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전향 전 만든 ‘미셸 위 트러스트’
위병욱 씨는 “투어 경비를 마련하지 못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일찍 프로 전향을 선언했다는 말이 나돌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녜요. 미셸이 아마추어 때 각종 대회에 출전하려면 1년에 약 7만 달러(약 7,000만 원) 정도 들었는데 그 정도는 저희 부부가 벌어서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어요. 더구나 주변의 지인들이 대회에 나갈 때마다 집을 빌려주기도 하는 등 도움을 많이 주셨기 때문에 아마추어 때는 큰돈을 쓸 일이 없었지요.”
아버지 위병욱 씨는 대학교수답게 미셸 위의 관리를 철두철미하게 한다. 인터뷰를 할 때는 매체를 골라서 하고, 미리 약속하지 않으면 만나기 힘들다. 위씨는 한때 미셸의 캐디였고, 지금은 매니저이자 보호자다. 위씨는 미셸의 프로 전향을 계기로 ‘미셸 팀’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프로가 된 후에는 위씨 부부 두 사람만의 힘으로 뒷바라지하기 벅차다는 판단에서다. 미셸 위를 타이거 우즈에 버금가는 대선수로 키워내기 위해서는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미셸 팀은 무려 20명이 넘는 각계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드림팀이다. 무엇보다 체계적인 훈련을 위해 세계적인 스윙코치인 데이비드 레드베터를 모셨다. 또 퍼트가 약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레드베터의 부인인 켈리를 퍼트 코치로 두고 있다. 이 밖에도 6명의 변호사와 스포츠 심리학자·체력 전담 트레이너·물리치료사·요리사·영양사·코디네이터·전담 디자이너·매니저 등이 미셸 팀에서 활동 중이다.
위병욱 씨는 “미셸 위가 프로로 전향하기 이전부터 독지가들의 뜻을 모아 ‘미셸 위 트러스트(신용기금)’를 만들었다. 기금 관리는 세무·투자·계약·회계 등을 전담하는 6명의 변호사가 맡는다”고 밝혔다. 이 기금은 미셸 위가 성인이 되기 전에는 부모는 물론 어느 누구도 손대지 못한다. 어린 나이의 미셸이 갑자기 큰돈을 만지게 되면 정신적으로 흐트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방책이다.
미셸의 심리 상담을 맡고 있는 짐 레어는 닉 팔도(영국)와 테니스 선수 짐 쿠리어(미국) 등을 도왔던 저명한 스포츠 심리학자다. 미국연방수사국(FBI) 요원이나 해군 특수부대원들의 심리 상담을 맡기도 했던 인물이다.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거주하는 레어는 정기적으로 e-메일을 보내거나 전화를 걸어 사춘기에 접어든 미셸에게 각종 조언을 해준다. 특히 대회 때마다 느끼는 압박감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그의 주임무다.
이미지 컨설턴트는 데이비드 리프먼이 맡았다. 리프먼은 미셸 위가 방송에 출연하거나 잡지 표지사진 촬영 등을 할 때 미셸의 이미지를 돋보이게 하는 임무를 맡았다. 그는 배우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의 이미지 컨설팅도 맡고 있다. 미셸이 데이비드 레터맨 쇼에 출연했을 때 입었던 의상과 화장 컨셉트는 모두 그의 작품이다. 최근 미셸이 세계적 월간 경제지 <포천>의 표지모델에 등장했을 때도 그는 의상 선정에서부터 머리 스타일까지 꼼꼼히 챙겨줬다.
리프먼은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미셸이 데이비드 레터맨 쇼에 출연했을 당시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미셸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수많은 사진기자가 촬영 경쟁을 했다. 그런데 그는 마치 (영화배우) 니콜 키드먼처럼 우아하게 레드 카펫 위를 걸어갔다. 어느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미셸은 사진 촬영을 위해 어떤 포즈를 취할지, 어느 방향을 쳐다봐야 할지를 잘 알고 있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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