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벌에 800원짜리도 있고 600원짜리도 있습니다. 여기서 선택해보세요…》
《어마나! 아이 첫돌 생일에 그 비싼 옷을…기차네…》
《그럼 서시장에 가서 골라보세요. 거기는 한벌에 80원짜리도 있습니다…》
지난 5월 5일, 성보백화점 1층 《서울한복집》에서 아이 첫돌 생일옷을 사러 온 모녀간 고객에게 아무 곳에 가면 값이 싸다고 공손히 알려주는 상점주인 오일경의 안내말에 필자는 저으기 의혹스러웠다. 자기 상품을 팔기 위해 자랑과 선전을 할 대신 례절바르게 상품값까지 알려주며 어느 곳에 가라고 알려주는 주인의 처사,아마도 그한테는 상업경쟁이란 개념조차 없는 《밑지는 장사군》이 아닌가는 의심스러운 생각으로 다시 한번 주인을 쳐다보기까지 했다.
성보백화점 5층 《한국예닮》과 1층 《서울한복집》은 최영희(45), 오일경(50) 부부가 경영하는 서울한복전문가게다. 이들 부부가 한국의 진품명품인 한복만을 경영한지도 거의 20년, 연변서 한복전문경영 10여명 업주들중 《막둥이》 란다.
이들 부부의 경영술이 남들보다 다르다면 상품투자액이 많고 고객들로부터 상품값이 비싸다는 평판을 들으면서도 한국의 반상품을 구입해 마지막 가공만 더하여 판다는것이다. 비록 연변시장에서는 상품가격이 남보다 비싸다지만 그래도 진짜를 알아주는 고객이 많고 한국나들이를 하는 단골손님들이 한국의 절반가격을 주고 한국시장에서는 볼수 없는 품위있는 새 디자인 옷들을 먼저 입을수 있어 좋다면서 부모들의 몫까지 여기 와서 사기에 장사는 그냥 잘되기만 하고 장사를 할수록 재미나고 보람이 있다는것이다. 그러기에 지난해부터 매장도 곱절로 늘려 150평방메터나 된다며 자랑하는 최영희사장의 래일은 밝기만 하였다.
이네들은 한국의 신라아트, 양지주단, 청운주단 등 유명브랜드 회사들과 손잡고 서로간의 신임으로 합작경영하는데 한국측 회사에서는 번번히 새 제품을 개발한후 매년 봄가을을 계기로 시장에 출하, 자국에서는 자기들의 모조품이 시장에서 뒤따를가봐 두려워 비절에 내놓지 못한다는 새 제품도 이들에게만은 시름놓고 먼저 공급해주다보니 이들의 상품이 한국시장보다 거의 4개월이상 앞서 선을 보게 된단다. 이들은 원단부터 시작하여 바느질과 수놓이를 한 꽃의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진짜 한국 원판만을 고집한단다. 꽃 하나를 수놓자면 이곳에서는 5원이면 되지만 한국에서는 50원, 같은 원단의 옷이라 해도 한국서 3벌 가공해 오려면 가공비 원가를 이곳 현지 50벌과 맞먹는 가공비만큼을 더 투자해야 한단다.
《같은 날 같은 례식장에서 만난 여러쌍의 신랑신부들이 서로 입은 첫날옷을 대비하면서 같은 값을 줬다지만 부동한 가공으로 하여 옷품위가 달라 신랑신부 서로간의 풍도가 달라져 보이더라며 찾아와서 감사를 드릴 때가 제일 기뻤고 이곳에서 사간 다음 다른 곳과 값을 비교해 보고는 비싸다고 다시 찾아오는 손님들과 자체로 가공질을 분별할줄 모르는 손님들을 만날 때면 진정 애나고 안타깝습니다.》 이들 부부의 장사얘기이자 그들의 삶의 얘기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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