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몸짓의 빛 그 한순간의 자유
조글로미디어(ZOGLO) 2006년5월29일 08시05분    조회:20099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 연변대학예술학원 무용학부 박설화안무를 찾아서

먼저 박설화의 춤을 한번도 본적이 없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안무가를 만나러 가는 사람이 그 사람의 무용을 한번도 본적이 없다는 사실은... 비로소 메신저와 사진을 통해 익히 보아온 박설화의 얼굴이 나타났다. 요즘은 잘 안 쓰지만 안무가 박설화(朴雪花.38세)를 보면 ‘앙팡 테리블’이란 말이 생각난다.

품성이나 외모는 무난하고 부드러워보이지만 무대에 대한 진지성과 열정, 그리고 최근 몇년사이 국내외 무대에서 급속도로 떠오르고있는 모습을 보면 ‘무서운 아이’란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지난 10여년을 정신없이 달려온 그녀는 올해에는 사군자(매화, 란초, 국화, 대나무)에 관한 무용신작을 은사인 최미선박사님과 함께 만들어 올릴 예정이고 시인과 합작하여 중국조선족의 최초의 시무(詩舞)도 시도하고있는 중이다.

안무의 바쁜 중에도 시간을 할애하여 연변무용가협회의 위탁을 받은 현재 무용강습반의 특강 그리고 기념공연 및 워크숍 등으로 뛰느라 그녀는 쉴틈이 조금도 없단다.

지금까지 발표작이 5편[무희(舞伎), 승무(僧舞), 귀근(归根), 한량무(闲良韵), 무고(舞鼓)] 에 불과하고 안무가로서의 본격적 시험대라고 해야 할 대형작품이 없음에도 불구하고(물론 대작을 만들 나이나 여건도 아니지만) 국내에서 비상한 눈길을 보내는것을 보면 분명 그녀에게는 무엇인가가 있다.

그 ‘무엇’에 대해 박설화자신은 ‘잘은 모르겠지만 몸에 대한 제나름의 끊임없는 탐구방식이 아닐까요?’라고 말한다.

이 겸손하고 평범한 대답을 좀더 들여다보면 새로운 몸 움직임과 테크닉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내용면에서도 ‘몸이 가장 잘 담을수 있는것’을 선택해 표현한다는것이다. 실제로 그의 작품들은 하나하나 발표될 때마다 새로운 동작실험의 결과들을 보여준다. 그것을 안무가는 ‘때마다 다른 몸으로 들어간다’고 말한다.

대충 실험적이라고 치부되기 십상인 현대무용쪽에서 안무력 하나로 고정팬들을 거느리고있는 박설화의 존재는 우리 무용계에 시사점을 던진다.

즉 국가수준의 무용수가 다수 배출되고있는데 반해 창작가는 수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빈궁하고 불만족스러운 우리 무용계에서 이제 비로소 ‘작가시대’가 서서히 열리고있다는것. 선배들이 어렵게 세워놓은 토대에서 박설화를 비롯한 30대 안무가들이 맹활약을 펼치고있는것이 요즘 중국조선족 무용계의 양상이다.

안무가로서 박설화는 좀 독특한 리력을 지니고있다. 연길시출신인 그녀는 연변예술학교를 졸업하고 연변조선족예술단에 들어가 무용수로 있었다. 지금은 강사직에 몸을 담고있어 공연이 많지 않지만 예술단에서 닦은 저력과 그 자신의 철학적, 사색적 취향이 어울려 그녀의 작품세계는 무용만 바라보고 살아온 대다수의 무용가들보다 오히려 깊이있고 다채롭다.

그런 그녀에게는 무용이라는 장르에 인문학적 혹은 전반적 의미의 문화담론이 형성돼 있지 못한 점이 가장 답답하고 안타까울뿐이다.

‘무용 혹은 무용계에는 인문학적 텍스트가 깔려 있질 않지요. 그러므로 각자가 고민해가면서 스스로 세계관과 가치관을 수립해야 합니다.’

그렇다. 기본이 약한 동네, 그것이 무용의 지적, 구조적 발전을 더디게 만든다.

우리 무용계의 창작력은 지금 엄중한 침체상태에 처해 있다. 해방후 많은 무용작품이 발표되였지만 ‘춘향전’(안무 최옥주)과 ‘장백의 정’(안무 리승숙)이 대표작이라고 말할수 있도록 적은 수의 무용작품이 관중들의 눈길을 끌었을뿐이다. 적절한 지원과 여건이 받쳐주기만 한다면 어느 순간 창조의 힘이 폭발하면서 세계의 무대를 치받고 올라설지도 모른다. 이 엄청난 도약의 기회를 구체적 현실로 만들어줄 주역은 소수의 로일대 안무가와 그들보다는 약간 더 많은 수의 30대 안무가들이 될것이다.

박설화는 2000년 중국조선족을 대표해 CCTV 음력설야회 공연에 참가할 무용을 안무하고 직접 출연했다. 연변 TV 음력설야회에서 ‘비약’이 금상, 연변자치주성립50주년 기념공연에서 대형광장무용 ‘번영하는 연변’은 안무, 출연상도 받고 일본, 한국 등 여러 나라를 방문하여 공연한 화려한 경력도 있지만 자신의 작품발표회에도 사재를 털어야 할 형편인 현재 중국조선족무용계의 실정이다. 정부와 유지인사들의 지원이 없으면 우리 안무가들의 세계진출은 그만큼 어려워진다.

