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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마중물로, 에너지 끌어낼 터”
조글로미디어(ZOGLO) 2022년3월26일 09시11분    조회:1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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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강의’ 내용을 꼼꼼히 준비하는 김령.

“책의 바다에 빠진 지 5년째, 그동안 읽은 책이 얼추 600권이다. 평균 1년에 150권, 2~3일에 한권의 속도로 읽고 있다. 오로지 책이 좋아서.”

‘책수다’라는 위챗 공식계정의 서평을 읽다가 알찬 계정의 내용에 매료되여 22일 운영자 김령(상해, 38세)을 인터뷰했다.

주변사람들로부터 ‘책 먹고 사는 녀자’로 불리는 김령이 대학을 졸업한 후 거들떠보지도 않던 책을 다시 집어든 계기는 육아 때문이라고 한다. 좌충우돌 초보엄마로부터 한권, 두권, 열권… 읽은 책들이 쌓이면서 서서히 조급증이 사라지고 여유롭게 아이를 바라볼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갖게 되면서 독서의 엄청난 힘을 느끼기 시작했던 것이다.

“책 읽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텔레비죤과 다른 영상매체들을 다 끊었다. 인터넷 쇼핑몰에 들어가 기웃거리는 일도 없어졌다. 그렇게 비워낸 시간들로 줄기차게 책을 읽고 또 읽었다.”

삶의 고민이 많을 때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코로나가 한창 기승을 부릴 때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을 읽었다. 인생의 고비마다 적절한 책이 다가와 김령에게 라침판이 돼주었고 안식처가 돼주었다고 한다.

독서속도는 빠르지만 대신 내용을 빨리 까먹어서 고민스러웠던 김령은 독서필기를 하기 시작했다.

“읽을 때 좋았던 부분에 표기를 하면서 읽는다. 그리고 2, 3일 지나서 표기한 부분을 다시 읽으면서 독서필기를 한다. 좋은 문구들은 옮겨적기도 하고 거기에 나의 생각들을 같이 적기도 했다. 이렇게 하니까 기억에 오래 남아서 좋았다.”

독서의 묘미를 알게 된 김령은 주변에 책을 추천하기도 하고 선물하기도 하면서 독서를 적극 권장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바빠서”, “잠이 온다”,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라는 힘 빠진 대답 뿐이였다고 한다.

좀 더 쉽게 사람들이 책과 친해지게 할 방법이 없을가 고민하던 그는 우리 말 플랫폼에 ‘책강의’라는 테마로 강의를 올리기 시작했다. 책 다섯권을 권당 한시간 정도로 내용을 요약해서 음성으로 강의를 하는 형식이였다.

“내가 좋아하는 책이면서도 듣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으로, 내가 배경지식을 잘 알아 강의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책으로 긴 시간 고민하면서 골랐다. 그리고 여러번 반복해서 읽으면서 강의 원고를 썼다.”

그렇게 갖은 시도를 하면서 준비만 6개월 넘게 했는데 강의가 출시된 후 결과는 참담했다. 1년이 되도록 구독수는 겨우 20명에 머물렀던 것이다.

그 일을 계기로 김령은 책 공유에 대해 더욱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였으며 결국 서평을 써서 공유하기로 했다.

“독서를 많이 하면 머리가 포화상태가 되는데 그때 필요한 것이 바로 글쓰기인 것 같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위챗계정 ‘책수다’였다. 책을 읽고 나서 좋다고 생각되면 책 내용을 요약해 서평을 올렸고 인상 깊은 영화, 드라마, 예능을 보면 바로 리뷰를 써서 올렸다.

꿈을 열심히 좇던 김령에게 적신호가 켜진 적도 있었다. 열심히 공을 들여서 쓴 서평을 다른 사람들이 너무 쉽게 알맹이만 얻어가는 것 같아서 시기심이 일었던 것이다. 특히 자기만 알고 싶고 소유하고 싶은 보물 같은 책을 발견했을 때 더욱 그러했다고 한다.

“결국 나의 내면에 여전히 ‘남보다 잘되고 싶다.’는 못난 욕심이 있었던 것 같다. 그걸 느끼고 정말 많이 반성했다.”

독서를 통해 일상이 더 풍요로워지는 어른이 늘어날수록 사회에 리익이 되고 아이가 자랄 미래를 생각할수록 책을 많이 읽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 김령은 혼자 읽고 싶은 책일수록,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일수록, 더욱 적극적으로 주변에 공유하기 시작했다.

오는 7월이면 개설한 지 2년이 되는‘책수다’는 현재 구독자수가 1700여명이며 그동안 200여편의 서평을 발표했다. 이렇게 꾸준히 견지하는 것이 힘들 법도 하지만 김령은 자신이 얻어가는 것이 더욱 많다고 했다. 책을 읽을 때면 이 책을 어떻게 요약하고 정리할가 생각하면서 좀 더 신중하고 깐깐하게 읽게 되고 일단 한번 글로 공유한 책들은 더욱 단단히 기억 속에 새겨진다고 한다. 또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과정에 자신의 깨달음도 다시한번 정리된다고 한다.

“열심히 작성한 서평을 읽고서 좋은 책을 알게 돼서 감사하다는 분들이 계신가 하면 좋은 책을 추천해주는 분들도 계신다. 독서를 하면서 천군만마를 얻은 듯한 풍요로운 삶을 살게 되였다.”

김령은 ‘독서’의 리유는 보다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서라고 한다. 부족한 지식과 모자란 경험을 채우고 자신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고 싶은 욕망이 있기에 책을 읽고 배운다고 한다. 독서란 읽은 것을 내 삶에 적용시킬 수 있어야 비로소 완벽하다는 김령은 가끔 멈춰 서서 ‘내가 누구인지, 내 삶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점검하는 시간을 가진다고 한다. 그리고는 독서를 할 때 만큼 진지하게 일과 육아 그리고 삶에 최선을 다하려 노력한다고 털어놨다.

“독서를 마중물로 삼아 내 안의 에너지를 끌어올리고 싶다. 그 에너지로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며 살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한페지 또 한페지 책갈피를 넘기고 있다.”

리련화 기자/연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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