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연변의 도문 vs 훈춘 기업인 머리채 잡고 몸싸움 왜?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1월21일 02시24분    조회:5443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중국 지방정부끼리 “북한 인력 달라” 아우성…현지 한국 기업도 고용 간절히 원해

중국 정부가 허용한 북한 인력이 처음으로 중국 땅을 밟기 시작한 2012년 5월, 평양을 출발한 북한 인력이 단둥을 거쳐 속속 투먼(图们)으로 진입했다. 당시 이를 부러움 속에서 유심히 지켜본 것은 투먼과 인접한 훈춘시(珲春)였다. 바로 전달 중국 국무원은 훈춘시를 ‘훈춘국제합작시범구’로 지정했다. 중국 변경도시 가운데 유일한 국가급 경제특구였다. 이 시범구 전체 넓이는 90km2. 훈춘과 북한 나선을 연결, 나진항을 통해 동해 뱃길을 확보하고 국제적인 물류 거점을 조성한다는 구상이었다. 그런데 당시 ‘국제합작시범구’로 지정된 훈춘시가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현안이 있었는데, 바로 인력 수급 문제였다.

 

사람 찾아보기 힘든 접경지역

아무리 경제특구를 조성한다 해도 노동력이 확보되지 않으면 들어올 기업이 없는 것이다. 당시 접경지역에서 제조업 분야의 중국 인력을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가 북한 인력 공식 수입 움직임을 보이자 훈춘시 측은 어떻게 해서든 북한 인력을 수입할 수 있는 권한을 받아내려 애썼다.

하지만 훈춘은 투먼처럼 북한 인력 수입 권한을 따내지 못했다(2013년 12월 기준으로 중국 정부가 허가한 북한 인력 수입 가능 도시는 투먼이 유일하다). 훈춘은 투먼보다 훨씬 큰 도시였기에 체면이 말이 아니었지만 인력 수급 문제가 ‘국제합작시범구’의 사활이 걸린 사안이다 보니 그런 걸 따질 상황이 아니었다. 훈춘은 북한 인력을 받아내려고 백방으로 뛰었다. 마침내 북한 측을 설득해 인력 수입 합의에 성공했다. 훈춘의 한 여성 의류 기업인이 북한 인력송출업체 ‘능라도’와의 각별한 인연을 활용해 계약을 따낸 것이다. 이는 정부 간 공식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일종의 편법이었다.

 

 

중국 훈춘 취안허 세관과 북한 원정리를 잇는 다리.

 

훈춘이 요청한 북한 인력 30명이 2012년 5월 말 평양을 출발해 북·중 접경 도시 단둥에 도착했다. 현장에는 이들을 인솔하려고 훈춘시 공무원과 기업인이 나왔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투먼 지역 기업인들이 나와 북한 인력의 훈춘행은 불법이라고 저지하며 북한 인력을 투먼으로 돌리려 한 것이다. 이에 훈춘 측은 발끈했다. 북한 인력을 고용하기로 한 훈춘 봉제 공장의 여성 대표는 “왜 우리 인력을 막느냐”며 북한 인력을 데려가려는 투먼 측 인사의 머리채를 잡아끄는 등 한바탕 몸싸움이 벌어졌다. 훈춘시 공무원들은 현장에서 “북한 인력을 달라”며 집단 농성을 벌이기까지 했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단둥시가 나서야 했다. 그러나 북한 인력은 투먼에서만 고용할 수 있다는 법적 근거 때문에 결국 북한 인력 30명은 모두 투먼으로 향하게 됐다.

북한 인력 고용 문제를 놓고 한바탕 충돌이 벌어진 후 투먼과 훈춘 간 갈등은 날이 갈수록 깊어졌다. 그사이 훈춘은 훈춘대로 북한 인력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투먼시 정부가 상부인 옌볜조선족자치주(옌볜자치주) 정부에 훈춘의 북한 인력 수입 중단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투먼시 정부는 크게 2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는 투먼이 시 정부 차원에서 힘들게 일궈놓은 북한 인력 수입을 훈춘이 기업 차원에서 뒤늦게 뛰어들어 가로채고 있다는 점, 다른 하나는 이렇게 편법으로 고용한 북한 인력에게 훈춘이 투먼보다 더 많은 임금을 지불함으로써 시장경제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점이었다.

