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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 재한조선족 철근작업자들의 희노애락
조글로미디어(ZOGLO) 2013년11월1일 11시27분    조회:8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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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진 기자의 現場목소리 시리즈-1

2013년 6월,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H2 비자를 발급 받아 한국에 들어온 외국 국적 동포는 23만 여명이다. 이들 대부분은 건설근로자로 근무한다. 건설현장에서 H2비자뿐만 아니라 방문동거비자 등 다른 비자로 들어와 있는 동포들도 많은데다 체류기간 초과 등 불법으로 일하고 있는 중국동포들의 수치, 또한 추정 불가능한 실정이다.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내·외국인 임시근로자(일용직 노동자)가 총 40만3000명이라는 것이 고용부의 통계이다. 이 중 20여만 명의 중국동포가 건설현장에 종사한다고 한다. 명실공이, 이들의 노동을 결코 무시할 수 없을 만큼 건설현장의 개미군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각종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또 법과 제도의 테두리를 벗어나 적지 않은 손해와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기자는 중국동포들이 겪고 있는 현장의 실상을 짚어 보고 그들만의 숨소리를 전하고자 이 시리즈를 쓰기로 했다. 편집자 주
 


▲ 꿀맛 같은 휴식시간을 즐기는 중국동포 철근작업자들



 

 ◆ 현장으로 가다
 
지난 25일 새벽 5시 쯤, 김 팀장과 팀원들과의 하루 현장체험을 약속하고 구로 애경백화점 정문에서 기자는 그들의 차에 동승했다. 수원 건설현장으로 가는 내내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인부들이, 끊어졌던 고단한 새벽잠을 흔들리는 차 안에서 이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새벽 시간이라 차는 막힘없이 ○○건설이 17개 동의 아파트를 건설하는 현장에 도착했다. 함바(건설현장식당)에서 인부들이 아침 식사를 하는 동안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건설회사 임모 과장을 만났다.
 
그는 동포들이 공사현장의 위험 요소들에 대한 안전의식이 부족하다고 푸념을 쏟았다. “항상 걱정입니다. 아침 몸 풀기 체조도 건성으로 하는 동포들이 태반이지요,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라며, 감시하고 호통을 쳐도 막무가내이네요.”
 
 철근 등 무거운 기자재들을 운반해야 하기 때문에 몸 풀기운동은 필수이지만, 그것부터 건성으로 하는 것이 안전사고로 연결될까 노심초사한다는 것이다.
 
이어, 건설회사 우모 소장과 만났다. 17개 동의 아파트단지 건설에 소요되는 철근의 총 물량은 자그마치 3만8000톤(t)에 달하고, 1t에 인부 한사람 꼴로 필요하다며 건설현장의 인력난을 호소했다.
 
그는 “인부들의 90%가 중국동포들이지요. 한국인 인부들보다 중국동포들을 고용하기가 더 편해요. 그것은 노동에 대한 뚜렷한 목표의식이 있고, 한국에 들어온 이상 뭔가는 손에 쥐어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기 때문에 성실하게 임하는 것 같아요.”라며, 내국인들이 3D업종이라고 건설현장을 회피하고 있으니, 중국동포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간접적으로 역설했다.
 
 “김 팀장의 팀원들은 이 바닥에서는 소문이 난 친구들이지요. 김 팀장이 하루 종일 뛰어다니다 시피 하면서 구석구석을 살펴요. 이 때문에 하루 물량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지요. 팀원들은 합심이 되고, 시간관념이 강하며, 일의 순서가 잡혀 있지요.”
 
“그렇지만 안전의식, 정리정돈, 청소 등은 다소 부족한 면이 있다”며, 입가에 선한 웃음을 지어보이는 그에게서 중국동포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팀워크를 구축해서 건설현장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김 팀장(48세, 흑룡강성 출신)은 2007년9월에 한국에 입국해서 처음에는 용접일도 했고, 식당을 운영해볼까도 고심했다고 한다. 그러나 우연하게 건설현장의 철근 일에 매력을 느꼈다. 그는 허허벌판에 건물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며 그렇게 신기할 수가 없었다고 상기한다. 그것이 인연이 돼, 지금까지 5~6년을 하루같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한다. 한 가지 일에 열성을 다하면 앞으로 나아갈 길이 보인다는 것이 그의 신조이다.
 
그가 팀을 만들게 된 계기는 단순하다. 개개인이 일당을 하는 인부를 팀으로 묶으면 팀원들도 안정적인 일자리를 확보할 수 있고 자신도 일한 만큼의 보수와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 같은 마인드를 토대로 5개월 만에 탄탄한 팀워크를 가진 현재의 팀을 꾸릴 수 있었다.
 
현장의 일당은 16만5천원이다. 세금 3천여 원을 떼고 16만 좌우가 인부 한 사람당의 수당이다. 보통 숙련공은 14만원, 초보는 11만 원 선으로 팀장의 자격으로 분배 가능하다. 팀원 12명을 관리하는 팀장의 하루 수입이 30만원을 웃돈다. 이 같은 보수는 팀을 이뤄 함께 하기에 가능하고, 모든 정력을 쏟아 부을 만큼의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그렇다고 아무나 할 수 있는 팀장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책임감이라는 중압감 때문에 선뜻 그 자리를 차지하려고 나서는 이도 없고 설사 팀을 구성했다고 하더라도, 신용과 책임감이란 무게를 견디지 못해 와해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물론 데마찌(일이 없어서 쉬는 날)가 있어서는 절대 안 된다. 자신이 손해를 보더라도 팀원들의 밥줄만은 꼭 책임져야 한다는 것.
 
