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음악감상은 음악가의 마음을 듣는 것”
조글로미디어(ZOGLO) 2020년11월25일 08시50분    조회:2243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함승호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마이클 라빈이 연주한 <집시의 노래>, 그만의 섬세한 테크닉이 틱틱거리는 레코드판 특유의 잡음을 뚫고 나온다. 음악이 담은 울적함에 빠져 허우적대다 돌아오는 기차시간을 놓칠 번했다. 간편한 음악감상 방식에 길들여진 귀가 호강하는 순간이였다.

“어떠세요? 파일로 듣는 것과는 확실히 다르죠? 레코드판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빠져 살아온 지 십수년이 되지만 지금도 여전히 음반을 처음 턴테이블에 걸었을 때의 설레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함승호(58세)씨는 레코드판 소장, 오디오 DIY계에선 알아주는 매니아이다. 안도현에 마련된 그의 작업실, 동시에 음악감상실이기도 한 그곳에선 좋은 음악을 듣기 위한 집착에 가까운 그의 노력을 만날 수 있었고 음악 뒤에 숨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함승호씨의 본격적인 소장 생애는 한국류학시절부터 시작됐단다.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모아 한달에 한두번은 꼬박 레코드판 상가에서 시간을 보냈는데 겉표지만 보고 있어도 신나고 설레였단다.

CD의 시대까지만 해도 디지털이지만 그래도 아직은 아날로그 감성이 있었던 데 반해 MP3의 탄생은 아날로그 시대의 완벽한 붕괴를 의미했고 이제 더이상 음악을 듣는 일은 복잡한 절차가 필요 없어지게 됐다. 음반점을 기웃거리는 사람들보다 해외 음악사이트를 뒤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커다란 LP플레이어기기는 물론이고 CDP 조차도 음악감상의 주류에서 밀려나며 그렇게 디지털시대는 시작이 됐다.

“저 같은 사람들에겐 그게 오히려 좋은 음악을 헐값에 ‘사재기’할 수 있는 기회로 다가왔죠.”

음반가게들에서 페물 취급당하며 버려지는, 매장 업그레이드와 함께 페기되는 레코드판들을 닥치는 대로 안아왔다. 그렇게 가장 많을 때는 1만장이 넘는 레코드판을 소장하기도 했단다. 그리고 지금은 클래식과 한국가요, 민요, 가곡, 팝을 포함한 가장 알짜배기들만 추려 약 4000장을 소장하고 있다.

함승호씨가 매니아들중에서도 존경받는 매니아인 건 좋은 음악을 듣기 위해 스스로 오디오 설비를 조립해 나만의 맞춤형 음악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음악은 앰프와 스피커로 들어야 제맛이라는 구식 사고방식을 갖고 있습니다. 제대로 세팅된 오디오 시스템을 이길 수 있는 음악감상 시스템이 아직은 발명되지 않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함승호씨의 음악감상실에 비치된 오디오 시스템은 그가 직접 DIY 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어렵사리 해외에서 공수해온 JBL의 초창기 스피커에 애정을 보였다. 스피커 개발에는 높은 열정으로 우수한 스피커를 개발해냈지만 경영에는 자질이 없는지 회사 운영이 어렵게 유지됐고 늘어나는 회사 부채에 대한 강한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47살의 나이에 자살한 비운의 창시인, 그 덕에 제임스 핸싱이 살아 생전에 만들어진 JBL 스피커가 특히 음질이 좋다고 함승호씨가 설명했다. 그리고 그가 소장하고 있는 스피커는 국내에선 10대 좌우밖에 없는 희귀품이라고 부언했다.

“음악이 점점 상품화되고 있습니다. 그냥 귀를 간지럽히는 정도에 그치죠. 그래서인지 아날로그 바람이 조용히 불고 있습니다. ”

함승호씨는 레코드판으로도 음반을 동시 발매하는 뮤지션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옛시절 바늘과 레코드판이 만나는 그 마찰음을 좋아했던 사람들이 다시금 이런 아날로그식 음악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뿌듯해했다.

“퇴직하면 작은 ‘음악실’이나 하나 운영할가 합니다.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흘러간 옛노래도 들려주고 거장들의 음악이야기도 소개해주고…”

음악은 귀에 들리는 것, 가슴에 울리는 것이라는 함승호씨, 정답게 말을 걸어주는 음악을 좀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싶은 게 그의 작은 소망이다.

