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허련순작가-"우린 이방인"
조글로미디어(ZOGLO) 2007년3월12일 23시02분    조회:6992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조선족 정체성 문제 다룬 소설 주로 써
이방인 아닌 주체로 사는게 동포들 꿈
1년에 두차례 방문…뉴스 모두 챙겨봐
“연변이 ‘연용도’라는 시로 바뀐다고 한다.”

“연변이 ‘연용도’라는 시로 바뀐다고 한다.” 

지난 9일 한겨레신문사를 찾은 조선족 여성 소설가 허련순(52)씨는 이런저런 얘기 끝에 길림성 연변 조선족 자치주가 조선족 인구 감소로 자치주로서의 지위를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족이 전체 인구의 30% 이상이 돼야 하는데, 조선족은 한국 등지로 많이 빠져나가고 그 자리를 한족이 메우고 있다. 연용도는 연변, 용정, 도문의 머리글자를 따서 합친 것이다. 길림성 정부의 5개년 계획 가운데 하나로 들어 있다.”

그의 얘기를 듣노라면 연변 자치주 인구 감소와 지위 하락은 돌이킬 길이 없어 보인다. 그곳 조선족의 한국행은 돈을 벌겠다는 경제적 이유에서만 감행되는 게 결코 아니다. 조상들의 기억이 서린 모국 회귀본능과 정체성 혼란 등도 끝없이 그들을 한국으로 향하게 만드는 요소들이다. 허 작가 자신이 1년에 적어도 두어번 정도는 온다. “한 번 올 때마다 3개월 비자로 오는데, 이번 여행은 한 달 남짓으로 줄여잡았다.” 한국문학 번역 등 일이 있지만 꼭 무슨 일이 있어서만 오는 게 아니다. “가서 석달쯤만 지나면 다시 여기 오고 싶어 견딜 수가 없다.” 올 때는 꼭 한국이 초행인 동료 작가를 한 명씩 데려온다. “나라 바깥에 나라가 있고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던 자신처럼 새로운 세계를 체험하도록 해 주고 싶어서다.

중국작가협회 회원이며 연변여(女)문인협회 회장인 그는 국가 1급 작가다. 1급 작가면 우리돈으로 250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는다. 중국내 조선족 작가 670여명 가운데 중국작가협회 회원은 50여명, 1급 작가도 50명 정도다. 그는 올해 조선족단체(사단법인)가 제정한 ‘김학철 문학상’ 첫 수상자가 됐다. 수상작은 〈누가 나비의 집을 보았을까〉. 최근 그를 연변에 가서 만나고 이날 한겨레신문사도 함께 방문한 서경식 교수에 따르면, 이 작품은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며 한국으로 밀항을 시도한 조선족 동포들의 실패한 도항 얘기다. 연변 조선족의 아이덴티티 문제가 주제라고 허 작가는 말했다.

“우리는 중국 국적자고 중국어와 중국문화 속에 살지만 영원히 한족이 될 순 없는 존재다. 소수민족 우대정책이란 것 자체가 실은 완전히 중국인이 될 수 없다는 걸 역설하고 있다. 본질적으로 늘 소수자의 외로움, 고독을 느낀다. 우리 문학은 중국 문학과 정서가 다르다. 우리 문학을 우리말로 써서 보람을 느끼기도 하지만 실은 그게 슬픔이다. 차라리 중국인으로 태어나거나 한국인으로 태어났어야지. 난 뭔가? 중국 주류도 한국 주류도 될 수 없는 이방인이다.”

그는 한국 사람들보다 한국 문학작품들을 더 많이 읽고 문화유적지도 더 많이 찾고 한국 뉴스는 빼지 않고 꼼꼼히 챙겨 본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보다 두루 더 많이 알 것이라고 장담했다. 투표권을 주기만 하면 “좋은 대통령 뽑는 것도 자신 있다”는 그의 얘기에선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등 어려운 말이 툭툭 튀어나왔다. 1996년에 낸 〈바람꽃〉도 조선족 동포 정체성 찾기를 다뤘다.

1918년 회령에 살던 그의 할아버지가 농사지으려 강을 건넌 뒤 가족 이주사가 시작됐다. 어릴 때 건너간 아버지는 여섯 형제였는데 삼촌 한 분은 문화혁명 때 맞아죽었다. 지금 남과 북에 한 분씩 삼촌이 살고 계시다.

“인정 많고 아기자기하고 서비스도 좋고 남자들이 너무도 친절한(중국에 비해) 한국은 천국”이라는 허 작가는 한국의 자유를 부러워하면서도 “정치는 되게 저질”이라며 덧붙였다. “더 크게 보고 좀더 멋있게 하지.”

