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붓끝에서 자연은 영원한 순간으로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3월2일 19시43분    조회:9069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박청운
자연과의 만남은 늘 경이로워서 때론 바람 한점, 구름 한폭에도 온 세상이 아름다워지는 때가 있다. 연변은 특히나 아름다운 산과 물이 있어 푸근한 향토풍정을 느끼게 만든다. 박청운화가(54세)의 붓끝에서 자연은 영원한 순간으로 한장의 그림에 머물러있으며 매 작품마다에서 풍경은 오로지 그 자체만으로 주제가 되여 생생하다. 지난 달 17일, 박청운화가의 화실을 찾아 그의 작품들과 그에 깃든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현재 연변대학 미술학원에서 석사생지도교수로 있는 그는 다년간 연변의 산과 물을 찾아다니며 부지런히 사생작품을 그려가는 화가이다. 왜 꼭 연변일가. 대부분 화가들이 더 나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전국 나아가 외국까지 방방곡곡을 누비며 작품의 근거가 될만한 풍경을 찾아다니지만 그는 굳이 연변에 남아 이곳의 산과 물을 그린다. 무엇보다 그의 작업은 민족의 전통감수를 그림에 담는 일이며 언제 사위여 꺼질지 모르는 민족의 풍경을 기록하는 일이다.
 

사실 이 같은 사생작업의 시작은 30년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당시 연변대학 미술학원에 재학중이던 박청운화가는 학급의 친구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두만강 천리 사생”을 떠났다. 연길- 도문- 삼합- 화룡- 장백산을 코스로 하여 4개월의 일정을 마무리하니 200여점의 사생작품이 탄생했다. 30년이 지난 뒤 홀로 그 길을 다시 걷고있는 박청운화가의 가슴에는 씁씁함이 없지 않다.


 

“많은것들이 변했습니다. 옛날의 높고 푸르렀던 산을 보기 힘들었고 세찬 강물의 흐름소리도 들을수 없었습니다. 물줄기가 말라버린 곳도 많았고 비여있거나 허물어진 집들도 많습니다. 대부분의 옛날 초가들이 지금은 벽돌기와집으로 변했는데 생활형편이 나아진것만큼 잃은것도 적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문에 더구나 잃어져가는 조선족들의 생활을 그려야겠다는 생각들이 어떤 사명감처럼 그의 머리속을 채웠다. 조선족화가로서의 생명력은 오로지 자신의 뿌리를 지켜낼 때만이 가장 푸르게 빛을 발할수 있으며 그런 의미에서 연변의 자연풍경을 그리는 일은 가장 연변적인것이다. 그렇게 지난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근 300여점의 작품이 모아지게 되였다.
 

모든 작품이 연변의 산수를 그렸다하지만 그 어느것 하나 닮은것이 없다. 닮았다면 그속에 묻어난 화가의 감수와 필치가 닮았을뿐. 특히 인상에 남는것은 화가가 룡정 오봉산의 아래 마을에서 그린 늙은 량주가 살고있는 하얀 집의 모습이다.
 

이날 화실에 걸려진 “하얀 집”의 그림은 모두 두장이였는데 한장은 가을에, 한장은 겨울에 그린것이였다. 박청운화가의 소개에 의하면 이 집은 100년도 더된 집이다. 하얗게 회칠을 한 벽과 구새 먹은 통나무로 세운 굴뚝, 가을에는 빨간 고추다래가 벽 한켠에 가득히 쌓여있었고 겨울이 되니 두묶음으로 나뉘에 각각 처마에 매달려있다. 울바자에 기대여 곱게 피였던 노랗고 빨간 꽃들이 겨울이 되니 가지만 비쭉 남아있었으며 집뒤로 보이는 산자락과 지붕에 잔설이 남아있는 모습을 제외하고 가을에 비해 겨울의 모습은 여전히 고즈넉함이 묻어있다. 마당에서 여유작작하게 모이를 쫓고있는 닭들의 모습도 정겨웠다.
 

박청운화가가 이 그림을 완성하는데 걸린 시간은 두시간 정도, 화가가 느낀 그 한순간의 감수가 화가의 머리속에 주입되였다가 다시 캔버스에 옮겨진것이다. 박청운화가는 사생의 묘미가 바로 거기에 있다고 말한다. 할머니가 걸어가는 모습, 닭들의 움직임은 화가의 특유한 감수성과 느낌으로 붓을 쳐 형상화되며 일부러 부각해냈다면 오히려 그 자연스러움이나 생동감을 잃게 될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붓의 효과외에도 박청운작가는 또 사생을 할 때의 조형이나 색감도 아주 중요하게 여긴다. 이를테면 한붓에 나올수 있는 닭의 형상을 위해서는 전반 화면에 어울리는 색을 한붓에 담아 순간적으로 그려내야 한다는것이다. 물론 이것은 깊이 있는 내공을 필요로 한다.
 

많은 풍경중에서도 박청운화가는 가을과 겨울의 풍경을, 특히 겨울풍경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눈으로 덮힌 하얀 백설세계, 오로지 흰색과 회색으로 그려야 하는데 고난도의 작업을 필요로 한다. 한겨울 추위와 싸우며 그려낸 한점한점의 작품에는 경이로운 자연과 그 자연이 뿜어내는 거대한 에너지가 그대로 보여진다.
 

