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한국 온지 12년… 여전한 차별 괄시 서러워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3월28일 07시42분    조회:4871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적은 임금 미루고 떼먹고… 사장님 나빠요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 희망 주는 한국… 정치는 아리송, 교육-건보 혜택은 대만족



일러스트레이션 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
 
《 ‘중국동포(조선족)’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국가정보원의 스파이? 아니면 보이스피싱? 이런 부정적인 인식이 선량한 대다수의 중국동포에게는 비수가 될 수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31일을 기준으로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국적 동포는 총 60만2226명입니다. 이 가운데 85%인 51만2120명이 중국동포입니다. 그들은 오늘도 단순노무직을 포함해 모두가 꺼리고 힘들어하는 직종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눈에 한국과 한국인은 어떤 모습으로 비치고 있을까요. 남영희(서강대 영미어문학과 4학년), 목지선 인턴기자(성신여대 영어영문학과 졸업)가 그들의 애환을 들어봤습니다.<오피니언팀 종합> 》



우리에겐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

―한국에 온 건 고향에 돌아온 것과 같다. 한국 정부에서 주는 보조금을 받고, 교회에서 주는 밥 먹으며 부족한 것 없이 살고 있다. 그런데 한국이 고향이라고 생각하는 건 나 혼자의 착각인가. 한국 사람들은 우리를 ‘나쁜 짓하고서 얼마든지 튈 수 있는 외국사람’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67·무직)

―중국동포 모임에 나가면 “중국동포를 등쳐먹는 한국인을 주의하라”는 말이 종종 흘러나온다. 한국의 자유로운 정치, 사회가 좋아서 한국에 왔다. 국적을 취득한 지도 10년이 넘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한국은 내게 먼 나라다. 고용주나 셋집 주인에게서도 그런 게 느껴진다.(67·무직)

―할아버지가 6·25전쟁 때 중국에 이주했다. 최근 온 가족이 다시 한국으로 왔다. 경상도에 연고지 호적이 있었고 동포 2, 3세라 영주권을 받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끼리만 통한다. 한국인과 접촉할 일이 별로 없다. 누나도 최근 중국동포와 결혼했다. 젊은 사람들이 몰리는 서울 강남이나 명동에 가면 특히 차별을 많이 느낀다.(32·일용직 노동자)

―요즘 개그콘서트에서 조선족의 보이스피싱을 비꼬는 코너(‘황해’)를 우린 그냥 웃으면서 본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에게 우리에 대한 나쁜 선입견을 심어주는 부작용이 있다. 우리의 억양을 지나치게 과장해서 표현한다거나 조롱하는 경우가 많아 불편하게 느끼는 친구도 많다.(28·중소기업 근무)

―얘기만 몇 마디해도 억양에서 티가 나기 때문에, 현장 감독들이 차별 대우한다. 예를 들어 같은 말이라도 내국인에게는 부드럽게 하는데 우리에게는 괄시하는 말투로 하곤 한다. 이전보다는 많이 좋아졌지만 중국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괄시를 받는 것 같다.(57·일용직 노동자)

―부모님은 경북 영주시 풍기면에서 태어났고, 일제강점기에 만주로 옮겨갔다. 부모님은 내가 어렸을 때부터 한국 역사와 지명을 잘 익혀두라고 열성적으로 가르치셨다. 우리 가족 고향은 한국이라고 누누이 말씀하셨다. 난 내가 뼛속까지 한국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언젠가 공원에서 “한국인도 아니면서 무슨 자격으로 공원에서 노느냐”라고 시비를 거는 내국인을 만났다. 정말 속상했다.(51·노점상)

―일부 한국인의 입버릇이 아주 안 좋다. 우리들에게 ‘짱깨’라고 하는 건 그렇다 치고, 입만 열면 ‘씨×’ 타령이다. 조선족들한테 근거 없는 우월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행동도 그에 맞게 우월하게 해 주면 좋겠다.(65·일용직 노동자)

밀린 월급 주세요

―공원에 가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중국동포가 많다. 하루 종일 집에 있을 수는 없으니까 공원에라도 가는 거다. 그런데도 집값은 꼬박꼬박 나가니 평소에 허리띠를 바짝 죄어도 돈 모으는 게 힘들다. 게다가 같은 일을 해도 내국인들이 200만 원 받을 때 우리는 170만∼180만 원밖에 못 번다.(57·일용직 노동자)

―10년 전 한국에 정착했다. 손자를 포함해 네 가족 생활비가 월 120만 원 정도다. 나와 아들이 일용직을 하고 며느리는 식당에 나가 버는 돈만으로는 빠듯하다. 초등학교 다니는 손자 키우는 것도 걱정이다. 당장 군것질 비용도 대지 못한다. 내국인 자녀들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 것 같다.(60·일용직 노동자)

―한국 사장님들, 임금 체납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중국에서도 비록 적지만 임금만큼은 제때 준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내일 주겠다는 말만 반복하다 떼먹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고소나 고발을 해도 실제로 떼인 임금을 받아내기 어렵다. 어찌어찌 고소를 해도 근무 장소였던 지방까지 오가느라 하루를 공친다. 그러니 울며 겨자 먹기로 밀린 일당을 포기한다.(65·일용직 노동자)

