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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전승인 리광평, 력사 전통 찾아 칠만리
조글로미디어(ZOGLO) 2020년9월22일 20시42분    조회: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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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이름 : 리광평

  

눈 오는 날 오토바이를 타고 민속 답사 길에 오른 리광평선생.

2020년 8월 길림성문화관광청에서는 성급 무형문화유산 대표성 전승인 60명 명단을 발표했는데 그중 룡정시 리광평선생은 조선족 정월 대보름 전통민속놀이인 ‘지신밟기’와 ‘달집태우기’로 성급 무형문화유산전승인으로 되는 영예를 가졌다.

“지신밟기와 달집태우기는 음력 정월 대보름날에 행해져 온 민속놀이의 하나인데 새해 마을의 태평무사와 풍작을 기원하는 것이 주된 목적입니다. 과거 우리 조상들은 조선반도에서 중국으로 이주해올 때 종자와 생활, 생산 도구들만 챙겨가지고 떠나온 것이 아니라 다양한 전통민속들도 머리 속에 고스란히 담아가지고 건너왔지요.” 리광평선생은 이렇게 말머리를 떼며 자신이 그동안 조선족의 이주력사와 전통민속을 조사하고 기록을 남기기 위해 말없이 뛰여온 이야기로 화제를 이어나갔다.

“정월 대보름날 지신밟기와 달집태우기 민속놀이가 2006년에 주급 무형문화재로 되고 2011년에는 성급 무형문화재로 된 실례로부터 볼 때 민족문화유산을 발굴하는 길에서 사명감과 과학적인 태도 그리고 학자와 전문가의 참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해야만 일반적인 민간의 민속놀이를 예술과 문화가치가 한층 승화된 문화유산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룡정시 개산툰진 광소촌 농민집 마당에서 지신밟기를 하는 장면(리광평 촬영).

올해 76세에 나는 리광평선생은 룡정시 개산툰진 태생으로 한평생 문화사업에 몸을 담가온 ‘문화인’이다. 사업에 참가하여 향진에서 한동안 선전과 방송부문에 있다가 룡정시문화관에 전근하여 퇴직할 때까지 줄곧 문화사업에 종사하였으며 자신이 사랑하는 사진촬영과 조선족 이주사, 민속 조사를 위하여 문화관 관장이라는 자리도 내놓는 것을 마다하지 않을 정도였다.

1980년대에 룡정시민족사무위원회에서 중국조선족민속을 주제로 화책을 만들면서 리광평선생이 촬영을 책임지게 되였다. 이를 통해 그는 조선족 력사와 민속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였으며 글과 사진으로 우리의 전통민속과 이주력사를 발굴하고 기록하기로 작심하였다.

“제가 지신밟기와 달집태우기에 관심을 가지고 사진과 글로 기록을 남기고 연구하기 시작한지가 1987년 연변조선족자치주 창립 35주년이 되던 해였으니 벌써 30년 세월도 더 흘러버렸습니다. 참 빠른 것이 세월이네요.”

1987년 9월 3일 연변조선족자치주에서는 자치주 성립 35주년을 맞으면서 연길체육장에서 대형행사가 있었는데 그번 행사에서 안도현 장흥향 신툰 농민들의 민속공연이 있었다. 바로 지신밟기와 관련된 민속공연이였다. 현장에서 사진촬영을 하면서 리광평선생은 지금까지 봐오던 민속놀이와 어딘가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고 여기에 좀 더 신경을 써서 알아보기로 작심하였다. 그래서 이 마을과 련락을 취하기 시작하였으며 이듬해인 1988년에는 신툰마을 설립 50주년 행사가 열린다는 것을 알고 룡정에서 안도현 장흥향에 있는 신툰까지 찾아갔다.

 

 

2014년 룡정시 정월 대보름 달집태우기 민속행사(리광평 촬영).

“그때에도 여러가지 민속놀이가 있었는데 지신밟기가 빠지지 않았지요. 후에 두만강변에 위치한 룡정시 개산툰진 광소촌과 삼합진 북흥촌에 내려가서 조사해보니 로인들은 그곳에서도 이전에 지신밟기와 달집태우기 놀이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연변 조선족마을에서 정월 대보름날에 행하는 이 세시풍속이 단지 한 마을에 국한되여 있지 않고 또 력사가 오래 된다는 것을 알게 되였습니다.”

안도현 장흥향 신툰은 일제침략시대에 강제이주로 생겨난 ‘경상도마을’로서 독특한 력사배경을 가지고 있다. 이 마을의 지신밟기와 달집태우기 민속놀이를 조사하고 기록으로 남기기 위하여 리광평선생은 해마다 마을을 방문했다. 21세기 첫해에 들어서는 2000년 2월 19일 정월 대보름날을 맞으면서 그는 이 마을의 지신밟기와 달집태우기 민속놀이 전 과정을 보귀한 기록으로 남겼다.

“제가 얼마나 돌아다니는가 보려고 1999년부터 기록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십년 사이에 오토바이로 칠만리를 돌아다녔더라구요. 돈화를 제외한 연변의 일곱개 현과 시, 32개 향진의 98개 마을을 돌면서 600명의 로인들을 방문하여 답사기록을 남겼습니다. 길에서 고생도 수없이 하면서 말입니다. 그랬기에 오늘과 같이 저한테서만 찾아볼 수 있는 보귀한 자료들을 많이 축적할 수가 있었습니다.”

리광평선생은 민속조사에서 그저 기록을 담는 데 그친 것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행해지는 민속공연과 전문가들이 펴낸 자료를 찾아 세심히 비교하면서 답사와 연구를 같이 해 자신의 민속지식을 쌓았다. 그리고 룡정시의 정월 대보름날 민속행사뿐만 아니라 화룡시, 길림시 알라디조선족촌의 민속행사 현장에도 찾아가서 지도했다.

리광평선생은 이것이 무형문화재 전승인으로서 갖춰야 할 소임이며 동시에 자기 민족문화유산은 우리가 앞장서 발굴하고 기록을 남기며 연구하고 전승해나가야 한다고 몇번이고 강조했다.

/길림신문 리철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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