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반평생을 로동자로... 일이 즐거운 사람 리문식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11월1일 08시40분    조회:4221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리문식

[국경 70돐 특별기획]제1자동차공장과 조선족건설자들(23)

제1자동차공장 건설과 발전에 힘과 열의를 이바지한 조선족로일대들을 20명 넘게 취재하다가 드디어 공장에 입사해서 퇴직할 때까지 반평생을 순수하게 보통 로동자로 지내온 리문식로인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였다.

“뭐, 한 일이 없어요. 그저 전송대나 감속기 같은 것이 고장나거나 하면 그리로 달려가서 고치고 했지요. 그리고 일요일에 로동자들이 휴식하고 기계가 작동을 멈추게 되면 그 때 우리는 출근해서 기계를 정비했어요. 쉬지 못해도 나쁘지 않았어요. 항상 일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였거든요.” 리문식로인은 이렇게 말하며 래일모레면 팔십을 바라보건만 오늘까지도 손에서 일을 놓으면 어딘가 허전하기만 하단다. 알고 보면 그는 일을 무척이나 즐기는 사람이다.

 

반평생을 로동자로 살아온 리문식로인, 지금도 손에 일감을 놓을 새 없다.

 

리문식은 1941년 7월 생으로 올해 78세, 고향이 집안시이다. 부친이 중국인민지원군에 참가해 조선전선에 나갔다가 귀국후 단동시정부 모 부문에서 출근했는데 1955년 제1자동차공장으로 전근되여 오는 바람에 14살 되는 리문식도 부모를 따라 장춘에 오게 되였다.

“장춘시조선족중학교를 나와 몇해후인 1964년에 자동차공장에 입사했지요. 주물공장에 들어가서 견습공부터 시작했는데 처음에 사심직장에서 모래로 변속기와 클러치 모형을 만드는 일이였어요.” 자동차공장에서 일해본 사람들은 주물공장의 일이 전 공장내에서 제일 어지럽고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문화대혁명’ 세월에는 로동개조 대상에 들어간 자동차공장의 인원들을 이곳에 내려보내 일을 시키기도 하였다고 한다. 주물모형을 만드는 일을 하다가 얼마 안돼 리문식은 정비일터로 자리를 옮기게 되였다.

주물모형에 들어가는 모래를 운송하는 전송대와 감속기 등 기계가 고장나면 정비하는 일이였다. “조선족학교를 다니다나니 처음에는 한어말을 알아들을 수 없어서 고생을 꽤나 했지요. 눈치를 봐가면서 서툴게 일했는데 그래도 직장주임은 하나도 탓하지 않고 책까지 얻어다주면서 한어공부를 하라고 하지 않겠어요. 되게 고맙더라구요.” 리문식로인은 처음 입사시절 힘든 시기를 넘기던 때를 이렇게 회억한다.

리문식은 정비조에서 선배로동자들을 따라 기술을 열심히 배워나갔다. 이렇게 몇년이 지나서 그는 견승공으로부터 자기가 맡은 일을 막힘이 없이 척척 해내는 숙련한 정비공으로 자리를 잡게 되였으며 그 후에는 또 3개 정비조 가운데서 그중의 한개 작업조를 책임지게 되였다. “우리는 평소 로동자들과 같이 세교대로 나눠서 일했어요. 그때는 설비가 그닥잖다보니 고장도 자줄 생겼지요. 공장내에서 기계고장을 알리는 경보음이 울리면 허겁지겁 공구와 설비를 찾아들고 곧바로 달려갔어요.

대낮에는 그래도 괜찮은데 밤중에 고장이 생기면 어두워서 많이 힘들지요. 그래서 저녁부터 새벽까지 일하는 두번째 작업조가 제일 고생한다고 하지요.” 공장이 원체 크다보니 지하에서 지상 그리고 공중에 이르기까지 백여갈래의 전송대가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빙빙 돌아가는데 일단 고장이 생기면 생산을 멈춰야 하므로 사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리문식과 정비조 다른 일군들은 로동자들이 휴식해서 기계가 작동을 멈추는 일요일에 쉬지 못하고 출근해서는 기계들을 하나하나씩 돌아가면서 잘 살펴보고 정비해야 했다.

 

일이 그냥 좋았다고 로동자시절을 회억하는 리문식로인.

 

“명절 같은 때도 별로 쉬지 못하고 출근해서 기계를 정비해야 했어요. 그래도 원망이나 불평 같은 것은 전혀 없었지요. 자동차공장에서 일을 하면서 자신의 저그마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늘쌍 감사하고 기쁜 심정이였어요.”

리문식은 주물공장에서 십년 남짓이 일하다가 발동기공장으로 자리를 옮겨 계속 정비로동자로 일했다. 새 일터에 가서도 그는 보이는 일, 보이지 않는 일들을 남이 시키지 않아도 말없이 수걱수걱 해나갔다. 돌아가는 기계 옆을 지나다가도 덮개 같은 것이 제대로 없는 것을 보게 되면 굳이 자기가 할 일이 아닌데도 집에 돌아와서 로동자들이 일하다가 혹시 다칠가봐 근심되여 밤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그저 지나치지 못하고 꼭 해결해 놓고 자리를 떠야만 시름이 놓인단다.

