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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한국사회에서의 존재가치와 그 역할은?
조글로미디어(ZOGLO) 2013년11월12일 09시36분    조회:6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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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중국조선족의 존재와 역할  

[화제집중] 장경률 연변일보 론설위원(전 편집국장)과 펼친 담론



장경률 선생은 지난 11월 3일 동포세계신문사를 방문해 본지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장면

한국에서 중국조선족의 존재와 역할을 두고 인터넷상에서 쟁론이 벌여졌다.
이 쟁론에 화두를 던진 장경률 길림성 조선문신문잡지 심열위원 연변일보 론설위원(전 편집국장)은 조선족의 한중교역, 남북통일 가교자 역할론을 강조하며 “중국동포들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존재들이며 한국사회에서 중국동포를 무시하는 것은 중국조선족의 역사와 그 실상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말하였다.
또한 중국동포들이 한국사회에서 무시를 당하는 것은 “조선족 스스로 자기를 몰라서 떳떳하지 못하고 당당하지 못하여 당하는 것”이라고 주장을 펼쳤다.
이런 장 선생의 주장에 대해 조선족동포나 한국인 네티즌들은 각자의 의견을 피력하며 댓글논쟁을 벌였다.
현재 한국에 체류하는 중국동포는 50만명, 한국국적으로 귀화한 동포들까지 포함하면 60만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리고 여전히 많은 조선족동포들이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때에 ‘중국조선족’에 포인트를 두고 한국에서 ‘당당하게 떳떳하게 살라’는 장 선생의 일침은 중국동포사회를 술렁이게 하였다.
지난해 7월 연변일보를 정년퇴직하고 6개월 넘게 한국에 체류하면서 재한조선족사회를 둘러본 장경률 선생은 최근 조글로사이트에 《우리는 절대 무시할 수 없다》, 《우리는 우리다, 떳떳하라 당당하라》, 《박근혜정부의 대 중국정책과 우리의 자세》, 《조선족동포들이여, 자중하자 자애하자》는 4편의 글을 잇달아 올렸다.
이 글을 읽고 기자는 지난 11월 3일 장경률 선생을 만나 그의 글과 반응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입장을 들어보았다.

 

“당당하고 떳떳하라!”

장경률 선생은 “한국에 와서 6개월 넘게 체류하면서 동포 관련 행사에 많이 참여해보고, 또 조선족동포에 관심을 갖는 한국인들을 만나보면서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다”면서 “동포언론인으로 30년 넘게 살면서 뭔가 역할을 해야겠다 생각하고 글을 쓰게 되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11일 첫 게재한 《우리는 절대 무시할 수 없다》는 제하의 글에서 장 선생은 조선족은 한중수교 이후 대내외적으로 모국경제발전에 분명한 기여를 하였고, 또 앞으로도 한중간 교역활성화와 한반도 남북통일의 가교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존재들임을 부각시켜 말했다. 또한 “재한조선족사회에 많은 동포단체와 신문사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어서 규모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절대 대부분의 중국조선족동포들을 흡인하는 데에는 역부족이다”고 지적하고 “강력한 조직력, 응집력, 포용력이 결여된 것이 주요원인이다”고 진단하면서 말미에 중국조선족을 중시하며 관심을 갖는 한국인, 그리고 한국 체류 조선족 지성인들, 10여개가 넘게 있는 동포언론들이 “중국조선족들의 존재를 아주 중시하고 진정한 역할발휘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이들이 “하나같이 뭉치여 중국동포사회의 구심점으로서 그 역할을 충분히 발휘할 것이 몹시 기대된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두 번째 글 《우리는 우리다. 떳떳하라 당당하라(10월17일 발표》에서 장 선생은 “우리는 대체 누구인가?” 대전제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조선족의 역사, 즉 청나라가 200여년간 봉금령을 내린 두만강과 압록강 일대를 넘나들며 황무지를 개척하고 농토를 일구어 벼농사를 보급한 역사, 일제암흑기에는 민족독립과 항일운동을 펼쳤던 독립운동의 선구자들의 역사, 중국공민으로 정착해온 역사들을 되짚어보고, 조선족들이 이런 역사를 모르고 살기 때문에 떳떳하지 못하고 당당하지 못하다고 보면서 자랑스런 역사를 알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장 선생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인들이 조선족의 이런 역사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무시하는 것 아니냐?”며 중국조선족의 특수성과 우수성을 알릴 필요성을 제기했다.

장경률 선생은 최근에 연변대 교수들과 함께 3만5천여명에 이르는 중국조선족혁명열사 약전을 편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4번째 글에서는 20년전 연변일보에 ‘우리민족의 역사 바로 알고 삽시다’는 주제로 김철호기자의 특별기행을 100여차례 연재한 사실과 조선족학교에서 민족역사학과를 설치해 “우리 민족 바로 알고 바로 알리기에 오늘날까지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근혜정부의 대중국정책과 우리의 자세(10.22일 발표)》 세 번째 글에서 장경률 선생은 박근혜정부의 대중국정책에 대한 다방면의 반응을 분석하고 한중관계가 좋아지면 좋아질수록 “한국에서 중국조선족들의 존재가 더욱 뚜렷해지고 그 역할도 한결 커질 것이다”는 논조를 펼쳤다. 특히 남북통일 문제에 있어 한국사회가 조선족동포에게 잘 대해주는 것이야말로 통일로 가는 길이고 통일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방안임을 주장했다.