박설화의 걱정은 외부의 지원에 관한것만이 아니다.

‘훌륭한 기획자를 만나는것도 중요하고 금전적, 행정적 지원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무용인들도 바뀌여야 합니다. 자신있고 패기 넘쳐야 할 젊은 무용가들이 남이 뭐라지도 않는데 자기검열에 빠져있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작품을 이렇게 짜면 교수님이 싫어하시지 않을까...그건 곤란하죠.’

그렇다. 예술의 길은 멀고 험악하다. 래일의 태양이 떠오르듯이 첩첩준령을 넘는 박설화에게 리유없는 갈채를 보낸다.

2006/05/27 흑룡강신문 홍군식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원제:북한에 최초 합영회사 세운 천용수 코스트 그룹 회장 ] “프락치 몰리고, 400만달러 날렸어도 13년 대북사업은 무형의 흑자” -경쟁은 한국인끼리 했나요. “아닙니다. 그 사업은 주로 이탈리아 계 이민자들이 했습니다. 다만 이탈리아 출신 사장 밑에 한국인 영업사원이 한 분 있었는데 그분이 무척 고전했지요. 나중...
  • 2005-11-23
  • 연해주 고려인 중 최고 갑부 텐 알렉산드르 연해주 우수리스크시에서 건설업과 유통업 등 10여 개 기업을 운영해 고려인 중 최고 갑부로 이름난 텐 알렉산드르 하리또노비치(한국명 정일) 연해주 고려인 재생기금 회장. ⑥연해주 고려인 중 최고 갑부 텐 알렉산드르 (우수리스크=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텐 알렉산드르 하...
  • 2005-11-23
  • [원제: 힘들지만 보람있는 삶 엮는다] 1급지체장애인 리광수 고선옥부부 자식 위해 리광수(46살), 고선옥(38살) 부부는 1급지체장애인이라는 아픔속에서 남편은 안해의 눈이 되여 주고 안해는 남편의 다리가 되여주면서 자식을 밝게 키워 미담을 엮고있다. 멀리 흑룡강에서 혈혈단신으로 연변에 시집온 리의경학생(화룡시 3...
  • 2005-11-23
  • 미국의 국제교육연구소가 미국내 전 대학의 외국인학생과 미국출신으로 해외에서 공부하고있는 학생들 현황을 종합해 일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 류학중인 조선국적의 학생은 2004~2005학기에 총 219명을 기록, 2003~2004학기(174명)보다 25.6%가 증가됐다. 2001~2002학기에는 113명이였다. 조선국적의 미국류학...
  • 2005-11-22
  • 《인젠 손뗄수 없어요》 장백현에 거주하고있는 올해 57세나는 한족 퇴직로동자 장집림은 지난해부터 조선어를 자습하기 시작, 신문을 읽을수 있고 간단한 조선어를 한어로 번역할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장집림은 퇴직한후 마작놀이나 트럼프놀이보다는 뭔가 의의있는 일을 찾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생각끝에 그는 장백...
  • 2005-11-22
  • [원제:북한에 최초 합영회사 세운 천용수 코스트 그룹 회장 ] “프락치 몰리고, 400만달러 날렸어도 13년 대북사업은 무형의 흑자” 북한 ‘삼흥코스트 그룹’의 노동자들과 술잔을 기울이는 천용수 회장. 그에겐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 1992년, 북한에서 만난 일본의 유력 일간지 기자와 대북사업에 관해 인터뷰했다가 ...
  • 2005-11-22
  • 우수리스크시 최연소 의원 발레리 강 지난해 26세의 나이로 우수리스크시 시의원에 당선된 발레리 강. 1978년생인  그는 고려인 중 최연소 시의원이고 25명의 시의원 중에서도 가장 나이가 어린다. 시의원으로 당선되기 전 미하일로프군 군수에 출마했다 낙선했던 강 의원은 "역사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정치를 한...
  • 2005-11-22
  • 프랑스 유학을 떠나다 1929년 여름 한낙연은 몇 년 만에 상하이에 도착한다. 하지만 상하이는 예전의 활력에 넘치는 도시가 아니었다. 상하이에서 그에게 주어진 임무는 이미 지하로 숨어들어 은밀하게 활동하던 당의 재정을 관리하는 자리였다. 그로서는 더 막중한 책임이 요구되는 자리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와 만나기로...
  • 2005-11-22
  • [원제:북한에 최초 합영회사 세운 천용수 코스트 그룹 회장 ] “프락치 몰리고, 400만달러 날렸어도 13년 대북사업은 무형의 흑자” *1980년대 초, 제약회사 세일즈맨으로 승승장구하던 청년이 맨손으로 호주에 왔다. 챙겨주는 이 없는 남의 나라에서 23년 만에 12개 알짜 기업을 일궜다. 한순간도 조국을 잊지 못한 사내는...
  • 2005-11-21
  • 리완빈부자 도보로 홍군의 장정코스를 다녀와 제2차국내혁명전쟁시기 제5차반포위토벌전역에서 실패한 중국로농홍군은 1934년 10월부터 1936년 10월까지 남방근거지로부터 섬북근거지에로의 전략적 전이를 하게 된다. 당시 세상을 놀래웠던 이 장거가 바로 그 유명한 2만 5천리 장정이다. 새 중국이 창건된후 특히 개혁개방...
  • 2005-11-21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