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뚝배기에 맛과 정서를 담고서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8월14일 10시45분    조회:10806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허향순
연성전통음식유한회사 허향순 사장



                연성전통음식유한회사 허향순 사장


“뚝배기, 고려시대 만들어진 우리 민족의 정서를 대변해주는 대표적인 식기, 냄비처럼 빨리 끓지는 않지만 한번 뜨거워지면 쉽게 식지 않는다.”

“연성뚝배기” 료리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것이 이와 같은 문구이다. 간단한 한마디에 우리 민족의 전통식기로 알려진 뚝배기의 력사와 문화 및 그 특성까지 잘 대변해주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 “연성뚝배기”는 연길시내에 흔한 여느 조선족식당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조선족음식의 전통맛과 전통문화를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널리 홍보하는 그 노력만큼은 식당을 찾은 고객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연성뚝배기”의 주인인 연성전통음식유한회사 허향순 사장은 의연히 “민족과 전통의 미(美)와 미(味)의 결합”을 신념으로 내걸고 다년간의 실천속에서 고객들의 입맛과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전통문화의 미'행사 개막식 한장면
 
사실 허향순 사장은 처음부터 식당업에 뛰여들었던것은 아니였다. 1980년대말 장춘상업전문학교 중약과를 졸업한 허향순 사장은 연변의약공사에 배치 받아 약제사로 근무하였다. 당시 개혁개방이 본격적으로 실시되는 시기로 의약산업은 연변의 특색산업의 하나로 각광받았으며 경제수익이 높았다. 따라서 약재사라는 직업은 그 누가 보기에도 화려한 직장이였다. 우연한 기회에 한국을 찾았던 허향순 사장은 한국에서 한약사의 인기를 실감하게 되였다.

“1992년 남편 친구의 초청으로 한국에 려행하러 갔어요. 우연하게도 서울 모 한의원의 원장을 알게 되였고 당시 한국에도 한약사라는 직업이 있음을 알게 되였지요. 원장님은 제가 중국에서 배운 한약지식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졌으며 저더러 한국에 남아 함께 일할것을 제의했어요. 저도 원장님의 제의에 흔쾌히 응했구요.”

그리하여 1992년 하반년부터 허향순 사장은 본직장인 연변의약공사에 무급휴직을 제출하고 한국의 한의원에서 근무하게 되였다. 그는 한약사라는 직무에 충실하는 동시에 저녁시간에는 한의원 바로 옆에 있는 분식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였다. 무심코 시작한 분식집의 아르바이트는 허향순 사장으로 하여금 우리 민족의 전통음식에 깊은 흥취를 가지게 하였고 식당업에 뛰여드는 실마리가 되였다. 그는 분식집 주방에서 음식을 나르면서 한식 료리법들을 필기장에 차곡차곡 적었다. 한식중에서도 허향순 사장은 찌개를 끓이는 뚝배기에 호기심이 생겼고 한번 끓으면 쉽게 식지 않는 뚝배기의 매력에 푹 매료되였다.

“뚝배기를 처음 보는 순간, 저는 어릴적 시골에서 할아버지께 진지상을 차려드리던 정경이 떠오르더군요. 가난했던 세월이지만 할머니는 언제나 할아버지께 뚝배기로 찌개를 끓여서 밥상을 차려드렸거든요. 그때 아마 햇밥에 청국장이 가장 맛있고 귀한 음식이였던것같아요.” 어린 시절 뚝배기에 관한 추억을 그리면서 허향순 사장이 한 말이다.