이와 함께 영업활동성이 뛰어나야 한다.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각 건설현장마다 인맥을 쌓고 팀원들을 배치할 수 있는 곳들을 미리 확보하고 작전을 짜야 하는 것도 팀장의 역할이다. 또 조직력도 무시할 수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작업의 진행상황이 눈에 보여야 하고, 적재적소에 딱 맞아 떨어지는 인부를 배치하는 능력도 뛰어나야 한다. 이는 작업 능률을 높이는 결정적인 부분이기 때문이다.
 
팀장은 또, 경제력도 있어야 한다. 월급날은 하늘이 무너져도 지켜줘야 하기 때문이다. 일자리가 많은 경우 월급을 한번이라도 지급하지 못하면, 다른 곳으로 옮기는 인부들이 부지기수라는 게 김 팀장의 설명이다.
 
팀장이라는 어깨를 가장 무겁게 하는 것은, 언제나 공사 현장에서 필요한 인부의 정원을 보장해야 한다는 점이다. 인생사라는 것이 이런 저런 예상치 못한 일들과 부딪치이는 경우가 많은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한두 사람 빠지면 현장인부의 정원을 보장할 수 없게 된다. 하루 할당량을 해내지 못하는 것은 당연지사, 이럴 경우 신용도에 치명타를 받게 된다.
 
“누구나 우리 집 일을 한다는 주인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도 팀장이 느끼는 고민 중의 중의 하나다. 동포들은 시간만 되면 하던 일을 뚝 멈추고 퇴근용 자동차로 발길을 돌리는 것이 습관화 돼있다는 것이 김 팀장의 지적이다.
 
한국인들은 건설회사 관리자들이 내려오면 깍듯하게 인사하는데, 동포들은 본 척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김 팀장은 동포들이 공동체의식이 부족하고 그냥 코앞의 일만 처리하면 만사형통이라는 사상이 팽배해 있어 가슴이 무겁고 답답하다고 했다.
 
기자가 함께하는 내내, 김 팀장은 자부심으로 넘쳐 있었다. 그는 13명이 속해 있는 철근팀을 이끄는 팀장이다. 김 팀장은 자재를 타워크레인에 실어 무전기로 타워크레인 기사에게 운반할 곳을 지시했다. 자재를 운반하는 작업을 돕고, 동시에 신호수 역할을 겸하고 있었다.
 
“이 일을 하는 사람치고 허리나 다리가 성한 사람이 없어요. 괜히 말했다가 일자리를 잃어버릴까봐 쉬쉬해요. 일하다 보면 병원 갈 시간을 놓쳐 병을 키우는 경우도 많아요.”
 
철근을 옮기는 일을 끝내고 나니 오전 10시다. 휴식시간이다. 빵과 우유가 나왔다. 안전모를 벗은 인부들의 머리카락은 이미 땀벌창이 돼 있었다.
 
10여분의 짧은 휴식이 끝나고 숨 돌릴 겨를도 없이 본격적인 철근 조립작업이 시작됐다. 번호에 따라 그냥 끼워 맞추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설계도면을 읽고 바닥에 그어진 먹선(설계도면선)에 맞춰 철근을 조립한다.
 
 “겉으로 보기엔 단순작업처럼 보여도 도면을 읽고 해석하지 못하면 일을 못해요. 젊은 노동자들이 숙련공을 뛰어넘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죠. 기능교육이 정말 중요한데 우리 같은 사람이 기능을 체계적으로 배울만한 곳이 없어 안타까워요. 컴퓨터만 알아도 더 큰 꿈을 펼쳐보겠는데…”
 
허리가 휘어지도록 철근을 메어 나르며 일에 열중하는 인부들을 보노라니 사진을 촬영하는 기자의 마음도 편하지는 않았다.
 
전혀 대화할 겨를도, 눈 마주칠 겨를도 없어 보이는 인부들이 안타까웠다. 그냥 묵묵히 자신들의 일에 열중하는 모습이 또한 아름답기도 했다.
 
오전 작업이 마무리됐다. 점심을 먹으러 가니, 식당은 중국이라는 착각이 들만큼 중국말이 많이 통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후에는 바람에 타워의 정지로 무조건 휴식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일 년에 몇 번밖에 없는 일이라는 것이 김 팀장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본 기자가 취재 나와서 이런 변수가 생겼다는 웃지 못 할 핀잔도 들었다. 어렵게 나온 인부들은 툴툴거렸다. 하긴 일당의 절반 수입밖에 안되니 그럴 만도 하다.
 
돌아오는 차안에서는 갈 때와는 달리 열띤 대화들로 시끄러웠다. 주로 현장 작업에 대한 얘기들이다. 얼굴에 넘치는 여유로움도 행복해 보였다.
 
이들과 함께한 반나절은 실로 갚진 시간이었다. 3D업종이라며 기피하는 건설현장의 노동을 우리 중국동포들이 빛내고 있다는 자부심과 함께 이들이 우러러보이기까지 한다. 노가다 현장이라면 하찮게만 보아왔던 자신이 부끄러웠다.
 
웅기중기 솟아오른 아파트, 빌딩들이 눈부시게 안겨온다. 그 속으로 우리 동포들의 땀에 젖은 얼굴들이 아른거린다. 빛나는 건물 골조를 이루고 있는 철근들에는 동포들의 땀이 절어 있다. 하긴, 직종의 차이일 뿐이다. 건설현장 일군 역시 당당한 노동자이다. 그들이 있어 한국건설이 흔들림이 없이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동북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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