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고향 한국에 와서 기쁩니다."
[세계일보 2006.01.08 13:00:19]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항상 그리워하시는 제 마음의 고향 한국에 오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중앙아시아·러시아 동포청소년 연수단으로 6일 모국을 찾은 카자흐스탄 우슈토베에 거주하는 한국인 4세 라가이 베라양(17). 라가이 양은 고려인들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우는 제르진스키 중등학교 10학년 학생으로 모국 방문을 희망해 오던중 청소년위원회와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의 초청으로 12일까지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16∼18세 87명과 함께 오게 된 것.“대한민국은 제가 태어난 곳은 아니지만 일제시대 때 이주한 증조부와 할아버지, 할머니의 고향으로 카자흐스탄에 살고 있지만 당연히 한국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한국을 사랑합니다.”라가이 양은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출생한 부모와 세 명의 오빠가 있다.
한국어를 공부한 지 9년 됐다는 그는 “얼마 전 인터넷에서 한국인 친구를 사귀었는데 가능하다면 만나고 싶다”며 “아직 말은 서툴지만 이번 기회에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친구도 많이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동포청소년들은 7일간 머무르는 동안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박물관으로 거듭나는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한 경주관광, 한국 전통문화 체험, 한국대학 탐방, 첨단기업 견학 등을 통해 모국의 이해와 더불어 한민족으로서 자신의 뿌리에 대한 정체성을 확립하고 조국의 발전상과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예정이다.
“앞으로 한국에 있는 대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게 꿈입니다. 졸업후엔 중앙아시아 동포들이 조국에서 일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한국의 법조계에서 활동하고 싶어요. 한국 정부가 해외동포에 대한 지원을 늘려 많은 사람들이 모국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습니다.”이번 ‘해외동포 청소년초청 모국연수’는 기존 국제교류사업이 대학생 중심의 몇몇 국가에 한정된 것이 대부분이라 상대적으로 모국과의 연대에서 소외되어 왔던 중앙아시아와 러시아동포 고교생들에게 처음 마련된 것이라 의의가 크다.
그는 “이번 방문을 통해 학교에서 배운 한국의 전통문화와 세계를 향해 뻗어나가는 조국의 발전 모습을 직접 보고 느끼고 싶다”고 밝혔다.
?황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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