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이나 교원절, 녀성절 못지않게 생화시장이 호황을 누리던 설명절이 바야흐로 다가온다. 해마다 이맘때면 불티나게 팔려나가던 꽃다발들을 바라보며 한껏 기대에 부풀어있었던 생화가게 주인들이 요즘 심기가 무척이나 불편한듯 보인다.
23일, 연길 삼꽃거리에 위치한 휘풍화훼, 싱싱한 생화들이 풍기는 향기가 가게안을 메웠다.하지만 고객은 단 한명 없이 한산하다. 이웃가게들도 휑뎅그렁하긴 마찬가지였다.
“지난해에는 이맘때 매일 100송이도 넘게 팔렸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닷새에 겨우 20송이씩 판매하는 격입니다. 가격이 이렇게 비싸니 고객의 발길이 끊길수밖에요.”
가게주인이 한탄한다. 그도 그럴것이 가장 흔하게 접할수 있는 장미꽃은 한송이에 기존의 5원에서 현재의 10원으로, 백합은 한송이에 10원에서 15원으로, 카네이션은 한송이에 3원에서 5원으로 가격이 껑충 뛰였다. 기타 종류의 꽃들도 역시 30% 좌우 가격이 인상된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생화원산지인 운남성이 빙설피해를 입으면서 전국 각지에서 나타난 생화품절, 가격인상 “바람”이 연길시에도 불어온것이다. 꽃가게 주인들은 지난달 운남 생화원산지에서 14만무에 달하는 꽃들이 빙설피해를 입었는데 겨울철 생화공급량이 90% 정도 줄어든것으로 알고있단다. 이들은 구입원가가 올라 부득이 판매가격이 인상된것이라면서 절대 폭리를 취하기 위한것은 아니라고 해석했다.
“몇달전까지만 해도 100원이면 20송이를 살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젠 10송이밖에 구매하지 못하는군요. 부담스러워 꽃선물도 하기 어렵군요.”
휘풍꽃방에서 만난 회사원 리씨(33살)의 말이다. 결혼 100일 기념으로 안해에게 선물할 장미꽃을 구매하러 왔다는 그는 10송이가 꽂힌 꽃다발을 내려다보더니 서글픈 웃음을 지으며 다시 10송이를 더 샀다.
연길시 3대 생화도매상중 하나인 천훼생화도매업체 책임자는 현재 연길시에는 서로 다른 규모의 꽃가게 50여집이 있는데 재해와 더불어 꽃가게는 물론 도매상들의 경영에도 큰 차질이 빚어지고있다고 말했다. 장미꽃만 봐도 외지에서 들여오는 가격이 3~4배로 뛰여올랐다면서 꽃가게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시민들의 구매열도 눈에 띄게 식었다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런 다소 비정상적인 가격오름세가 3.8절까지 지속되다가 남방의 봄꽃이 출시되면 호전될것으로 보입니다”고 향후를 전망했다.
글·사진 박은희 기자
연변일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