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중국동포 성공시대> (20) '대림동 터줏대감' 김성학 씨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10월31일 07시40분    조회:7057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김성학
2002년 대림동에 '연변냉면' 개업…'조선족 타운' 선견지명 적중

식당 손님들 보며 웨딩홀 진출 '촉' 발휘…사업장 4곳으로 늘려

"조선족에 대한 부정적 인식, 자주 소통하다 보면 해소될 것"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연변냉면이라고 하면 좀 낯설죠? 평양냉면도, 중국냉면도 아니고…. 실은 제 나름대로 석 달을 고민해서 지은 간판입니다. 중국동포(조선족)에겐 고향의 맛을 떠올리게 하고, 한국인 손님에겐 연변 요리를 소개하겠다는 뜻이죠. 이 정도면 고유한 브랜드로 봐도 되지 않겠습니까?"

서울 영등포구 대림역 근처에는 14년 동안 한자리에서 연변 전통요리를 선보여온 음식점이 있다. 조선족 3세인 김성학(59) 대표가 2002년 차린 '연변냉면'이다. 

28일 찾아간 연변냉면 본점에서 김 대표는 "한국으로 건너와 숱한 굴곡을 겪으며 이 자리까지 왔지만 대단한 성공담으로 봐도 될지 모르겠다"며 조심스럽게 인터뷰에 응했다.

서울 대림동 '연변냉면' 김성학 대표

그도 그럴 것이 김 대표는 고향인 중국 지린성을 떠나 38살이던 1995년 한국으로 건너오면서 인생의 항로가 확 바뀌었다.

"중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10년 넘게 공무원으로 일하다 한국으로 파견됐습니다. 그때가 한중 수교(1992년) 직후라 연변 당국이 서울 주재 사무소를 세웠거든요. 사무소 대표로 부임해 중국 동포의 출입국 문제를 돕고, 한국 기업의 연변 투자를 유치하는 업무를 맡았죠. 당시 조선족 입국 초창기라 불법 체류, 인권 탄압 등으로 진통이 많았어요. 밤낮없이 일하느라 힘들었지만 그만큼 보람도 컸습니다."

그의 한국 생활이 '제 2막'으로 접어든 것은 우연한 계기에서였다. '코리안 드림'을 품고 온 중국 동포가 점점 늘어나지만 막상 이들이 향수를 달랠만한 공간은 없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 것이다. 

김 대표는 곧장 시장 조사에 착수해 2001년 동대문구 장안동에 연변냉면 1호점을 차렸다. 하지만 평생 공직자로 살아온 그에게 음식 장사란 녹록지 않았다.

"처음엔 눈앞이 깜깜했죠. 고기는 어디서 떼어오는지, 채소는 어디서 배달받는지 하나도 몰랐거든요. 너무 힘들 땐 '내가 여기서 뭐 하고 있나' 하는 후회도 했습니다. 그래도 매일 같이 동대문을 돌며 전단을 뿌리고, 연변식 순대를 만들어 포장마차에 납품도 했죠. 단속은 왜 그리 자주 나오는지….(웃음) 이래저래 힘든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고생 끝에 낙이 오는 법. '연변냉면에 가면 고향의 맛을 볼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점차 매출이 늘었다. 김 대표는 여세를 몰아 2002년 연변냉면 2호점을 냈다. 심사숙고 끝에 선정한 입지는 다름 아닌 대림역 인근.

지금은 대림동이 '조선족 타운'을 방불케 하는 중국 동포의 밀집지가 됐지만 2000년대 초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왜 하필 대림동을 택했느냐'고 물었다. 

"발품을 팔아보니 대림동에 월세방이 밀집했더라고요. 대중교통도 편리해 보였죠. 조만간 조선족이 몰려올 동네라는 판단에 과감하게 대림역 코앞에 2호점을 차렸습니다. 실제로 얼마 뒤 중국 동포가 너도나도 대림동에 터를 잡아 '조선족 타운'이 형성됐고, 그제야 양 꼬치, 중화요리 전문점도 줄줄이 들어섰죠. 저희 연변냉면은 일찌감치 자리를 닦은 덕택에 경쟁에서 선점 효과를 봤습니다."

김 대표가 2004년부터는 장안동 지점을 접고 대림동에 '올인'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2003∼2005년 사이에 경기 안산, 서울 남산·명동 등에도 잠시 분점을 냈다가 가망이 없다고 판단되자 즉시 철수했다.

대신 대림역 인근에 연변냉면 2호점, 연변웨딩홀 1·2호점을 차례로 열고 사업을 확장했다. 신사업으로 웨딩홀에 진출한 데도 김 대표 나름의 '촉'이 있었다고 한다. 

"식당에 찾아오는 손님을 보니 하나둘씩 결혼식을 하고, 돌잔치를 열고, 회갑연을 열더라고요. 중국 동포들이 한국에 정착하는 시대가 된 겁니다. 이들을 겨냥한 것이 웨딩홀 사업이죠. 예식 진행, 상차림, 연회장 인테리어, 의상 등을 가급적 조선족 전통 풍습대로 서비스해요. 가능하면 중국에서 하던 대로 잔치를 치르고 싶어하는 동포가 많거든요. 한국에서는 뷔페를 많이 차리지만 중국 동포는 원탁에 한상차림을 선호하는 식이죠."

김 대표가 현재 대림역 사업장 4곳에서 맞는 손님은 하루에 많게는 수백 명에 달한다. 15년 전 주방장을 포함해 직원 6명으로 시작한 사업이 이제는 수십 명의 일터가 됐다.