한겨레
글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그는 평범한 소방관이였다. 하지만 화재현장에서는 불길속을 날아드는 전기식 인물임에 손색이 없었다. 그는 체구가 왜소한 조선족젊은이다. 하지만 긴급구원현장에서 뜨거운 손길로 65명이나 되는 생명을 구출했다. 그는 어릴적부터 량친의 사랑을 잃은 ‘고아 아닌 고아’였다. 하지만 장장 8년간 독거로인들을...
  • 2007-08-27
  • 얼마전 기자는 지인의 소개로 중국인민해방군 건군 80주년을 맞는 기회에 중국인민해방군 총병원 (이전 해방군 301병원)의 이비인후과 주임의사인 한동일박사를 만났다. 소박한 농민의 아들 끈질긴 노력가 찾아간 날 약속한 시간이 한시간반이나 기다려서야 문진을 끝내고 들어오는 한박사를 만날수 있었다. 박사이고 군병원...
  • 2007-08-16
  • 17차 당대회 대표로 선거된 조선족 리명성 ◈ 중국의 대외개방, 경제글로벌화, 다국적산업합작 등에서 중요한 성과◈ 25만자에 달하는 《중국의 경제전략》 개혁개방의 성공◈ 경험 총화 중국경제발전의 전략적구상 전망 제시◈ 전국민족단결진보모범, 중앙국가기관걸출청년, 귀국류학생선진개인 등 영예 안아 중국기업련합...
  • 2007-08-14
  • 조선족유치원들이 어린이류실로 고심하고있는 최근년간 해림시조선족유치원은 오히려 해마다 어린이수가 늘어나 금년들어 어린이수가 240여명(올해 졸업한 70여명 포함)으로 늘어났다. 또한 1000평방미터의  새 교수청사에 갖가지 대형 놀이기구 등을 구전히 갖춘 규모화한 유치원으로, 민족의 꽃봉오리들의 요람으로 ...
  • 2007-08-14
  • 그의 매일 일과는 축구 관련사항들로 꽉 차있다.  푸름하게 밝아오는 새벽 5시 반이면 벌써 애들을 이끌고 아침훈련에 나서고 오전이면 체력훈련, 기전술훈련에 그도 함께 땀동이를 쏟는다. 애들이 문화과 수업을 하는 날에는 훈련계획을 짜고 경기총화도 짓는다. 이토록 축구에 푹 빠진 사나이―그가 바로 연길시제2고...
  • 2007-08-09
  • 아르헨띠나 최대 민영방송인 《텔레페 TV》의 뉴스 앵커를 지낸 황진이(30) 씨는 동양인 녀성으로 아르헨띠나 언론계에서 쉽지 않게 성공을 거두어 주변의 시선을 모으고있다.미국, 카나다 등 북미지역에서 아시아계 앵커들이 주목받는것과는 달리 남미언론계에서는 동양인을 거의 찾아볼수 없다. 황씨는 1998년 대학졸업직...
  • 2007-08-07
  • 연변성보국제상무빌딩유한회사의 정영채회장이라면 연변사람치고 모르는 사람이 별반 없을것이다. 그러나 한국인 기업가로서가 아니라 우리 연변 사람으로서의 정영채회장이라면 잘 안다고 자부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것이다. 정영채회장에 대한 필자의 인상도 워낙 연변에 와 사업에 성공하여 돈도 많이 벌고 여러가지 사...
  • 2007-08-06
  • ——— 로전사 최경애할머니의 참군일기에서  산골마을에서 참군한 처녀 1946년 4월초 연변의 봄은 일찍도 찾아왔다. 마을 앞산에는 진붉은 진달래가 떨기떨기 피여났다. 로투구 마을밖에는 전선으로 떠나는 청년들을 전송하는 마을사람들로 분비였다. 두 오빠와 같이 전선으로 떠나는 경애는 꼭 공을 ...
  • 2007-08-02
  • 《어떤 사람이 어떤 자리에서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그 사람이 자기가 맡은 일을 훌륭하게 해낸다면 그 사람이 바로 인재인것이다.애득백화점에는 그런 인재가 많기에 애득의 오늘과 같은 발전이 있다. 자기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며 즐겁고 신나게 일하는 사람들이 인재인것이...
  • 2007-08-02
  • 군대는 하나의 특수집단이다. 군대는 사람을 양성하고 사람을 단련시키며 사람을 키우는 대학이다. 군인이란 이 특수직업은 곤난을 이겨내도록 의지력을 키워주고 인생을 더 보람있고 더 알차게 보낼수 있는 토대를 닦아준다. 1969년 19세 나이에 중국인민해방군에 입대하여 37년간 부대생활을 해온 박성진은 《군영은 강한...
  • 2007-08-01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