현재 한식점이나 일반가정에서도 쉽게 찾아볼수 있는 뚝배기는 찌개를 끓일 때 또는 설렁탕, 육개장, 삼계탕과 같은것을 담을 때 쓰는 예로부터 전해온 우리 민족의 토속적인 그릇의 하나이다. 뚝배기에 쌀뜨물을 부어 된장을 풀어서 끓인 뚝배기찌개는 우리 민족의 식생활에서 빼놓을수 없는 음식이다. 뚝배기에는 이런 문화가 담겨있다. 뚝배기에 찌개를 끓여서 그대로 밥상우에 올려놓으면 반드시 어른이 먼저 수저를 댄 뒤에 먹어야 하며 동시에 한꺼번에 두 수저가 들어가는것을 피하기 위해 손우 사람이 먼저 찌개를 뜰수 있게 손아래 사람이 잠시 멈추는것이 례의이자 미풍이다. 이처럼 뚝배기는 우리의 장유유서(长幼有序) 정서를 대변해주는 대표적인 식기이다.
 

뚝배기에 깃들어있는 문화적 함의와 민족정서를 인식한 허향순 사장은 그 문화를 연변에서 뿌리내리게 하고 싶었다. 마침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연변의 식당에서 뚝배기료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일반가정에는 몰라도 식당에서는 뚝배기로 찌개를 끓이는 문화가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 허향순 사장은 한국에서의 9개월간의 한약사 생활을 접고 분식집에서 배워둔 한식 료리법과 시장에서 구매한 뚝배기를 갖고 1993년 봄에 연길로 돌아왔다.

귀국한 허향순 사장은 급히 식당을 차린것이 아니라 작은 커피숍을 운영하면서 전통음식에 대한 공부를 체계적으로 하였다. 어릴적부터 료리에 애착을 가진 허향순 사장은 어머니로부터 전통료리법을 그대로 전수받아 음식솜씨가 이만저만이 아니였다. 커피숍 직원들은 모두 그의 음식솜씨에 탄복을 하였고 매일과 같이 그가 만든 반찬에 밥을 먹는것이 소원이라고 했다. 이로부터 신심을 얻은 허향순 사장은 본격적으로 식당을 꾸릴 준비에 착수하였다.

“뚝배기로 식당을 꾸리자고 하니 시집온후 시어머니께서 매일과 같이 끓이던 청국장이 생각났어요. 시어머니는 함경도 태생으로서 전통방식대로 청국장을 끓였어요. 저는 그 독특한 맛과 냄새를 머리속에 기억해두었고 만드는 비법까지 전수받았지요.”

콩을 물에 18시간 정도 불려 솥에 넣고 푹 삶은 다음 불을 끄고 뜸을 들인후 소쿠리에 벼짚을 깔고 담아 40℃~45℃의 아래목에 이불을 씌워 덮어 2~3일 동안 발효시키면 실 같은 진이 생기면서 청국장이 완성된다. 이를 뚝배기에 두고 끓이면 약간 지독하면서도 구수한 청국장 냄새가 풍기는데 그 냄새가 역하여 사람들은 청국장을 “썩장”이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청국장을 먹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맛에 푹 빠지지 않을수 없을것이다.
 
 
'전통문화의 미'와 나눔의 향연을 선보인 허향순 사장
 
또한 연변에는 한국에서도 찾아볼수 없는 독특한 장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오누이장이였다. 오누이장은 메주를 쑬 때 삶은 콩과 묵은 된장을 7:3의 비률로 섞어서 만든것으로서 그 맛은 된장, 청국장보다 훨씬 좋았다. 오누이장을 뚝배기에 물과 함께 넣어 걸죽하게 끓여서 입에 넣으면 콩이 입안에서 착착 감기면서 구수하고 건강한 맛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이것이 바로 오누이장의 매력이다.

1996년 허향순 사장은 청국장, 오누이장, 된장찌개, 미역국, 콩나물국 등 5개를 메뉴로 정하고 “연성뚝배기”의 문을 열었다. 어른들을 공경하는 정성이 담긴 옛날 시골밥상을 차리듯  “연성뚝배기”는 조선족전통음식의 미(味)를 살리는데 정성을 다하였다. 과연 전통음식의 미(味)는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얻었고 “연성뚝배기”는 승승장구의 길에 올랐다.

