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에서라도 함께해야지요.”
20일 경기 안산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중국동포 이모씨(38)와 한모씨(37)의 영정이 재배치됐다. 시신 수습 시기가 달라 따로따로 안치됐던 영정이 사연을 알게 된 유족들의 요구로 자리를 옮겨 나란히 놓였다.
이씨와 한씨는 안산의 한 컴퓨터 공장에서 일하며 사랑을 키워오던 사이였다. 형편이 어려워 식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이들은 결혼을 약속했다. 두 사람은 제주도로 여행을 떠나기 위해 지난달 15일 세월호에 함께 탔다.
안개 때문에 출항이 늦어지자 이들은 배에서 내리겠다고 했지만 배에 실은 차량을 내릴 수 없다는 말에 그대로 제주도로 향했다가 둘 다 배를 빠져나오지 못했다. 지난달 21일과 23일 이씨와 한씨는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두 사람의 유해는 광명의 한 추모공원에 나란히 안치됐다.
지난 8일 서로 끌어안은 상태로 발견된 단원고 남학생 2명의 영정도 처음에는 따로따로 놓였다가 유족의 요구로 나중에 자리를 옮겨 함께 배치됐다. 유치원 때부터 친구 사이로 아르바이트를 하러 함께 세월호에 올랐다 같은날 시신으로 발견된 이모씨(19)와 방모씨(20)의 영정도 나란히 놓였다.
분향소에는 현재 단원고 학생 241명, 교사 8명, 일반인 32명 등 281명의 영정이 놓여 있다.
세월호 침몰사고로 숨진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전국의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은 20일까지 2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23일 임시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지 28일 만이다. 정부 장례지원단은 20일까지 조문객 수가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 54만2018명과 전국 지자체 합동분향소 145만9624명을 더해 총 200만1642명으로 집계됐다고 21일 밝혔다. 추모 문자 메시지는 11만2000여건이 수신됐다. 사고 초기에 비해서는 추모객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매일 전국에서 1만명 이상이 각지의 분향소를 찾는 등 추모 행렬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20일 현재 전국 지자체에서 운영 중인 분향소는 서울 24곳, 경기 25곳 등 102곳이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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