 

 

중국 훈춘 시내 한 봉제 공장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여유를 즐기는 북한 여성 인력들.

 

투먼시의 진정서를 접수한 옌볜자치주 정부는 2012년 8월 중순 북한 인력 수입을 잠정 중단하는 조치를 내렸다. 결국 그해 5월부터 속속 들어오던 북한 인력의 발길은 8월 중순 멈춰버렸다. 이러한 조치가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북한 인력을 받기로 했던 중국 기업, 그리고 북한 인력 송출담당업체 ‘능라도’ 모두 비상이 걸렸다.

결국 이 문제는 절충점을 찾으면서 해결됐다. 모든 북한 인력은 투먼시 정부에서만 수입하고, 훈춘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이 있으면 투먼시가 배분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투먼은 훈춘으로 인력을 송출하는 과정에서 행정 처리를 대행하는 조건으로 일정 비용을 받게 돼 그나마 타협이 이뤄질 수 있었다.

 

우수 기업들 중국 이탈 속출

필자는 특파원 기간 투먼과 훈춘 등 북·중 접경지역 소재 제조업체들의 심각한 인력난을 취재한 적이 있다. 유명 A 업체는 전 세계로부터 주문이 답지하지만 노동력 부족으로 주문을 감당하지 못하는 답답한 현실을 토로했다. 이 기업의 근로조건은 웬만한 중국 기업에 비해 상당히 우수한 편이었다. 급여도 높은 편이었고, 근로자들이 쾌적하게 일하고 쉴 수 있는 공간과 휴식 시간을 충분히 제공했다.

그럼에도 젊은 근로자의 이탈이 끊이지 않았다. 한 번 이탈하면 새로운 젊은 노동자를 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젊은이 대부분이 대도시로 떠나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찾는 것이 교도소 수감자였다. A 기업은 수시로 여러 감옥을 돌며 우수한 수감자를 확보하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이마저도 충분한 인력을 구하기 쉽지 않다며 하소연했다. 이처럼 인력난이 심각하다 보니 북·중 접경지역 기업은 북한 인력에 대해 경쟁적으로 관심을 보였다. 북한 인력이 수입되기 시작하자 투먼 경제개발구로 “북한 인력을 쓸 수 있느냐”는 접경지역 소재 기업들 문의가 쇄도했다.

제조업 분야의 인력난은 비단 접경지역에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었다. 중국 거의 전역에서 일어나는 문제였다. 

‘세계의 공장 중국’에서 ‘세계의 시장 중국’으로의 변화. 이는 필자가 베이징 특파원 기간 실감한 중국의 대표적 변화였다. 세계 빅2의 위상을 가진 중국은 더는 넘쳐나는 저렴한 노동력의 국가가 아니었다. 아무리 힘들고 더러운 일이라도 시켜만 달라는 사람으로 넘쳐나던 중국은 옛말이 됐다. 이는 여전히 여러 지역에서 경제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중국 정부로서도 골치 아픈 문제다. 인력이 없다면 그 많은 개발은 누가 담당할 것인가.

필자가 둥관, 칭다오, 다롄, 상하이 등 중국 각 지역에서 만난 제조업 분야 기업들은 북한 인력을 쓰겠느냐는 질문에 하나같이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일하겠다는 사람은 누구든 반기는 마당에 북한 인력은 더더욱 환영의 대상이었다. 시키는 대로 묵묵히 일을 잘할 뿐 아니라, 이직 우려도 없기 때문이다. 2011년 여름 중국 정부가 처음으로 북한 인력 수입을 결정한 배경에는 이와 같은 중국 내부의 다급한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필자는 본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다수의 한국 기업 관계자 역시 한국정부가 북한 인력을 고용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줄 것을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김승재 YTN 기자·전 베이징 특파원 sjkim@ytn.co.kr