현재까지 20여년간 “연성뚝배기”를 경영해오면서 허향순 사장은 시종 조선족전통음식의 맛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온갖 심혈을 몰부었다. 식당의 주방장은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줄곧 따라왔고 식재료의 선택도 비교적 엄격하였으며 특히 음식을 만들 때 다양한 조미료를 넣는 대신에 식재료 원유의 향을 돌출시키는것이 비결이였다. 허향순 사장은 우리 음식의 가장 큰 특징이 조미료가 적게 들어가고 식재료의 천연적인 맛 그대로를 표현하는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곰탕이나 찌개를 끓일 때는 무엇보다 료리사의 지극한 정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탕과 밑반찬의 조합도 조선족음식의 특색이라고 생각됩니다. 순두부찌개와 배추김치, 꼬리곰탕과 깍두기, 오누이장과 취나물, 미역국과 오이장아찌…… 어떻게 보면 이런 조합은 천생연분이자 찰떡궁합이지요.”

허향순 사장은 식당업에 관심을 갖고 실천해오면서 전통음식에 대한 조예가 날로 깊어져갔다. 실제로 그의 사무실에는 “조선족 전통김치”, “아름다운 한국음식”, “조선료리전집”, “조선족 전통료리”, “우리 료리 이야기”, “한식세계화를 위한 한국음식조리법 표준화 600선”, “한국음식의 단언들” 등과 같은 음식에 관련된 책들이 책장에 고스란히 줄지어져 있었다. 근년래 허향순 사장은 음식의 미(美)를 표현하는데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 그의 말대로라면 우리 음식은 먹는 맛과 보는 미의 결합이 있어야만 완벽하기 때문이다. 뚝배기가 바로 우리 민족의 이와 같은 심미방식대로 만들어진 대표적인 식기이다.
 

 
연성각에서 치르는 전통혼례 한장면
 
2013년 5월, 허향순 사장은 연길시 교외에 자리를 잡고 한옥마을을 지었으며 “연성각(延盛阁)”이라 이름을 달았다. “연성각”은 우리 민족 특색의 건축풍격으로 전통문화의 미(美)를 한결 돋보이고 있다. 현재 “연성각”은 연길시의 관광명소로 거듭나고 있으며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드나들고 있다. 특히 2016년에 조선족전통문화축제가 이곳에서 개최되면서 허향순 사장은 전통음식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키는데 더욱더 큰 기여를 하게 되였다.

한번 뜨거워지면 쉽게 식지 않는 뚝배기, 우리 민족의 끈질긴 성격과도 닮았다. “연성(延盛)”이란 연변에서 뿌리박고 꾸준하게 성대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허향순 사장의 전통음식문화에 대한 사랑은 뚝배기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는 찌개처럼 식을줄 몰랐다. 된장, 순대, 김치 등 전통음식들도 기계화 생산이 가능한 시대에 “연성뚝배기”는 여전히 수공방식을 고집하면서 전통음식의 얼을 지켜나가고 있다.▣