―조선족이 한국인 일용직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말하는 사람이 꽤 있다. 하지만 내국인이 10만 원 받을 자리를 우리는 7만∼8만 원밖에 못 받는다. 그러니 비정규직으로 건설회사 용접 일을 하면서 내가 버는 돈도 한 달에 180만 원이 안 된다. 조선족은 한국인이 정말 안 하려고 하는 힘들고 더러운 일을 주로 한다. 한국인 일자리를 빼앗으려는 게 아니다.(35·일용직 노동자)

―한국에 온 지는 12년 정도 됐다. 중소기업 부품회사나 건축 등의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한국 사람들은 우리만 보면 ‘거지가 돈 벌러 왔다’고 생각하는데, 우리도 중국에 있을 때 집 있고 차 있고 하던 사람들이다. 여기 기준으로 가난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멸시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우린 더 좋은 삶을 찾아서 온 것일 뿐이다.(65·중소기업 근무)

―가족이 모두 한국에 있는데도 죄다 떨어져 살아야 하는 게 괴롭다. 아들과 며느리는 부산에서 따로 살며 일한다. 유치원에 다니는 여섯 살 난 손자는 여기 서울에서 키우는데 아무래도 교포다 보니 육아보조금이나 지원금은 기대도 못하고 있다. 지금은 그럭저럭 키우는 데 애가 더 컸을 때를 생각하면 걱정이 많다.(65·중소기업 근무)

까다로운 비자 발급조건 완화해줬으면

―물탱크 청소 같은 막노동일로 일당 9만 원을 받으면서 산다. 일이 없는 봄, 가을에는 4만∼8만 원짜리 녹음기, 책을 파는 노점으로 생계를 꾸린다. 하루 종일 못 팔아도 중국에서 사는 것보단 낫다. 중국 국적이지만 난 한국인이다. 돌아가고 싶지 않다.(60·일용직 노동자)

―식당가에서 월 80만 원 받던 아르바이트로 시작해서, 아이를 낳고 그만두기 전까지 식당일을 오래 했다. 한국은 돈 없으면 살기 힘든 각박한 나라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도 자녀 교육이나 복지 분야는 좋다. 아이가 건강이 안 좋은데 학교에서 돌봄반을 만들어 특별히 많이 도와준다. 한국에서 태어난 덕분에 건강보험 혜택도 생겨 치료비가 많이 안 나가 도움이 된다.(45·여·전업주부)

―한국에 정착한 지는 6, 7년 정도 됐다. 자식 내외의 생활이 중국에 살 때보다 많이 좋아졌다. 친척들이 한국에 있어서 돌아오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자식들을 보기 위해 2003년에 왔을 때만 해도 적응이 안 돼 불편했다. 지금은 아주 좋다. 주변 환경이 깨끗하고 서비스나 아이들 교육이 특히 맘에 든다.(79·여·무직)

―한국에 와서 제일 신기했던 게 노조 파업과 여야 정치인들의 싸움이었다. 중국에서는 그런 건 바로 총살이다. 물론 여러 의견을 내는 건 좋지만, 지도자가 뭔가 하려고 하면 지지해줘야 하는데 서로 물고 뜯고 하느라 제대로 정책을 못 세우는 것 같다. 같은 민족끼리 왜 그렇게 싸우는지 안타깝다. 이런데 북한이랑 통일? 못 할 거다.(57·일용직 노동자)

―요즘 현장에 나가면 한국 사람들이 없어서 교포들이 다 일을 한다. 그렇다 보니 우리도 기술이 있으면 노력한 만큼 돈도 더 받고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된다. 한국 사람들이 다 빠져버린 산업분야에서 기술이 있으면 먹고사는 데는 문제없이 살아갈 수 있다.(65·중소기업 근무)

―한국 상시체류가 가능한 ‘재외동포 비자(F-4 비자)’ 발급 조건이 미국, 일본 동포에 비해 지나치게 까다롭다. 미국, 일본 동포는 부모나 조부모 중 한 명만 한국 국적을 취득한 사실만 증명하면 되는데, 우리에게는 학위나 기업체 대표(또는 임원), 기능사 자격증 등의 조건을 요구한다. 이를 시정해 달라.(49·중소기업 근무)

―F-4 비자를 발급받지 못하면 ‘방문취업 비자(H-2 비자)’를 받아 들어온다. H-2 비자는 최대 4년 10개월까지만 체류할 수 있다. 그 후에는 출국했다가 다시 입국해야 한다. 3년마다 한국에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F-4 비자에 비해 많이 불편하다. H-2 비자는 중국과 옛 소련 동포에게만 제한적으로 발급한다고 알고 있다. 왜 우리에게만 이렇게 엄격한 것인가.(29·여·사무직)

―80대 어머니와 함께 한국에 초청돼 왔다. 난 H-2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직업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땄다. 하지만 어머니는 나이가 너무 많아 직업교육을 못 받았고, 비자를 발급받지 못했으며 결국 불법체류 신세가 됐다. 연로한 부모에 대해 비자 제한을 완화해 줬으면 좋겠다. 어머니를 모시고 한국에서 계속 살아야 하는데 여건이 안 돼 걱정이 많다.(55·여·무직)

