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조정래, 소설가 를 만나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06년3월6일 08시47분    조회:8519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원제: 소설가 조정래를 만나다]

“지난 20년간 술·담배도 안하고 면벽, 참선하듯 소설만 썼습니다. 그러나 대하소설 쓸 때도 다른 소설을 구상해왔습니다.” 오랜만에 인터뷰에 응한 소설가 조정래씨는 주말인데도 넥타이와 양복차림이 엄격했고, 얼굴엔 생기가 넘쳤다. 그는 신작장편 ‘인간연습’을 발표하면서 “새 이정표를 세운다”고 말했다.

―무엇을 쓸 것인가? “남북 분단을 다룬 문학은 계간 ‘실천문학’에 발표한 장편 ‘인간연습’으로 끝이다. 5월에는 단행본이 나온다. 앞으로 2~3년간 500~600장 분량의 장편소설들을 쓸 생각이다. 4~5편 정도 구상하고 있다. 강대국의 횡포, 종교와 인간 존재, 예술가의 내면, 손주들을 위한 동화 등 여러 주제로 쓸 생각이다. 75세까지 12년간 더 쓰겠다.”

―대하소설은 왜 안 쓰나? “‘태백산맥’과 ‘한강’, ‘아리랑’의 원고지를 쌓으면 5m50이다. ‘태백산맥’은 고통을 몰라서 썼다. 그러나 원고지 1만5000장의 첫 장을 쓰고 나서 느끼는 암담함이 갈수록 커졌다. 어느 독자가 ‘한강’ 이후도 써달라고 했다. 나는 “젊은 작가들이 해야 할 일”이라며 사양했다.” ―‘인간연습’은 무엇을 담으려 했나? “장기수 출신인 주인공은 소련의 몰락과 굶주리는 북한을 보며 “헛살았다”며 괴로워한다. 그는 고아원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것으로 새 위안을 찾는다. 내 분단 문학의 흔치 않은 해피엔딩이다.”

―왜 그런 결말을? “자본주의가 완전한가? 북 체제도 마찬가지다. 전향 장기수의 실망은 그 쪽에도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불완전한 인간은 완벽한 이데올로기를 만들 수 없다. 그 실패를 통해 인간은 겸손을 배워야 한다.” ―작가 본인의 이데올로기가 편향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오해다. 나는 사회주의를 찬양한 적이 없다. 반공을 앞세워 마치 공산주의자를 악마나 흡혈귀처럼, 인간이 아닌 것처럼 그린 것에 이의를 제기했을 뿐이다.” ―왜 고발 당했다고 생각하나?

“나를 가두고 책을 판금하고 싶었겠지. 사명에 투철한 작가일수록 정권과 불화할 수밖에 없다. 남한이나 북한 정부, 둘 다 사실을 사실대로 이야기하는 것을 막아왔지 않나? 1994년 ‘태백산맥’의 이적성 문제로 검찰이 내게 해명을 요구한 것은 200건 정도다. ‘재판도 없이 토벌대장의 목을 쳤다’는 부분이 한 예다. 국회기록으로 남아 있는 엄연한 사실이어서 문제 없었다. 무죄소명을 위해 사용한 자료는 내년 4월 전남 벌교에 문을 여는 ‘태백산맥 문학관’에 소장할 것이다.”

―분단을 중심으로 한 문학으로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까? “주면 마다할 이유야 있겠나? 내 소설은 우리민족이 겪은 비극을 다루고 있지만, 크게는 인류의 공동선을 추구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열린 한국 작가와의 만남 때 독일 참석자들이 “같은 분단국가지만 독일에서는 분단문학이 팔리지 않는다”고 지적하더라. 나는 “너희는 내전을 겪지 않았지만, 우리는 전쟁했고, 상처를 주고 받았고, 치유하고 싶어한다”고 말해줬다. 조선일보도 우리 문학의 국제적 교류에 힘써야 한다.”

―대하소설 세 편에 한국의 20세기를 담았다. 21세기 전망은 어떻게 보나?

“전쟁 겪고 우리처럼 발전한 나라 있나? 돈 가진 사람들이 스스로 존경 받도록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하고, 양극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희망이 크다.” ―시민단체 임원으로 과거사 문제에도 적극적이던데. “조사 대상 대부분이 죽었다. 처단하려고 과거사 조명하자는 것이 아니란 얘기다. 그러나 기록은 해야 한다. 밝힐 것은 밝히고 넘어갈 수 있을 만큼 우리 사회는 민주적으로 성숙했다. 조선일보도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조선일보는 ‘조선일보 80년 사사(社史)’에서 이미 공과를 밝혔다. “그런데 왜 친일규명을 반대하는 것처럼 비쳐질까? 그렇게 비쳐지는 것이 이롭지는 않을 것이다.” ―통일 전망도 낙관하는가? “우리는 이미 절반쯤 통일한 상태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상상이나 해봤나? 서서히 해나가면 된다.”

“손으로 쓰며 사색… 컴퓨터·휴대전화 사절” 조정래의 글쓰기 조정래씨에게는 2개의 문명의 이기(利器)가 없다. 컴퓨터와 핸드폰. 소설 쓰는데 방해되기 때문이다. “손으로 한 자 한 자 쓰면 머리가 아닌 손으로 사색하는 것 같아요.” 그는 손으로 쓰는 질감을 즐긴다. 문장 하나 쓰려고 한 나절 고민할 때도 컴퓨터는 쓸모가 없다고 생각한다. 휴대전화도 자유를 구속당하는 것 같아 사절이다.

