016-04-15
  • 농민화가 김왈림 선생, 사라져가는 세시풍속을 벽화로 남기다   글/서정옥   료녕성 무순시 북역 서남쪽 “한제원조선족특색거리”를 거니는 발걸음은 자연히 느릿느릿해진다. 아니, 몇번이고 벽화속에 퐁당 뛰여들어가고 싶어진다. 그네 뛰고 널뛰고 씨름하는 오락장면, 김치 담그고 찰떡 치는 생활장...
  • 2016-04-14
  • [연변을 클릭하는 사람들 22] 연변대학 녀성평생교육총동문회 김영순 회장 회장이란 타이틀 벗어나 사심없이 가장 낮은 자세로 다가가 연변대학 녀성평생교육총동문회 김영순회장 인터뷰   “항상 따뜻한 메시지로 감동시키는 우리 회장님.” “항상 저희 아픈 상처를 글로 보듬어주네요. 그럴 때...
  • 2016-04-13
‹처음  이전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