주간동아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5838
  • 도로교통의 과학적관리수준을 제고하고 교통위법행위를 두절하기 위해 연길시공안교통관리대대는 일전 시구역의 교통감시카메라와 속도측정구역을 공포했다. 이번에 공포한 교통감시카메라와 속도측정구역은 도합 86곳, 촬영반경은 80메터이다. 구체사항은 아래의 도표와 같다. (도표를 클릭하면 더 크게 볼수 있습니다.) ...
  • 2014-01-17
  • 재한조선족 기술교육비는 'H-2 비자' 받기 위한 '통행세' 방문취업과는 달리 6주 기술교육 후 취업비자정책은 비용부담 너무 커 추첨으로 혜택 너무 다른 '복불복' 중국동포 비자정책은 전면 개편해야 최근 법무부의 중국동포대상으로한 6주 기술교육 비자제도가 돈벌이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일면...
  • 2014-01-17
  • 집법기관 사업일군으로 사칭하고 훈춘시에서 40여차 사기행각을 벌인 피고인이 재판을 받았습니다.  피고인 부장강은 지난해 3월 사기혐의로 훈춘시 공안기관에 형사구류됐습니다.  조사에서 피고인 부장강이 위생, 세무, 공상행정관리, 환경보호, 식품약품감독 등 부문 사업일군으로 사칭하고 호텔과 가전제품수...
  • 2014-01-16
  • 1월 6일 오후, 글로벌녀성경제인련합회(아래 글로벌녀경련으로 략칭)광동지회 2014년사업계획발표회가 심수에서 개최, 글로벌녀경련 광동지회 지회장 전경숙을 비롯한 30여명 현지 조선족 녀성기업인들이 참석했다. 글로벌녀경련 광동지회 조선족 녀성기업인들 회의에서 글로벌녀성경제인련합회 리사장 김순자는 2014년에 ...
  • 2014-01-16
  • 영주자격(F-5)은 체류자격 연장허가를 받지 않고 계속 국내 체류가 가능하며, 체류자격 구분에 따른 활동 제한 없이 자유롭게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자격이다. 법률상담을 하다 보면 영주권에 관심이 많은데 신청자격요건이 까다로워 어려움을 겪는 동포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이번 기회에 동포들을 위한 맞춤형 영주권 ...
  • 2014-01-16
  • 이 겨울 랑만적인 겨울관광 만끽하러 떠나보자        소한이 지나고 동장군이 찾아왔다. 매서운 겨울추위때문에 활동이 적어지는데 그렇다고 겨우내내 집에서 아랫목만 지킬수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이럴때일수록 가족과 함께 추위에 맞서 력동적이고 활기찬 기운을 느낄수 있는 겨울철 관광으로 랑만...
  • 2014-01-16
  • 호황 누리던 PC방 썰렁 … 황금기 지났나? 연길시 공원가에 위치해있는 모 PC방에는 온라인게임을 하는 고객들이 대부분이였다.  시대의 발전에 따라 량표, BP기, 전보기, 전화교환원과 같은 일부 사물이나 직업은 우리 곁에서 소리없이 사라져 흘러간 추억으로 남았다. 주변의 PC방들도 갈수록 적어져 이대로 소...
  • 2014-01-16
  • 연길시 겨울철 빙설관광의 매력을 일층 전시하고 연길 겨울철관광의 지명도와 영향력을 높이며 광범한 군중들이 연길시 경제문화발전성과를 향수할수 있도록 하기 위해 15일 저녁 5시부터 연길장백산빙설세계는 주내 주민들에게 입장료우대활동을 벌렸다. 주내 주민들과 장애인, 군인, 교원들은 유효신분증을 소지하면 50원...
  • 2014-01-16
  • 려권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과거 타인의 신분으로 려권을 신청했던 사실이 들통나 3년간 출국을 못하게 된 남자가 있다. 일전, 돈화시공안국에서는 거짓신분으로 려권을 신청한 사건을 적발하고 신청자 장모더러 3년간 출경을 못하도록 조치를 취했다. 지난해 12월 26일, 돈화시 시민 장모는 시공안국 출입경관리대대에 와 ...
  • 2014-01-16
  • 2018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적극 동참했던 중국 조선족 동포가 평창의 겨울축제 참관을 위해 방문했다가 과로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면서 거액의 치료비로 어려움을 겪어 주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중국 지린성 옌벤조선족자치주 관광국 부국장으로 명퇴하고 최근 연변조선족기업가협회 상임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박...
  • 2014-01-16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