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재한조선족 성공시대> ⑨ 신영증권 펀드매니저 권덕문 씨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8월16일 09시05분    조회:6063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권덕문
뛰어난 주식운용 실적으로 주변 부러움 사는 '미다스의 손'
"한국인 1% 다르면 차별, 중국인 1% 같으면 동질성 강조"
"글로벌 국가로 가려면 국적·민족 구분하는 태도 버려야"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한국의 맨해튼'이라고 불리는 서울 여의도 증권가. 고층빌딩이 즐비한 가운데 사무실마다 숫자가 빽빽이 적힌 시세표와 각종 시황을 나타내는 꺾은선그래프가 붙어 있다. 중국동포(조선족) 권덕문(33) 신영증권 책임운용역(과장)이 근무하는 곳이다.

'자본주의의 꽃'이라는 증권업계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 변방 출신 조선족의 조합이 다소 어색해 보이기는 하지만 그는 이미 이곳 생활 10년째를 맞는 어엿한 증권맨이다. 12일 사무실 앞에서 만난 그는 외모도 훤칠하고 옷차림도 세련돼 미리 알지 못했다면 한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으로 착각할 만했다.

"회사에서도 제가 중국 사람이라는 걸 모르는 분이 많아요. 말을 주고받다 보면 사투리가 섞여 있어 조선족이 아니냐고 물어봅니다. 처음 왔을 때는 지금보다 훨씬 어수룩해 보였을 겁니다. 또 학생 시절 중국에서 왔다고 하면 '먼 데서 와서 힘든 일 하느라 고생이 많다'며 측은한 눈길로 바라보기 일쑤였죠."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권덕문 신영증권 책임운용역은 1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동포 청소년들에게 자존감을 잃지 말 것을 당부했다. 2016. 8. 16

 

권 과장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일제강점기 때 만주로 이주한 동포 3세. 외할아버지는 1930년대 항일운동을 하러 만주로 떠났다가 고향에 남겨둔 처자식과 생이별하고 그곳에서 다시 결혼했다고 한다.

"지난해 여름 개봉한 영화 '암살'을 재미있게 봤어요. 거기서 여주인공 안옥윤 역을 맡은 배우 전지현이 "난 만주로 돌아갈 거야'라고 말하는 대목이 나오는데, 저희 부장께서 '너희 할머니 얘기 아니냐'고 제게 농담 삼아 묻더군요. 사실은 제 외할아버지의 얘기와 비슷해요. 영화에서는 '만주에 사는 우리 사람들은 집이 망가져 비가 새도 수리하지 않고 그냥 산다. 독립이 되면 금방 돌아갈 텐데 그까짓 것 뭐하러 고치냐'라는 대사도 등장하죠. 외할아버지는 너무 일찍 돌아가셔서 얼굴도 뵙지 못했는데, 그분을 포함한 선조들의 고달픈 인생이 생각나 마음이 아팠습니다."

권 과장은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 근교 우창(五常)시에서 태어났다가 5세 때 부모를 따라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옌지(延吉)로 옮겨 그곳에서 초중고교를 다녔다. 남들보다 2년 일찍 초등학교에 들어갔는데도 공부를 잘해 칭찬을 많이 받았고, 체격도 또래보다 커 별 걱정이 없었다고 한다.

어릴 적 물리학에 취미를 붙였다가 나중에는 사업가에 뜻을 두고 베이징(北京)공업대로 진학해 경영학을 전공했다. 졸업 무렵에는 부모의 제안을 받아들여 서울 유학을 결심했다.

"대학 4학년 때 인턴으로 일하던 베이징전력공사에서 저를 마음에 들어 했습니다. 그때는 뭐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 입사하려고 했죠. 그러나 대학교수로 일하던 부모님께서 보시기에는 많이 부족해 보였나 봐요. 늘 저보고 '산 넘어 산이 있고, 사람 밖에 사람이 있다'고 하셨는데, 이전까지는 그 의미를 몰랐죠. 더 넓은 세상을 보라는 권유에 따라 고민 끝에 서울대 경영대학원에 지원해 운 좋게 합격했습니다."

2005년 9월 시작한 서울 생활은 모든 것이 낯설었다. 문화와 관습도 다르고, 같은 말을 쓰는데도 뉘앙스에 차이가 있어 오해를 빚는 경우도 있었다. 한동안 남들 눈에 어떻게 비칠지 몰라 주변의 눈치만 살폈다고 한다. 그래서 공부에 더 몰두했다. 도서관에서 밤늦게까지 공부하다가 새벽을 맞는 일도 잦았다.