중국민족잡지 김향덕 기자

파일 [ 6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원제: 매편의 기사 모두 작품처럼] 《훌륭한 기자, 편집이 되려면 우선 신문사업이 신성하고 영광스러운 사업이라는 긍지를 가져야 한다.》 《문화대혁명》이전부터 신문 기자, 편집 사업을 해온 김경석선생은 신문사업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기자, 편집을 하기 어렵다고 력설한다. 김경석선생은 1960년 연변대학 조선언어문...
  • 2005-11-09
  • 중앙 1호문건이 시달되자 농민들의 농사열정이 크게 제고되여 왕년에 버려져있던 묶은 경작지마저 다시 부치고있다. 그런데 경작지 면적에 비해 농촌의 로력이 딸리여 농망철이 되면 모두가 인력난으로 쩔쩔매고있다. 이를 감안한 화룡시 투도진 룡원촌 제2조의 황명선 촌민은 대담하게 7만 5000원의 돈을 들여 종합수확기 ...
  • 2005-11-08
  • [원제: 중국 진출 선진기술 앞세워라] 중국 진출 4년만에 발을 붙였다는 소문을 듣고 방문을 갔더니 대화 첫 머리부터 “중국은 시장이 큰만큼 기회도 많지만 그래도 진출시에는 반드시 선진기술을 앞세우고 들어 와야 한다”며 총화발언을 하는 김인규사장, 그는 건축도료 전문회사인 장춘(주)코미톤건자재유한회사의 주인...
  • 2005-11-08
  • [원제: 인생은 끝없이 일하면 사는것] 사업을 해본 사람이라면 큰 사업이 아니더라도 창업이란 얼마나 신고스러운 일인지 잘 알고있다. 그리고 우리는 쉽사리 창업의 마음을 내리지 못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넉넉한 퇴직금에 자식들마저 잘 되고있어 아무런 뒤근심이 없다 할수 있는 퇴직자가 창업에 뛰여든다면 리해를 하지...
  • 2005-11-08
  • 상해 미술 전문학교 우등졸업 한낙연이 중국공산당에 입당할 당시 중국국민당과 공산당은 항일이란 큰 목표 아래 국공합작을 시도하고 있었다. 이러한 긴박한 상황에서 한낙연에게 상부로부터 특별한 임무가 부여됐다. 그것은 국민당에 위장 입당해 대외적으로는 국민당으로 활동하라는 지시였다. 물론 중국공산당당적은 비...
  • 2005-11-07
  • 10월 21일 오전, 도문시 량수진 량수촌 21촌민소조의 조장 문영금씨로부터 시동생 최동원일가에 대한 소개를 듣고 그들을 찾았다. 《정말 그들처럼 착실하게 살면 외국에 돈벌러 가려고 아득바득 할 필요가 없습니다.》 량수촌권복순서기도 문영금조장의 말에 동을 달았다. 《부부가 손잡고 올해 논과 밭을 5헥트를 다루고있...
  • 2005-11-07
  • [원제:12살 연변소년 리소명 하버드대학생으로] 어린시절부터 《대통령》이 꿈, 올 대학입시서 660점 6월에 있은 전국고등학교입학통일시험에서 12살밖에 안되는 연변조선족소년 리소명이 660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따낸 뒤 7월 그리고 8월에 있은 2차례의 하버드대학 중국류학생선정시험에서까지 계속 우수한 성적을 확보해...
  • 2005-11-07
  • [원제:비룡실업의 진로밑에 깔린 《문화감각》] 박성룡총경리의 남다른 속궁리를 적어본다 1997 년 3 월18 일에 중국광전부의 허가를 받고 길림성광전청에서 전문 국내외 위성설비판매설계설치허가증을 취득하여 설립된 길림성비룡실업유한회사(간칭)는 현재 중국내에서 유일하게 국내외위성방송설비 판매, 설계,설치, 권한...
  • 2005-11-05
  • [원제:력사를 알아야 자존심 지킨다] [img count='1' img] 20여년간 조선인혁명가들을 조사연구해온 최룡수교수를 만나 9월중순, 길림대학 조봉빈교수로부터 중앙당학교 최룡수교수가 쓴 글을 받았는데 그것은 혁명과 예술을 결합시킨 한락연의 사적을 담은 글이였다. 그 글에서 우리 민족혁명가들의 사적을 발굴하기 위해 ...
  • 2005-11-05
  • [원제: 79세로인 웅변대회에 참가해] 발표시간: 2005-11-03 오후 3:33:10 주당위 선전부 문명판공실에서 주최한 전주 선진사적 웅변대회가 어제(2일), 연변텔레비죤방송국 스튜디오에서 있었습니다. 이는 올해 67세에 나는 훈춘시교육국 새일대관심사업위원회 주임인 량조희가 전주 선진사적 웅변대회>에서 한 말입니다. 전...
  • 2005-11-04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