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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명여권 자진신고 대행,조선족을 또 울렸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1월6일 20시25분    조회:5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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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주고 하셨습니까?” 중국동포 위명여권 자진신고 대행 천태만상 

중국동포, 위명여권 자진신고 대행업체에 맡겨 최고 1천만 원까지 돈 뜯겨
대행업체, 동포가 신고절차ㆍ내용 잘 모르는 빈틈 이용해 과다한 ‘수수료장사’


한국법무부(장관 황교안) 출입국ㆍ외국인정책본부가 시행 중인 ‘중국동포 위명여권(신원불일치자) 자진신고’와 관련해 일부 여행사, 행정사, 법무법인, 교회 등에서 대행 비용으로 적게는 20만 원부터 최고 1,000만 원까지 받아 챙긴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드러났다.

위명여권 자진신고는 지난 7월 22일부터 시작되었으며, 2013년 12월 31일까지 진행했다. 법무부는 중국동포가 현재 등록한 체류지 관할사무소에 본인이 직접 출석하여 신고하라고 당부하였고, 대리 신고는 금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는 말뿐이었다. 법무부의 이같은 정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일부 업체들에 의한 대행비리가 아직도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업체는 정책의 빈틈을 노렸다. 한 행정사무소 관계자는 본지의 취재에 대행 절차와 방법 그리고 중국동포들이 수수료바가지를 쓰고 있는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출입국에서 서류 2장이 나오잖아요. 그 양식에다가 자기들이 어떻게 들어왔는지 그거를 쓰는 거예요. 어떤 비자로 해가지고, 배를 타고 들어왔다, 머리 바꿈으로 들어왔다. 뭐 이렇게 자기가 쓸 거 아니예요? 그래서 여기에(한국에) 어떻게 있었다 그거까지. 그 서류를 본인이 써야 된단 말이야. 그 안(출입국)에 들어가서 사인을 또 해요. 그 글씨체가 틀려버리면 안되거든. 그래서 그거까지 우리가 짚어주는 거지. 여기다가 어떻게 써라, 여기다가 어떻게 써라, 여기에 사인해라 까지 짚어주는 거야. 그거를 하는 건데, 그걸 20만 원 받는 거야. 솔직한 얘기로.”

즉, 대행업체 관계자가 동포들을 출입국에 직접 데려다 주고, 동포가 신고에 필요한 서류를 가지고 나오면 작성 방법을 알려준다. 서류 작성을 마치면 동포 혼자 들어가 제출하고 절차를 마치고 나오면 업체의 일은 끝난다. 신고는 단 한 푼도 들이지 않고 혼자 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대행업체에 맡기면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수수료가 드는 셈이다.

이 관계자는 “동포들이 신고 수수료도 없고, 직접 가서 신고해야 한다는 정책 내용을 알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부분 모르고 있어요. 이런 정책이 나왔다는 거만 알지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모르고 찾아와요.”라고 설명했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K 법무법인에서는 중국으로 돌아간 후 비자수속까지 대행해준다는 명목으로 1,000만 원까지 받아 챙겼다. 2012년 위명여권 자진신고자 중 일부는 중국에서 새 여권을 만들어주지 않아 한국에 들어오지 못한 사례가 있다. 해당 법무법인은 동포들에게 이런 상황이 생겼을 때 ‘빼내 온다’고 설명하며 안심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의 한 행정사무소 관계자는 “(법무법인이 천만 원을 받는 것은) 위명여권 신청 도와주고, 비행기 티켓 사주고, (중국에) 비자 넣는다 이겁니다. 그거를 ‘빼내 온다’ 이렇게 말을 하거든요. 자기들은 분명히 빼 올 수 있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법무부는 (중국에) 들어가서 6개월 있으면 비자를 준다고 얘기했잖아요. 근데 들어가면 여권을 안 만들어줘요. 중국 쪽에서. 그러면 결국엔 못 나온다는 뜻이에요. 이렇게 못 나온 사람 굉장히 많아요. 중국에서 비자를 만들어주는 사람도 있고 안 만들어주는 사람도 있는데 그 조건이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다니까요.”

결국, 해당 업체들은 중국으로 돌아갔다가 한국 입국이 금지될지도 모른다는 동포들의 불안 심리를 이용해 돈벌이 수단으로 삼고 있는 셈이다.

한편, 법무부 출입국ㆍ외국인정책본부는 대행업체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해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입국 관계자는 대행업체 실태와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행정사가 자기들 나름대로 대행을 해가지고, 서류는 다 만들어주고 어차피 출입국에서 한번 나오라 그러니까 한번 가봐라. 그러는 거 아니에요?” 라며 잘 모른다는 듯 오히려 반문했다.

또한, 관련업체 처벌에 대해서는 “(행정사)자기가 돈을 받고 직접(신고를) 그렇게 했다면 그건 분명히 사기니까 형사처벌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서류) 대행만 해주고 출입국에 가라고 했다. 그러면 이건 불법이 아닌 거죠. 처벌이 어렵습니다.”라며 법적인 제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즉, 피해자가 뒤늦게 신고를 하더라도 서류 대행 명목으로 거액의 수수료를 받은 업체에 대한 징계와 피해구제 방안은 꿈도 못 꿀 상황이다. 일부 행정사의 일로 치부하는 법무부의 태도도 문제가 되고 있다. 중국동포 관련 대행업은 행정사사무소만의 문제가 아니다. 조사 결과, 일부 동포관련 단체, 여행사, 법무법인, 교회 등 웬만한 외국인 관련 단체에서는 모두 대행업을 하고 있었다.

한 행정사사무소 사무장은 “무슨 단체, 교회 뭐 이런 데서 이런 걸 다 하고 있어요. 그리고 한국에 있는 외국인 지원 단체들도요. 중국인들을 도와주는 척하면서 그 사람들을 다 끌어가지고 돈을 벌어먹더라고요”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 사태는 법무부 정책 홍보의 부족과 중국 현지 실정을 고려하지 않은 제도로 동포들의 신뢰를 잃은 정부 정책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는 지적이다. 법무부의 말만 믿고 자진신고 후에 중국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지 못한 동포들에 대한 실태 조사와 동포들을 상대로 거액의 돈벌이에 나선 관련 단체 및 업체 단속이 시급한 상황이다.

중국동포신문 홍미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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