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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생활 16년, 미용사로부터 행정서사로 되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5월31일 11시22분    조회:9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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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이름 : 장순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당찬 여자
   일본 생활 16년, 미용사에서 행정서사가 되기까지

   

  (흑룡강신문=하얼빈) 김선화 기자= 미용사와 행정서사, 너무나 판이한 두 분야, 얼핏 보기에 연관이 없는 두 분야이지만 교집합을 이루니 바로 장순화 씨(42)가 그 주인공이었다.

  16년 전 일본유학을 가기 전, 장순화 씨는 미용 분야에 종사했다. 그러던 그녀는 일본 유학에서 미용분야와는 180도 다른, 법률지식을 장악해야 하는 행정서사로 거듭난다. 자국의 법률도 아닌 일본의 법률 지식을 습득해야 하는 행정서사로 직업을 바꾼다는 것은 누구나 감히 엄두를 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순화 씨는 자신에게 있어 생소했던 분야를 정복하고 전문가로 해당 영역에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일본에서 행정서사(行政书士)는 의뢰인의 부탁으로 수당을 받고 행정기관(성・시 ・ 현 정부, 법무국, 경창서, 출입국관리국 등)에 제출하는 서류나 주민의 권리의무사실 증명에 관한 서류의 작성 및 대리제출 등을 업무로 하는 전문인원을 말한다. 일반 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인기 직종인만큼 일본에서 행정서사 시험에 합격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와 같다고 한다. 일본인들도 따내기 어렵다는 자격증을 의학과 미용을 전공한 외국인이, 그것도 세 번만에 행정서사 자격시험에 합격했다니 일본인들도 혀를 내두를 일이다.

   

 

 

▲사진= 워킹맘의 어려움은 어느 나라나 똑같다고 하는 장순화씨, 그러나 아이의 성장은 한번 뿐이라며 기어코 일과 육아를 병행하고 있다.

   

  하지만 장순화 씨는 세 번 만에야 합격했다며 겸손하게 말한다. 이쯤 듣고 보면 그녀가 행정서사에 도전장을 내민 계기가 궁금하다.

  일찍 연변위생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발을 들여놓은 장순화 씨는 연길시의 모 유명한 성형외과에 취직했다. 수술실 간호사로서 수술중 어시스트와, 성형외과 상담을 하던중 그녀의 솜씨를 일찍 눈여겨 본 원장은 간호사업무외에도 눈썹, 아이라인 문신 시술을 가르쳤는데 솜씨가 뛰어났다. 한때 장순화 씨로부터 눈썹 문신 시술을 받기 위해 찾아오는 고객이 문전성시를 이루었다고 한다. 한편 그녀는 피부미용사로도 활약했다. 그렇게 잘 나가던 그녀는 원장의 권유로 돌연 일본유학을 가기로 했다. 그녀의 말을 빈다면 전지전능한 미용사가 되기 위해 일본 유학을 결심했다.

  그때만 해도 세계 각 국에 미용전문학교는 많지만 미용대학교는 일본에 하나 밖에 없었다고 하는 그녀, 일본에서도 학비가 비싸기로 유명하지만 꿈을 위해 기어이 어려운 길을 걷기로 했다. 그렇게 그녀는 미용원 원장의 추천으로 2001년 일본 땅을 밟게 되었다.

  중학교 때부터 외국어로 영어를 배웠던 장순화 씨는 '가나다라'도 모르는 상황이라 2년 어학원 공부를 마치고 예정대로 야마노(山野)미용예술단기대학에 입학했다. 재학중인 2005년, 도쿄에서 열린 제55회 예술절전국대회 업스타일부문에서 우수상과 백일초상 두 개의 영예를 따안았다. 2006년 3월, 그녀는 일본국가미용사자격증을 따냄과 동시에 우수한 성적으로 야마노미용예술단기대학을 졸업했다.

   

 

 

▲사진= 직장에서는 당당하고 자신감 가득한 현시대 커리우먼이다.

