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특집] 벼랑끝 내몰린 조선족의 '코리안 드림'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1월4일 10시33분    조회:3363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새벽 인력시장서 하루 열지만 작은 꿈도 버거운 고된 삶
건보 혜택·산재 인정 못받아 험한 일 하고 사고도 다반사
정부 무관심·배제원칙 일관


"내일은 역 화장실에서 땀이라도 씻고 전철 타야지."

저녁 8시. 조선족 리모 씨는 공사현장 일을 마치고 지하철에 몸을 실을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한다고 했다. 시민들이 땀냄새에 눈살을 찌푸릴 것 같아서다. 하지만 몸은 물먹은 솜처럼 무겁고, 물집 터진 발가락은 좀처럼 말을 듣지 않는다. 고시원 잠자리에 들면 습관처럼 고국의 가족에게 전화를 건다. 아내와 어린 딸의 목소리가 그의 자장가다. "따르르릉~ 따르르릉" 새벽 4시. 다시 인력시장에 나갈 시간이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2012년 국내 체류 한국계 조선족은 44만7,877명이다. 그들 절반 이상이 단순노무 종사자다. 서울 구로구 새벽 인력시장은 리 씨와 다를 바 없는 조선족 동포 수천 명이 매일 장사진을 이룬다.

"벌이가 좋아서" "일당제라 월급 떼일 일 없어서" "달리 배운 게 없어서" 그들은 인력시장에 나온다고 했다. 새해 소망을 물었다. "딸의 대학 등록금" "가족이 함께 살 집" "온 가족이 함께 일할 식당 하나"…. 그들의 소망은 보통 가장들의 그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다만 그들의 현실이 터무니 없이 불리해서, 그 익숙하고 가난한 꿈들이 조금은 슬프게 들렸다.

지난해 7월 서울 동작구 노량진 상수도관 공사현장에서 사망한 인부 7명 중 3명이 조선족이었다. 그 달 30일 서울 강서구 방화대교 남단 공사현장에서 사망한 노동자 3명도 모두 조선족이었다. 우리 사회는 이미 그들의 노동력에 크게 기대고 있다. 건설 현장 인부의 60~70%가 조선족으로 채워진 지도 꽤 됐다. 그들은 대개 가장 험한 일을 맡지만, 다쳐도 산재인정을 못 받고 건강보험 혜택조차 기대하기 힘들다. 다치면 끝이어서, 그들의 하루는 늘 벼랑 끝을 맴돈다.

2003년 노무현정부가 조선족 방문취업 및 자진출국 길을 터준 이래 한국 정부의 조선족 정책은 사실상 무관심과 배제 원칙으로 일관해왔다. 비자발급 등 현실적인 차별도 있다. 소수민족 통합정책을 중시하는 중국과의 외교 마찰을 우려해서, 가난한 동포들의 국내 노동시장 교란을 우려해서다. 사회의 시선 역시 여전히 차갑고, 보이지 않는 차별도 아직은 엄연하다.

한국 사회가 보다 건강해지려면 먼저 그들의 삶의 조건이 나아져야 한다. 그들의 소박한 희망이 이루어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 그것은 한국의 정치가,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이루어야 할 꿈이기도 할 것이다. 재한동포연합총회 김숙자 회장은 "새해에는 우리 동포들이 안전하게 일하고 가정의 품에 안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정지용 기자 cdragon25@hk.co.kr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86
  • 한국 법무부, 국내체류 외국인 체류기간연장 및 체류자격 변경신청 시 체류지 입증서류 제출 의무화  한국법무부는 한국내 체류 외국인 체류지의 정확성 및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10일부터 체류기간연장 및 체류자격 변경신청 시 체류지 입증서류 제출을 의무화하기로 하였다.   체류기간 연장신청 시 체류지 입증서류...
  • 2013-10-09
  • 한국법무부동포사회 피해 주의 당부   (흑룡강신문=하얼빈) "저는 지난 2010년 법무부의 장기 불법체류자 구제조치로 H-2자격을 취득하였습니다. 금년 11월이면 3년 만기가 되어 출국하여야합니다. 주변으로부터 듣는 말에 의하면 저 같은 경우 출국하면 재입국이 불가능하다고 하는데 사실입니까?"   최근들어 과거 장...
  • 2013-10-09
  •  (흑룡강신문=하얼빈) 꾸준히 증가하던 재외동포 수가 최근 다시 감소세로 돌아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7백 1만여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국언론들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 외교부가 최근 발표한 '재외동포 현황'에서 지난해 말 기준 재외동포 수는 7백 1만 2천여 명으로, 지난 2010년 말 7백16만 7천...
  • 2013-10-08
  •   조선족을 상대로 한 기획부동산의 사기성 행각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중국 국적의 조선족 강모 씨는 지난 9월 기획부동산의 꾀임에 빠져 거래도 되지 않는 100평의 야산을 2천만 원이나 주고 샀다. 강 씨가 산 땅은 강원도 평창군 ○○면 소재 임야인데 마을과 떨어져 있...
  • 2013-10-04
  • 사장, 병원, 동료 말 무조건 믿으면 안돼 보름 전에 중국동포 한분이 사무실에 찾아오셨습니다. 상담의 요지는 이러합니다. 2년전에 팔목이 부러져 치료를 3개월 정도 하였고, 산재처리도 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휴업급여도 덜 받았고, 장해보상도 받지 못하였는데, 지금도 다친 손을 사용하면 통증이 심하고 대학병원에 ...
  • 2013-10-03
‹처음  이전 24 25 26 27 28 2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