연변일보 박은희 기자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44
  • 북의 왕 진경수와의 인터뷰 진경수가 맨 처음 살았던 동네는 사면이 산에 빙 둘려 있었다. 실제로 초기의 이주민들은 꽁꽁 쌓인 보루와 같다는 의미로 동네를 위자구라고 불렀다고 한다. 위자구는 연변의 국경도시 도문에서 서쪽으로 꽤나 떨어진 시골이다. 에울 위가 동음의 갈대 위로 바뀌어 쓰인 것은 후날의 이야기이다...
  • 2021-04-14
  •        한동안 우리의 안방을 뜨겁게 달구었던 '트롯 전국체전'이 드디어 끝났다. 다재다능 실력파 엔터테이너 김윤길 가수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감성으로 수많은 팬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더니 이번에는 '불후의 명곡'500회에 출연해 또 한 번 만능 싱어송라이터의 실...
  • 2021-04-13
  •  구성지고 신명나는 우리 민족의 소리 - 판소리에 현대음악을 접목시켜 틱톡이라는 새로운 매개체를 통하여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가 있다. 바로 현재 연변가무단에서 판소리 전승자, 민요가수로 활약중인 최              구성지고 신명나는 우리 민족의 소리 - ...
  • 2021-03-08
  • 국제미술전시행사의 총괄 기획인 허문길 화백   ▲사진설명: 허문길 화백    2월 22일 주칭다오 한국총영사관 김경한 총영사는 조선족 출신 허문길 화백을 면담하면서 중한 양국간의 문화교류행사에 대해 진지한 자문을 구했다.      그렇다면 허문길 화백은 누구인가.    허문길...
  • 2021-02-26
  •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고 땅거미가 어둑어둑 깔리는 1월 12일 초저녁, 전화기 건너편으로 또랑또랑하고 자신감에 찬 목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퍼진다. 코로나19로 직접 만나지 못했지만 충분히 최련화 가수의 에너지가 느껴지는 순간이였다. 최련화 가수는 각종 무대와 경연프로그램을 휩쓸고 있는 요즘 말로 한창 주가를 올...
  • 2021-02-19
  • 《길림성식물지》(총3권)출판을 위해 90대 고령에도 수년간이나 연길시 조양천진 삼성촌 5대에 거주하면서 일에 여념없는 원 연변농학원 교수 96세의 김수철옹, 오늘도 그는 사진기를 들고 박람회 관람을 다닌다.   작품을 롄즈에 담는 김수철옹   지난해 12월 29일, 화가인 마동석의 작품이 며칠전인 26일부터 ...
  • 2021-01-14
  •             허옥련 씨(조선족)는 독주, 실내악, 교향악 등 분야에서 두루 성과를 이룬 첼리스트이다. 현재 중국교향악단 수석 첼리스트, 아시아교향악단 객석 첼리스트, 중앙음악학원 객원교수를 맏고 있다. 30여년의 음악생애에서 세계 여러 걸출한 예술가 례를 들면 Zubin Mehta, C...
  • 2021-01-05
  • 최연화 가수     조선족 최연화 가수가 20일 방송된 한국 KBS1 '전국노래자랑' 연말 특집 '전국 가수 노래자랑'에서 호소력 높은 가창력으로 930점의 높은 점수로 결선에 진출하여 27일 방송되는 결선 무대에서 시청자들과 만나게 된다.   '전국 가수노래자랑'은 무대를 잃어버린 가수들...
  • 2020-12-22
  • 요즘 틱톡을 통해 노래를 부르는 한 조선족 가수를 봤다. 의연히 카리스마 넘치는 그녀는 1988의 주제곡 “걱정말아요 그대”를 부르며 행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다. 물론 1분도 안되는 사이 내 마음도 이미 그녀의 가창력에 매료되여 있음을 발견했다.           ...
  • 2020-11-26
  •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마이클 라빈이 연주한 , 그만의 섬세한 테크닉이 틱틱거리는 레코드판 특유의 잡음을 뚫고 나온다. 음악이 담은 울적함에 빠져 허우적대다 돌아오는 기차시간을 놓칠 번했다. 간편한 음악감상 방식에 길들여진 귀가 호강하는 순간이였다. “어떠세요? 파일로 듣는 것과는 확실히 다르죠? 레코드판...
  • 2020-11-25
‹처음  이전 1 2 3 4 5 6 7 8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