세상과 담을 쌓은 것은 아니다. 대하 소설 ‘한강’과 ‘아리랑’을 쓸 때는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다. 기억에 남는 것은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취재. “사우디가 기자와 작가 입국을 원천 봉쇄했어요. 사우디 대사를 세 번 만났고, 오일 달러로 한국이 도움 받은 얘기 쓰겠다고 했죠.” 훗날 ‘한강’이 나온 뒤 그는 소설을 사우디 대사관에 보냈다. “감사하다”는 인사도 받았다.

조씨는 얼마전 ‘족쇄’ 하나를 벗었다. 그는 1994년 4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아들 이인수씨와 대한파월유공전우회 등 8개 단체로부터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고발당했는데, 이 사건은 지난해 4월 검찰이 최종 무혐의 처분을 내림에 따라 11년 만에 마무리됐다.

[조선일보 김태훈기자]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1958년, 봄, 김 철은 귀향한다. 그가 맨 배낭에는 전쟁의 초연 속에서 쓴 '전선 시초'1백 여 편이 들어 있었다. 해란 강변엔느 새움이 돋고 있었다. 연변 땅을 밟으며 가슴이 벅찼다. 즉흥시가 떠올랐다. "이른 봄 해란 강에 아지랑이 피는 데/귀환병과 처녀는 고향 길을 거닐었네/담벽 같은 앞가슴에 주렁진 훈장은/결결한...
  • 2005-10-25
  • 북경 킹스카이정보기술휴한회사 김호동사장 중국의 “실리콘벨리”로 불리는 북경의 중관촌, 중국 IT시장을 선도하는 북경시장에서 민족기업가인 김호동사장도 중한 상무교류를 바탕으로 프로그램 개발, 사이트 개설 등으로 선두역할을 하고있다. 길림성 도문시 출신인 김호씨는 1988년 7월 중앙민족대학 물리학부를 졸업하...
  • 2005-10-24
  • 1700여개 한국기업 입주 상주 한국인 8000여명 대련은 중국 동북3성의 대외개방 및 경제개발의 창구로서 가장 큰 해안무역도시이다. “대대련건설”(大大連建設) 가속화와 중한량국간 경제관계의 진일보 발전으로 한국굴지기업들의 대대련투자가 발빠른 행보를 거듭하고있다. 특히 올해 한국 조선업계에서 선두주자로 달리고...
  • 2005-10-24
  • [원제: 일반인도 “항천꿈”실현 가능] 할빈공대 김영덕교수 신주시리즈 우주선 청사진 그려 최근 기자의 취재를 받은 할빈공업대학 항천학원 김영덕교수는 “몇천년후 과학자들은 우주에서 실험을 하고 일반인들도 우주려행꿈을 실현할수 있게 된다”고 하면서 향후 중국항천사업발전의 미래를 전망하고 우주선이 우주를 비...
  • 2005-10-24
  • 김상기 일가는 길림시 교외의 가반가에 눌러 앉았다. 길림시에서 서북쪽으로 공장구역-하다만을 지난 송화강 나루터를 지나면 불과 십리도 못 되는 시골이었다. 일명 북길림이라 했다. "길림시에서 동쪽으로 이십 리를 가면 신길림이 있었죠. 일본인 마을이었지요. 만주석유회사도 있고, 잘사는 동네였습니다. 신길림에 사는...
  • 2005-10-24
  • 전남-곡성군 입면 삼오리, 넓지 않은 벌판, 옥답이 많았다. 그의 아버지-김상기는 유년기, 엿 궤짝을 둘러메고 정처 없이 흘렀다. 그러다 거지가 됐다. 울산에서 또래 거지를 만나 친구가 됐다. 부둣가로 놀려 갔다가 일본의 화물선과 인연이 된다. 화부다 됐다. 화물선은 일본 시모노세키에 있는 큰 화물선 회사 소속이었다...
  • 2005-10-21
  • [원제: 어려움속에서 성공한 행운아] 2005-10-20 10:21:37 어려운 가정형편에서 마음씨 고운 뭇사람들의 도움으로 끝까지 학습에 노력하여 중국의 명문대학인 절강대학에 입학한 정춘매학생은 참으로 행운아였다. 집이 흑룡강성동녕현삼차구진에 있는 정춘매학생의 가정은 본래 생활형편이 괜찮았다. 그런데 자녀의 공부뒤바...
  • 2005-10-20
  • 중국은 요즘 101세를 일기로 지난 17일 세상을 떠난 원로 문학가 바진(巴金) 중국작가협회 회장에 대한 추모 열기가 가득하다. 그가 오랫동안 살았고 숨을 거둔 상하이를 비롯해 그가 설립을 주도했던 현대문학관이 있는 베이징, 1904년 그가 태어난 쓰촨성 청두 등에서 추도 행사가 한창이다. 중국 신문들은 엄청난 지면을...
  • 2005-10-20
  • 유년 시절의 대가족 사진. 왼쪽에서 세번째에 외할머니가 파금을 안고 있고 오른쪽에서 세번째가 파금의 모친이다. 오랜 투병생활 끝에 17일 세상을 등진 파금(巴金)은 중국 현대문학의 거장으로 평가받으며 여러 차례 노벨문학상 후보로 올랐던 인물이다. 그는 1904년 11월24일 사천(四川)성 성도(成都)에서 태어났다. 본...
  • 2005-10-20
  • 항미원조시기 파금은 자기의 몸과 마음을 다 바친 작가였다. 1952년 3월 31일에 평양에 도착하였고 4월이후로는 개성 제1선으로 나갔다. 그는 친히 항미원조전쟁에 참가하여 《영웅들속에서 생활》하였고 10월에야 귀국하였다. 그후 1965년까지 그는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와 그들에 대해 노래하는 글들을 많이 썼다. 이 시...
  • 2005-10-20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