장 선생은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한반도선진화재단(이사장 박세일)에서 실시하는 제4기 통일학교( 5일 저녁시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사)전국농업기술자협회 주최 재한중국동포 한국농업농촌교육(2박3일) 등 한국단체에서 실시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조선족의 역할과 존재의 중요성을 각인시켰다. 지난 10월 27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개최된 조선족 고려인 동포 포용을 위한 대축제 현장에서도 가보았다. 이런 그의 움직임은 한국사회에서 중국동포에 대한 관심이 어떤 식으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보기 위함이다.

그의 네 번째 담론 《조선족동포들이여, 자중자애 하라》는 글은 한국에 나와 생활하는 중국동포들이 한국의 법을 잘 지키고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추어 갈 것을 촉구하는 글로 읽혀진다. 그는 마지막 메시지를 던지는 글에서 “한국에 진출한 우리 동포 선지선각자들, 사회의 지성인들은 매체를 통하여 특강을 통하여 혹은 이런 저런 행사를 통하여 기회만 있다면 우리 동포들의 열근성, 고질로 된 오점, 바르지 못한 행실들을 질타하고 훌륭한 본보기들은 충분히 긍정하고 널리 선전하면서 한국의 건강한 시민사회건설, 올바른 사회기풍 건설에 동참하고 일조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일문일답] 장경률 론설위원과의 일문일답
 

“무시당하지 않으려면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알아야 한다”

기자: 한국에 처음 나온 것은 언제인가?

-1995년 연변일보 편집국장으로 있을 때 한국정부가 중국과 구소련 지역 동포언론인들을 초청하여 한 달간 모국의 발전상을 둘러보았다. 그 이후 1년에 한 두 차례 나왔다. 지난해 7월 퇴직후에는 아들 부부가 한국에 있기 때문에 장기 체류하며 한국사회뿐만 아니라 재한조선족동포들의 생활상을 보고 있다.

기자: 재한조선족사회에 많은 변화가 있지 않은가?

-그렇다. 지난 세기9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약장사로, 일을 해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나온 동포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유학생들도 많고, 한국과 중국 간 무역일 등 다양한 사람들이 나와 재한조선족사회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기자: 조선족 동포들이 한국에 오기 위해서 조상이 가꾼 농토를 두고 나와 삶의 터전을 허무하게 잃어가고 있다 생각되어 안타깝다. 어떻게 보는가?

-최근 조선족사회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다시 농촌으로 돌아가 농토를 되찾고 새 집을 짓고자 하는 동포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농토를 되찾는데 어려움이 많다. 그래도 조선족의 이런 새바람은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

기자: 한국인이 조선족을 멸시하고 무시한다고 생각하는 데 왜 그렇다 생각하는가?

-한국인들이 중국조선족의 특수성과 역사를 모르고 조선족을 단지 중국에서 온 가난한 중국인으로 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제가 글로도 썼지만 조선족은 한국인과 같은 단군의 자손이라는 뿌리의식을 갖고 있고, 불모지 땅에서 민족독립을 위해 학교를 세우고 항일운동을 펼친 역사를 갖고 있다. 하지만 지금 조선족들 자체도 이런 역사를 잘 모르다보니 무시를 당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 조선족이 이런 역사를 바로 알고 한국사회에도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기자: 지금 조선족사회가 당면한 과제는 무엇인가?

- 중국에서도 예전에는 뛰어난 지도자가 있어 구심점을 이루어왔다. 하지만 조선족이 뿔뿔이 흩어지고 중심이 없다보니 점점 더 그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것같아 안타깝다. 조선족학생들이 우리의 조상이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도 잊혀져가고 있다.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우리 조상은 황하, 장강류역에서 발상하였으며 북경주구점에서 우리 조상들의 유인원시기 유물이 발견되었다’고 하면서 중국역사교과서에서 배운 것을 달달 외우듯이 말한다. 비애가 아닐 수 없다.
 자중자애하고 당당한 조선족사회가 되려면 우리 민족의 열근성과 고질적인 약점을 치유하고 극복해야 한다.

기자: 재한조선족동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 한국에 체류하는 조선족동포들의 생각이 혼란한 상태이다. 초창기때보다는 한국인과 조선족 간의 모순과 갈등이 많이 해소되었다고 보지만, 어떤 동포들에게서는 대한민국 국민처럼 똑같이 대우해달라고 너무 일방적으로 요구하며 과격한 행동, 언사가 나온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듯이 한국의 법과 제도를 따르고 주류사회에 들어가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본다. 중국조선족은 중국공민이다. 하기에 반드시 이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한국과 중국에 도움이 되도록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김용필 한국 동포세계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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