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연길신화서점(2층)에서 “그림으로 위안과 회복의 마음”을 전하는 페델스갤러리 리려평(27세)의 작품전시회가 열리면서 서점을 찾는 시민들에게 새로운 종합그림문화를 선보이고 있다.
《생명의 빛》을 설명하고 있는 그림 작가 리려평(李丽平)
자화상으로 시작한 첫 작품 《시작》
전시장의 첫머리에 놓여 있는 유화작품 《시작》은 리려평의 자화상이라고 한다. 워낙 어린시절부터 좋아하던 그림 그리기는 시각인지장애라는 불편이 생기면서 포기하지 않으면 안된다. 2015년 연변과학기술대학 간호학과에 입학하여 4년 공부를 마치며 실습단계에 들어서는데 알레지때문에 심각한 후각반응이 일며 간호사일도 할 수 없게 된다. 대학은 졸업했으나 제대로 할 수 있는 일도 없다. 좌절과 실패 속에 고민과 우울증만 깊어졌다. 그런데 그것이 나중에 남들의 아픔을 리해하고 공감을 할 수 있는 기초가 될 줄은 미처 생각지 못하였다.
유화 작품 《시작》
그맘 때 한 친한 언니가 “니가 좋아하는 그림을 해보라.”고 권유를 했다. 그래서 2020년 10월 첫 그림 《시작》을 그렸다. 길을 걷고 있다가 점선 있는 곳에서 신발을 벗어놓고 방향을 바꿔 광야로 들어가는 모습이다.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것이다.
그런 그녀를 생각해서 주위에서 그림을 부탁해 준다. 부탁하는 본인들의 이야기에 귀를 강구면서 최대한 공감하려 했고 상황에 따라 힘이 되는 그림을 그리려고 애썼다. 그러던 하루, 병상에 누운 한 장애인공예작가에게 선물할 그림을 그려달라는 부탁이 들어왔다. 그 사정이야기를 들으며 크게 감동을 받았고 고민 끝에 《은방울꽃》이라는 유화를 완성하였다.
그 작품을 갖고 모진 고통속에 모대기고 있는 주인공을 찾아 떠났다. 상대의 취미나 애호를 모르는 상황에서 어떤 실수나 실례가 되지는 아닐지 주인공 앞에 “선물”을 내미는 손이 저도 몰래 떨렸다. 그런데 생각 밖으로 주인은 너무도 기뻐하는 것이였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꽃이 은방울꽃인데 어떻게 알았어요?! 저의 첫 공예작품도 역시 은방울꽃이였어요!”
《은방울꽃》
“그 때 그 그림 하나가 저한테도 굉장히 큰 기쁨이였습니다. 그 분 뿐 아니라 다른 분들에게도 위로를 주고 기쁨을 줄 수 있다면…서로가 피드백을 주고 받으면서 좋은 영향을 주고 서로 감성을 나누고 메세지를 전하면서 좋은 관계를 형성하면 얼마나 좋을가 하는 생각을 했지요.”
그것이 계기가 되여 신심을 갖게 된 리려평은 본격적으로 그림 그리기에 달라붙었다. 그와 같이 그림 주문이 또 심심찮게 이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영상으로 말하는 그림 안의 그림들
전시된 그림들은 모두가 원 주인이 있는 작품들이다. 그리고 모두가 이야기가 있는 그림들이다. 작품에 드러난 화면으로는 그림 안의 그림과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알 수 없다. 하지만 영상을 클릭하면 영상해설과 제작해설이 있어 그림 속에 묻힌 이야기와 작품의 제작과정을 얼마든지 보고 들을 수 있다. 그와 함께 큰 감동과 고무와 힘을 얻게 된다.
화실에서 《간절한 기다림 》을 완성하고서
유화《간절한 기다림 》을 본다. 백합은 워낙 화려하고 기품 있고 당당하고 아름답다. 그런 백합으로 살아야 할 우리가 어느 순간, 현실 문제로 좌절하고 계속되는 실패로 벽이 생기고 마음이 무너진다. 벽이 생기면서 백합이 백합으로 안 보이고 그림속에 묻혀지고 만다. 꼭 닫힌 문까지 생기고 그 것이 고독과 실패를 말한다.
그런데 그 문밖에 동백꽃이 지천에 그려져 있다. 변할 줄 모르는 사랑과 그런 사람이 문밖에 있다는 뜻이다. 그것이 스승일 수도 부모일수도 자식일 수도…이런 기다리는 존재가 있으니 벽을 뚫고 너의 본질적 모습으로 태여나라고, 문만 열면 누군가 기다리고 있으니 너의 본질적 존재를 회복하라고, 위로를 받아서 자신의 원래의 꿈과 희망을 다시 찾으라고 한다. 그것이 “위로와 회복의 마음을 전하는 페델”의 소망이란다.
작품《영원한 동행》은 성우 딸이 자신의 육성으로 해설을 하면서 어머니에게 그림을 선물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풍성한 은혜》 또한 친구의 성공을 축하하면서 주문한 선물용 그림이다. 고난을 함께 한 친구들과 알게 모르게 힘이 되여 준 줄기 같고 푸른 잎 같은 이들이 함께 풍성한 열매를 거두었음을 의미한다.
작품 감상 안내도
갓 제작을 마무린《생명의 빛》을 려평은 아니 페델(화명)은 이미 완성한 20폭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그림으로 꼽는다. 작품들마다 나름의 빛갈과 이야기들이 따로 있지만 《생명의 빛》을 또 다른 하나의 시작으로 그림의 주인공들과 감성을 나누면서 새로운 이야기들을 계속 만들어갈 것이란다. 그러면서 오래동안 코로나역병의 시달림으로 심신이 지친 시민들이 이 그림을 보면서 힐링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고운 눈웃음을 짓는다.
“페델”은 영문음을 그대로 딴 이름자라 영문에 익숙치 못한 이들에게는 어쩌면 “페롭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 뜻은 보석 같이 가치 있는 ‘반석’이라는 뜻이란다.
길림신문 김청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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