그래서인지 김 대표는 중국 동포가 한국 사회의 이웃으로 정착하도록 돕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는 2014년부터 중국동포연합중앙회 초대 회장을 맡아 한국 사회와 중국 동포를 잇고 있으며, 올해로 3년째 3만∼4만 명이 모이는 '중국동포 민속문화 축제'도 열고 있다. 

연변 전통요리가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을까. 이날 맛본 연변냉면 한 그릇에는 낯설게도 수박 조각과 메추리알이 동동 떠 있었다. 육수는 매콤하고 면은 쫄깃해 함흥냉면과 평양냉면의 중간쯤, 물냉면과 비빔냉면의 중간쯤 되는 맛이었다.

식탁에 마주 앉은 김 대표가 한마디를 건넸다. 

"연변냉면이 처음엔 좀 새롭죠? 하지만 몇 젓가락 들다 보면 금방 '이 맛이구나' 하실 겁니다. 제가 보기엔 중국 동포가 마치 연변냉면 같아요.(웃음) 한국인이 보기에 처음엔 문화적 차이가 크겠죠. 부정적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하지만 자주 소통하다 보면 어느새 가깝게 느껴질 때가 올 겁니다."

서울 대림동 '연변냉면' 김성학 대표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나무조각에 뜻을 둔 사람들과 함께 재능을 공유하며 더불어사는 삶을 살고싶습니다. 우리의 자원으로 우리 민족의 특색과 전통을 지닌 브랜드공예품을 만들어 연변을 해내외에 널리 알리는데 ...
  • 2016-04-28
  • 본 방송국 기자의 취재를 받고 있는 권오용 박사(오른쪽)  복건성 하문시 장경병원 안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권오용 의학박사의 말이다. 2010년 권오용씨는 일본 야마구지 대학에서 의학박사과정을 마치고 7년째 하문에 정착하여 살아가고 있다. 자랑스런 농민의 아들  권오용씨는 1979년 길림성 영길현의 한 평범...
  • 2016-04-28
  • 한중일경제발전협회장 맡아 쌓은 인맥 활용해 컨설팅업 운영 "중국에 안전 식품 수요 높아…화장품 공장 건설도 해볼 만"  (서귀포=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는 '2016 한중 민간 경제협력 포럼'이 열렸다.  '한중 FTA와 산업협력 추진'이...
  • 2016-04-27
  •        (흑룡강신문=하얼빈) 이수봉기자=헤이룽장성내에서 '박씨 단칼'(朴一刀)로 불리우며 직장외과 수술의 ‘넘버원’으로 명망 높은 의사가 있다. 그 주인공은 하얼빈의과대학 제1병원 직장외과(结直肠外科)주임겸 보통외과(普外科)부주임 박대훈(56. 사진)박사다.   그는 주임...
  • 2016-04-25
  • 물류·무역회사 운영하며 외식 프렌차이즈에 뛰어들어 "성장세 큰 요식업으로 승부…차스닥에 상장하는 꿈"    김철용 대표 (울산=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중국 비즈니스 트렌드가 제조·수출에서 내수·소비로 바뀌고 있다는 데 착안해 업종을 다각화했죠. 특히 성장세가 큰 요식업으...
  • 2016-04-25
  • 20여 개국에 연간 CCTV 50만 대 수출…매출 200여억 원 의료용 내시경도 개발 완료해 독일·미국 등 진출 계획 이대홍 동사장 (울산=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CCTV는 '폐쇄회로 텔레비전'(Closed Circuit Television)이다. 특정한 시설물에서 유선TV를 사용해 특정인만...
  • 2016-04-24
  • 최근 들어 사회단체들의 역할이 과거와 눈에 띄게 달라지고있다. 특히 기업인 위주의 협회들이 지역내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기업의 사회적공헌과 지역사회의 기업 지원정책 등 보다 범위를 넓힌 상생에 초점을 맞추고있다.   지난 2002년 출발한 연변과학기술대학 AMP(최고경영자과정) 동문회가 조선족...
  • 2016-04-21
  • ▲ KBS 전국노래자랑 영등포구편 최우수상 수상자 리희야양 중국 길림성 연변출신의 조선족 리희야가 일전 한국 KBS 전국노래자랑에서 최우수상 영예를 받으며 또 한명의 조선족스타가수의 탄생을 예고했다. 리희야는 지난 4월 9일 오후 1시(한국시간) 한국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대로에서 펼쳐진 영등포구편 KBS 전국노래자...
  • 2016-04-15
  • 농민화가 김왈림 선생, 사라져가는 세시풍속을 벽화로 남기다   글/서정옥   료녕성 무순시 북역 서남쪽 “한제원조선족특색거리”를 거니는 발걸음은 자연히 느릿느릿해진다. 아니, 몇번이고 벽화속에 퐁당 뛰여들어가고 싶어진다. 그네 뛰고 널뛰고 씨름하는 오락장면, 김치 담그고 찰떡 치는 생활장...
  • 2016-04-14
  • [연변을 클릭하는 사람들 22] 연변대학 녀성평생교육총동문회 김영순 회장 회장이란 타이틀 벗어나 사심없이 가장 낮은 자세로 다가가 연변대학 녀성평생교육총동문회 김영순회장 인터뷰   “항상 따뜻한 메시지로 감동시키는 우리 회장님.” “항상 저희 아픈 상처를 글로 보듬어주네요. 그럴 때...
  • 2016-04-13
‹처음  이전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