   

  열심히 공부해 성적도 좋고 솜씨도 좋았으며 대학기간 런던, 파리연수도 다녀오는 등 스팩을 쌓은 덕분에 그녀는 졸업을 하며 일본의 모 유명 화장품 회사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하지만 현지인들도 취직하기 어렵다는 해당 화장품 회사의 입사를 코앞에 두고 그녀는 생각지 못한 좌절을 겪게 되었다. 학생비자에서 취직비자로 변경을 해야 하는데 해당 회사 본사에서 외국인은 일본에서 미용사로서는 취직이 불가하다고 통보했다고 한다. 화장품회사에는 취직이 안 됐지만 일본에 머무르려면 비자문제를 해결해야 했기에 그녀는 행정서사로부터 상담을 받고 다른 일본회사에 통역으로 취직했다. 그때서야 그녀는 행정서사라는 직업이 있는 줄 알았다고 한다.

  한편 그녀의 지인들 중에는 일본 유학을 왔다가 불법체류로 남은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들이 일본에서 계속 체류하려면 결혼을 해야 하고 결혼비자를 받으려면 사유서를 작성해야 했다. 이에 친구들은 글 재주도 있고 일본어에도 능한 그녀에게 사유서 작성을 부탁했으며 그녀가 작성한 사유서는 효과가 괜찮았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자신이 행정서사가 되리라는 생각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고 한다. 지인들을 돕다보니 차츰 행정서사쪽 일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지인들의 믿음과 격려에 힘입어 행정서사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첫해는 3개월 독학으로 벼락치기 공부를 하고 시험을 봤는데 생각밖으로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 합격은 못했지만 성적이 좋게 나온 편이라 자신감이 생겼다고 한다. 미용과는 전혀 다른 법률쪽 공부였기에 이런 성적에 자신도 저으기 놀랐다. 이에 탄력을 받은 그녀는 자격증양성학원에 등록하고 본격적으로 행정서사 자격증시험에 도전했다. 그러나 하루 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를 때와는 달리 공부를 하면 할수록 어려웠다. 이듬해에는 오히려 성적이 좋지 않았으며 이에 자신감을 잃고 포기하려고 했지만 해놓은 공부가 아까워 3수까지 해보기로 했다. 그녀는 악착같이 공부를 했고 그 덕분에 2009년 11월 시험에 합격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사진= 장순화씨(오른쪽)는 나카노타쯔히로(중간) 소장님처럼 멋진 행정서사로 거듭나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현재 그녀는 일본정부가 인정하는 행정서사로서 나카노(中野)국제법무종합사무소에서 당당하게 활약하고 있다. 외국에서 워킹맘으로 쉽지가 않지만 사무실소장을 비롯한 동료들의 배려가 있어 마음껏 육아와 자신의 일을 할 수 있어 행운이라고 하는 장순화 씨, 그녀는 사무실의 소장이 자신의 본보기라고 한다. 행정서사로 30여 년간 종사해오며, 여러 차례 전에 없던 허가사례를 만들어 동료 행정서사와 외국인고객들로부터 나카노매직, '비자의 신'으로 불린다는 나카노타쯔히로(中野辰宏) 소장처럼 멋진 행정서사로 거듭나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행정서사는 아주 매력 있는 직종이며 변호사, 사법서사업무외의 부분을 행정서사가 담당하는데 그 내용은 거의 수 천 가지에 달한다며 행정서사로서의 자부심을 보이는 장순화 씨, 현재 그녀의 고객 중에는 60%가 중국인, 30%가 동남아인이며 그외에 십여 개 나라의 고객이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일본에 돈을 벌려고 가는 중국인이 많았지만 지금은 관광, 또는 중고소득층의 부부가 자녀교육을 위한 거주 목적으로 일본을 많이 찾는다고 한다. 부동산투자에 관한 상담, 법인설립, 그외에도 요즘은 상표등록, 국제상속 등으로 사무실을 찾는 고객들이 많다고 하는 장순화 씨는 중국의 빠른 발전을 보며 언젠가는 중국에 돌아가야 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출산휴가 기간 중국중의약사 자격증 시험에도 도전했다고 한다. 늦은 나이에 공부에 이골이 난 그녀, 멀지 않아 중의약사 자격증도 따낼 기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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