“사생은 자연에서 얻은 자기 감수를 자신의 예술기초를 통해 드러내보이는 작업입니다. 머리속의것을 모두 비우고 오로지 자연에만 몸을 맡긴채 대자연에 대한 감오로 작품을 내와야 합니다. 때문에 자연을 통해 얻는 화가의 감수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수년이 지난후에 어쩌면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지워질지도 모르는 연변의 력사 그리고 산과 물을 그림으로 남겨놓는 그의 사생작업은 요즘처럼 시장으로 내몰리는 우리의 예술현장에 더구나 가슴 따뜻한 풍정을 그려준다.
 

연변일보 박진화 기자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새중국이 육성한 조선족원사들-3   중국공정원 원사 바이러스연구 전문가 김녕일 박사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김녕일 원사.   바이러스 연구 분야에서 30여 년간의 고심하고 꾸준한 연구를 거쳐 선두주자로 활약하는 중국 군사수의대학 박사생 지도교사 김녕...
  • 2019-07-02
  • '이주 2세대' 이광평 씨의 '만주로 건너간 조선족들'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제가 일으킨 전쟁의 와중에 한반도에서 중국 만주 지역으로 강제 이주한 조선인 약 600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기록집이 일본에서 출간됐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이주 2세대인 이광평(74) 씨가 최근 이주 조선인들...
  • 2019-06-28
  •         (흑룡강신문=하얼빈) 남석 기자= 중국에서 개혁개방을 실시한지도 어언 40여년이 흘렀다. 개혁개방의 동풍을 타고 우리 조선족들은 새로운 꿈과 희망을 안고 새 삶을 찾아 선대들이 개척한 고향땅을 떠나 대도시로 연해 개방도시로 대거 이주했다. 이로 인해 중국 조선족은 동북3성 위주로부터...
  • 2019-06-27
  • ㅣ새중국 창건 70년ㅣ   2013년 한해의 마감이 바야흐로 다가오는 12월 19일, 중국과학원에서 발표된 한 소식으로 전국 200만 조선족은 격동과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달 탐사에 필요한 마이크로파 원격탐사 기술을 개발해 중국 항공우주 분야에 독보적 업적을 남긴 강경산 원사에 이어 조선족 과학자로는 두...
  • 2019-06-25
  • 연변금강맥주양조유한회사 김성수 대표를 만나다 “연변은 창업기회가 많은 곳입니다!”       김성수 대표   귀향 후 색다른 창업 아이템과 끈기 있는 실천으로 자신의 꿈을 고향에서 성공으로 이끈 조선족 창업자이며 연변에서 첫 본토 수제맥주를 탄생시킨 ‘연변금강맥주양조유한회...
  • 2019-06-25
  • 1976년 5월에 김영자는 제1자동차공장에 입사하면서 자동차공장병원 소아과에서 9년간 근무했다. 자동차공장병원에서 근무하는 기간 그녀는 어떤 일터든 막론하고 조직의 부름이면 어디든 달려갔고 당원의 자각을 안고 시키지 않는 일도 묵묵히 해왔다. 당기가 걸려있는 로당원 김영자의 거실. 1...
  • 2019-06-21
  • 그는 전설적인 인물이다. 하나의 탄피로 겹겹의 베일을 벗겼고 절반짜리 지문으로 진범을 확정했다. 풍부한 경험으로 여러차례 혁혁한 공을 세운 그는 중국 경찰계에서 중대하고 해결이 어려운 형사사건의 흔적을 검증하는 ‘대들보’로 불리우고 있다. 그는 모범적인 인물이다. 지원군 전사로부터 형사기술 전문...
  • 2019-06-19
  •     심양건축대학 한국인 김준봉 초빙교수 인터뷰       (흑룡강신문=하얼빈) 남석 기자= 장장 25년 간 중국의 연변과학기술대학, 북경공업대학, 심양건축대학에서 초빙교수로 사업하면서 중국을 중심으로 한국의 전통적인 온돌문화를 세상에 널리 전파하는 한국인 교수가 있어 화제다. 바로 한국 우...
  • 2019-06-13
  • 춘흥촌 신경혁서기가 꿈구는‘영화기지+군중 연기자+배당금’식 농촌체험 관광마을 연길시 의란진 춘흥촌 당지부 신경혁서기 거주 촌민 500명에 절대 다수(75%)가 조선족인 마을ㅡ연길시 의란진 춘흥촌은 수식어가 많다. 선후로 연변주 10대 아름다운 향촌, 길림성 아름다운 향촌, 중국 아름다운 레저향촌,...
  • 2019-06-11
  •        새중국이 육성한 조선족원사들-1   중국공정원 조선족 원사 강경산   왕이(网易) ‘과학의 대가’ 2019년 제11기 표지인물로.   중국 마이크로파 원격탐지기술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으로 과학 탐구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놓은 과학자가 있다. 중국 항공기술 발전 력사에서 3...
  • 2019-06-10
‹처음  이전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