"기자 생활을 하셨던 분과 프로젝트를 함께하던 중 '기자질을 하기가 어땠냐'고 물었다가 한동안 사이가 불편한 적이 있었죠. 한국에서는 '도둑질'처럼 나쁜 뜻에 '질'이라는 말을 붙인다는 걸 나중에 알았습니다. 오해를 사다 보니 말을 더 조심하게 되고 행동도 위축되더군요."

한국 생활을 익히는 데 더 보탬이 된 것은 동아리 활동과 아르바이트였다. 뭔가 동료와 어울리는 일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경영대학원의 DBM(Database Marketing)연구회에 들어갔다가 덜컥 부회장이 됐다. 외국인 회원은 혼자였는데 성실한 태도가 돋보였던 것이다. 여기서 한국적 인간관계를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공부하느라 여념이 없는 가운데서도 부모 신세를 지지 않으려 아르바이트도 닥치는 대로 했다. 번역이나 통역은 물론 인턴 생활도 하고 중국기업 취업 희망자를 대상으로 면접 코치도 했다. 그러다가 자신의 적성에는 금융이나 컨설팅 쪽이 맞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마침 신영증권에서 중국 전문가로 키울 사람을 뽑는다고 해서 지원했다.

"채용이 결정돼 2007년 12월부터 일하다가 비자 문제 때문에 정식 입사는 이듬해 2월에야 이뤄졌습니다. 유학생(D-2)비자에서 외국인취업(E-7)비자로 바꾸기 위해 금융감독원의 면접을 보는데 '한국 청년들도 일자리가 없는데 왜 외국 사람을 취업시켜야 하느냐'고 물어 당황했습니다."

지금은 2012년 도입된 재외동포(F-4) 비자를 갖고 있어 갱신만 하면 제한 없이 체류할 수 있게 됐다. 직장에서도 뛰어난 주식운용 실적으로 주변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고 한다. 2년 전에는 여의도 중국인 모임에서 만난 한족 출신의 LG화학 여직원과 결혼도 했다.

"회사도 저를 가족처럼 대해주고 도시 생활이 쾌적하고 편리해 만족스럽습니다. 당초 2∼3년 있다가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눌러앉게 됐네요. 술이나 담배도 하지 않고 돌아다니기도 좋아하지 않는 성격입니다. 사는 곳도 지금까지 서울대 근처를 벗어나 본 적이 없어요. 대신 운동은 좋아해 축구나 농구를 즐기고, 요즘은 집 근처 체육관에서 복싱을 합니다."

그러나 그런 그도 한국 생활에 불만이 없지 않다. 각종 사이트에 가입할 때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라고 하는데 외국인은 뒷자리가 5나 6으로 시작돼 거부당하기 일쑤라는 것. 투자자산운용사(펀드매니저) 자격증 시험을 보기 위해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에 가입하려고 했다가 결국 실패해 사이트 회사를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그것 말고도 한국이 글로벌 국가로 한 발짝 더 나아가려면 외국인, 다문화 자녀, 재외동포 등을 자꾸 구분하려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한다.

"2006년 정부 관련 기관이 각국 재외동포를 초청해 펼치는 답사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말도 잘 통하지 않고 문화도 각기 달랐는데, 오히려 다 같은 동포라는 공통점을 발견해 교감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회사 주선으로 한 달 반 동안 연수 생활을 한 미국 뉴욕의 헤지펀드 회사에서도 국적이나 민족을 따지지 않더군요. 한국 사람들은 99%가 같아도 1%만 다르면 차별한다고 합니다. 중국은 99%가 달라도 1%만 같으면 동질성을 내세우거든요. 국적이나 민족보다 정서적 유대감이 소통에는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이나 한국의 조선족 청소년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이야기를 들려 달라고 하자 "아직 그런 위치에 오르지 못했다"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자존감을 잃지 말고 그것을 뒷받침할 만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남과 같아서는 남을 앞설 수 없습니다. 자기만의 통찰력과 일관성을 지녀야죠. 그러려면 사고의 폭을 넓혀야 합니다. 제가 일하는 분야에서도 한 가지 시각만 가져서는 제대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한국과 중국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구글링을 통해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보는지 따진 뒤 최종 판단을 내립니다. 그런 점에서 이중언어와 이중문화라는 장점을 잘 살리는 게 중요합니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12일 만난 권덕문 신영증권 책임운용역은 "주가의 등락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길게 보라"고 조언했다. 2016. 8. 16

 