일에 대한 사랑은 퇴직하고 자동차공장 조선족로인협회에 다니면서도 전혀 변함이 없다. 일사불란하게 잘 자리 정돈된 공구상자며 용도에 따라 벽에 만들어진 거치대들은 모두 리문식로인의 손에서 탄생됐다. 또 로인협회 정원에 심은 도라지며 꽃들을 가꾸는 일도 역시 기본상 그의 몫이다. 늙어서도 일할 곳이 있어서 좋다는 리문식로인을 보면서 “참된 행복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참된 행복은 작지만 자기 일에 만족하고 자기 안에서 그것을 찾는 사람에게만 가만 가만히 찾아온다.”고 한 어느 누군가의 말이 떠올랐다.

따져보면 제1자동차공장의 생산흐름선에서 한대한대씩 완공되여 내려오는 매 한대의 차량마다에는 리문식과 같은 수많은 보통 로동자들의 손길이 닿아있지 않는 곳이 없다. 그래서 ‘별로 한 일이 없다’는 일개 보통 로동자로 반평생을 평범히 살아온 리문식로인에게 더욱 존경이 간다.

/길림신문 리철수기자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수출·실업 문제 해결할 모국 경제발전의 전진기지 될 것"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는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가 창립 이래 35년 동안 이어온 '수출 증진을 통해 모국 경제 발전에 기여한다'는 정체성을 실현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즉 해외 수출과 모국의 실업 문제를...
  • 2016-02-16
  • 지난해 7월 9일, 일본 주식회사 아이글로벌의 황봉선사장이 세계적인 반도체제조회사인 TEXAS INSTRUMENTS(아래 TI로 략칭)로부터 2014년도 《우수업체상》을 수여받아 동업자들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황봉선사장 본부가 미국에 있는 TI는 세계적으로 다섯번째안에 꼽히는 반도체제조회사로서 미국과 독일, 영국, 일본, 중국...
  • 2016-02-15
  • —후꾸리꾸(北陸)대학 미래창조학부 리강철교수와의 만남 리강철(李钢哲)교수와의 만남은 2012년을 시작으로 지난 9월의 만남까지 6번째 된다. 처음에는 2012년 조글로를 통해서 만났고 두번째는 2013년 3월 16일 동경에서 리교수가 회장을 맡은 《조선족연구학회 2013년학술토론회》에서이고 그후 4차례는 도문에서였...
  • 2016-02-15
  • ‘한국입양인 출신 두 번째 입각’ 주인공 장뱅상 플라세 의원 보육원서 자라다 7세때 佛로 92년 정계입문 43세때 당선 “딸에겐 한국문화 가르칠 것” 11일 단행된 프랑스 개각에서 한국계 입양인인 장뱅상 플라세(47·사진) 상원의원이 국가개혁 장관에 임명돼 주목을 받고 있다. 플라세 신임...
  • 2016-02-12
  •   알렉스 양 동남부 조선족동포협 회장 “한 사람이 여럿을 위하고, 여럿이 한 사람을 위하는 것이 협회 목적” “10년 전부터 모임이 있었으니까, 오랜 기간 준비를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지난 7일 둘루스 서라벌 식당에서 열린 미주동남부중국조선족동포협회 창립행사에서 초대 회...
  • 2016-02-10
  • 료녕성 무순시 순성구 행복성 아파트단지에 살고있는 평민화가 남중석(南重硕)로인은 미술창작으로 보람찬인생을 가꾸어가면서 기꺼운 성과를 가져왔는데 얼마전에는 료녕미술출판사에서 그림교과서(绘画教程)《탄소필동물소묘(碳素笔动...
  • 2016-02-08
  • 70만 재한 조선족 "돈 벌러 왔지만 정주 지향으로 변화" "조선족은 한국 사회에 필요한 존재…이방인 취급 서운해" 김성학 회장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70만 명에 이르는 재한 조선족은 공장 노동자·식당 종업원·간병인 등에서부터 회사를 운영하는 기업인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사회 구...
  • 2016-02-08
  •  [이미옥 탐방]李剛, 20년 붓을 따라 간남자의 이야기   ▲ 리강 화백의 작품(위), 혜화동 자신의 화실에서유마불이도(維摩不二圖) 작품을 보여주는 이강 화백(아래). [서울=동북아신문]3월의 혜화동 골목은 이미 계절의 싱그러움으로 가득 차 있다. 곳곳에는 젊은이들의 물결이 넘실거리고 성균관 거리는 연신 그...
  • 2016-02-05
  • [연변을 클릭하는 사람들 20] 한국스포츠브랜드매장 한춘향사장의 삶의 에너지      “아직 인생을 론하기에는 너무 애숭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나이에 비해 많은 아픔을 겪었고 흘러간 시간들을 뒤돌아보는 과정에서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알게 되였습니다. 인생은 짧고 굵게 가는것이 아니라 가늘...
  • 2016-02-03
  • 가야금, 거문고, 해금, 장구, 아쟁, 퉁소…… 숱한 조선족 전통악기들이 장인(匠人)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다. 장인은 올해 79세로 60여년간 악기제조에 전념해왔다. 단순한 목재가 절묘한 소리를 낼수 있는 악기로 변신하는데는 마음속에 가락이 있고 손에 음색이 잡히며 공구마다 정을 불어넣는것이 비법이라...
  • 2016-02-03
‹처음  이전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