※이에 대해 법무부는 “2013년 9월부터 60세가 넘는 동포들에게는 무조건 F-4 비자를 주도록 규정이 바뀌었다. 80대 어머니는 이 규정이 시행되기 전에 들어온 것 같다. 불법체류를 하더라도 자진해 나간 뒤, 재외공관에 F-4 비자를 신청하면 바로 받을 수 있다”고 답변해 왔습니다. 또 ‘다른 지역의 동포들에 비해 비자 기준이 엄격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중국 및 옛 소련 지역 동포들은 국내 취업 가능성이 훨씬 높은 만큼, 똑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대거 입국할 수 있어 기준을 달리 정했다. 그러나 꾸준히 비자 기준을 완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동아일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86
  • 대구 남부경찰서 외사계는 5일 중국인 불법체류자에게 외국인 등록증을 발급해 주겠다고 속여 1000여 만원을 가로챈 조선족 이모(32)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4월 국내에 거주하는 중국인 불법체류자 3명에게 외국인 등록증 발급을 미끼로 3회에 걸쳐 총 1130만원을 송금 받아 가로챈 혐의로 지난...
  • 2013-12-06
  • 제주도의 올 한해 관광객이 1년 새 천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설치 및 국제자유도시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180여 개 나라에 비자 없이 입국을 허용하는 무사증 제도를 악용, 육지로 잠입해 취업한 중국인 4명과 이를 불법으로 고용한 공장대표가 불구속 입건됐다. 〔무사증으로 밀...
  • 2013-12-05
  • 한국법무부 청주출입국관리사무소 위원들이 중국동포 김모씨와 조모씨 부부에 대한 고충심사 청구권을 심의하고 있다.   “가족 모두 한국에서 살고 있어 아무도 없는 중국으로 강제 출국되면 어쩌나 하고 마음 졸이고 있었는데 청주출입국관리사무소의 배려로 가족과 함께 살게 됐습니다.”   청주출...
  • 2013-12-05
  • 한국 동포교육지원단이 오래전부터 중국동포 기술교육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그동안 이를 방치해오다 실효성에서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일자 뒤늦게 6주 학원을 중심으로 한 기술교육기관에 대한 방문 단속을 실시한 것을 두고 말이 많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격이지 근본 문제 해결에는 전혀...
  • 2013-12-04
  • (흑룡강신문=서울) 나춘봉 특파원 = 한국에 장기 체류중인 조선족 문인과 교사들로 구성된 재한 동포 문인협회(회장 이동열)와 재한 조선교사협회(회장 김정룡)가 공동으로 송년 모임을 갖고 저물어가는 한 해에 이룬 알찬 성과를 돌아 보며 다가오는 한 해가 더욱 풍성해지길 희망했다. 재한동포 문인협회 이동열회장이 다...
  • 2013-12-02
  •   (흑룡강신문=하얼빈) 폐암 말기인 한 조선족이 한국에서 폐암 치료와 연구에 써달라며 1억원(한화, 이하 동일)이 넘는 돈을 기부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그 주인공은 바로 폐암 4기 환자인 중국동포 45살 박예화씨입니다.   한편 그는 조선족에 대한 좋지 못한 편견이 사라지기를 바란다는 소망도 밝혔습니다.   ...
  • 2013-12-02
  • ▲한중교류협회·한중동포신문과 서울사랑의병원 및 안산사랑의병원은 국내 의료 소외계층에 있는 중국동포 및 외국인근로자, 결혼이민자들의 건강한 한국생활에 도움을 주고자 지난달 22일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였다. 사진은 MOU체결 후 한중동포신문 송상호(오른쪽) 회장과 서울 사랑의병원 이...
  • 2013-12-02
  • 앞으로 외국인 산재근로자는 은행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인터넷뱅킹, 텔레뱅킹 등을 통해 산재보험급여를 해외로 송금할 수 있게 된다. 근로복지공단은 지난달 20일 우리은행과 업무협약을 맺고 '외국인 산재근로자 전용 해외 자동송금서비스(Ever Dream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
  • 2013-12-02
  • 한국체류중인 재외동포(F-4) 비자 소지자가 11월 현재 21만5천700명으로, 지난 해의 18만9천795명보다 3만명 가까이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재외동포 비자 소지자는 지난 4월 말 20만 명을 처음 넘었으며, 2010년 4월 10만 명을 돌파한 이후 3년 만에 배로 늘었다. 재외동포 비자를 소지한 재외동포의 국적별로 나누어보...
  • 2013-12-02
  •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본부장 정동민)가 전국 16개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실시하고 있는 신원불일치자 자진신고가 오는 12월말까지 마감이다. 이번 자진신고 대상은 신원불일치자 중 무지 등 부득이한 사정으로 지난 해 자진신고를 하지 못한 사람, 미성년자녀 양육 등 인도적인 배려가 필요한 사람, 대한민...
  • 2013-12-02
‹처음  이전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