투자자에게 좋은 정보나 요긴한 도움말을 부탁하자 "개인투자는 권하지 않는다"면서 "어차피 투자전문회사보다 정보를 빨리 알 수 없는 만큼 주가의 등락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길게 보라"고 조언했다. 한국과 중국의 증시 전망에 관해서는 "둘 다 그리 밝지 않지만 그 가운데서도 좋은 기업이 있으니 이를 발굴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할빈시 흠창건석재회사 한군철 경리   (흑룡강신문=하얼빈)리흔 기자=최근 몇년 중국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로 인테리어 시장도 호황세를 타면서 대리석의 수요가 부쩍 늘었다. 과거에 기념물이나 조각 등에 많이 쓰이던 대리석이 요즘은 마감재로 특히 홈 인테리어에서 각광을 받는데 할빈시 흠창건(鑫创建)석재회사 한군...
  • 2017-08-04
  • 산둥성 라붕의류유한회사 이상철 사장   (흑룡강신문=하얼빈)이흔 기자= 어느 순간부터인지 청바지가 젊음, 활력, 패션 등 단어와 어울리면서 젊은이들 속에서 대세가 됐다. 따라서 생산자들은 소비자의 선호에 맞추느라 온갖 재주를 다부리는데 청바지를 빛바랜 복고 스타일로 만드는 등 그것도 모자라 구멍까지 내면서...
  • 2017-08-01
  •    (흑룡강신문=하얼빈)렴청화 연변특파원=2003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토보(淘宝), 중국의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성장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브랜드 가치 1위로 부상했다. 경제 활성화의 일등공신인 토보는 수많은 신흥부자들을 배출해냈다.   가눌무역유한회사(迦呐贸易有限公司)의 렴혜정(34세, 광...
  • 2017-07-31
  • 흑룡강송이문화미디어유한회사 김학봉사장   (흑룡강신문=하얼빈) 채복숙 기자=지난달 14일, 초만원을 이룬 할빈시조선민족예술관 극장, 화려한 무대복장을 차려입은 어린이들이 혹은 깜찍하게 혹은 발랄하게 또 혹은 어른스레 노래를 부른다. 무대 아래에서는 학부모들과 관중들이 어깨춤이 절로 나고, 아이 자랑에 웃음...
  • 2017-07-28
  • 연변주법원 전임 부원장 염영강이 말하는 고 윤수범선생 연변주법원에서 근무시 윤수범선생 고 윤수범선생을 회고하는 연변주법원 전임 부원장 염영강 고 윤수범 원장은 1985년도에 연변주법원 원장으로 전근되여 1993년까지 연변주법원에서 근무했다. 윤수범 원장이 갓 조동되여 왔을 때 나는 연변주법원 연구실 주임이였...
  • 2017-07-26
  •                 김영숙, 녀, 조선족, 1932년 3월 출생, 중국공산당원, 길림성 매하구시 광명가도 전도사회구역 주민.     완사업에서 김영숙은 모범이고 적극분자였으며 생활에서 그녀는 같은 표준으로 자신을 요구하고 양아들, 양딸을 자신의 자식처럼 여겼고 사회구역의...
  • 2017-07-26
  • 재한 조선족 서예가 일목 신현산씨의 서예 인생   (흑룡강신문=하얼빈)채복숙기자=웅건하고 박력감 넘치는 한자 행서, 오밀조밀하고 정교로운 한글 판본체... 그의 글씨는 항상 개성이 넘친다는 평판을 듣는다. 최근년간 한국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조선족 서예가 일목 신현산(62)씨, 그는 스스로도 묵향에 취해 40년을...
  • 2017-07-25
  •     하얼빈의과대학 제4부속병원 흉부외과 주임의사 최건 박사   (흑룡강신문=하얼빈)이흔 기자= 30년 넘게 의사 생활을 하면서 만 차례 넘는 수술을 집도하고 현재까지 성내 유일한 폐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완성해 업계 내에서 '가장 먼저 꽃게를 먹는 사람'으로 불리는 의사가 있어 화제가 ...
  • 2017-07-24
  •     (흑룡강신문=하얼빈) 류설화 연변특파원 = 명지바람이 불던 저번주 어느오후, 연변오덕된장술공장은 더욱 그윽한 술향기가 뿜어져나왔다. 구수한 된장문화의 혼과 넋이 이슬같은 술로 빚어져 된장술은 황금삼각주인 연변을 벗어나 이제 ‘통일주’로 부상되며 건축면적이 2만평방메터에 달하는 공...
  • 2017-07-20
  • 南熙哲 光辉灿烂的艺术人生 —访南熙哲先生   郭笑宇       南熙哲,朝鲜族, ,朝鲜民主主义人民共和国准博士学位,1958年8月21日出生在美丽的吉林省磐石市明城镇石山村。他历经了文革的浪潮和改革的春风的洗礼,在那个风云变幻的年代,作为一名地地道道的农民的孩子,他毅然选择用艺术改变...
  • 2017-07-16
‹처음  이전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