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세월호 조난 조선족과 동행,강병기씨는 지금..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6월4일 08시20분    조회:3715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가끔 원인 모를 분노가 치밀어 아내에게 이유 없이 발끈하기도 합니다. 아내는 왜 이렇게 사람이 변했느냐고 하는데 정작 난 왜 화가 났는지, 누구에게 화가 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4일이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어느덧 50일. 하지만 세월호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강병기(41)씨의 시간은 ‘4월 16일’에 멈춰버린 듯하다. 그날 이후 이유 없이 폭식을 하고, ‘김밥’ 같은 쉬운 단어를 떠올리는 것조차 어려울 때도 있다고 했다.

그는 “하루에도 몇 번씩 머리가 깨질 듯 아프고 정신이 멍해질 때가 있다. 길을 걷다가도 10분쯤 멍하니 서 있으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가만히 있어도 이유 없이 손이 떨릴 때가 많다. 공공기관에서 문서를 작성할 일이 있으면 다른 분들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대신 써달라고 부탁한다”고 털어놓았다.

거리를 지나는 어린 학생만 보면 눈물이 난다. 일부러 학교 주변을 피해 먼 길을 돌아가기도 한다. 며칠 전 사촌 동생 결혼식에서는 축가를 듣다가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생각나 눈물을 쏟았다.

사고 당일인 지난 4월 16일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만난 강씨를 3일 경기 부천의 한 카페에서 다시 만났다. 난간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강씨는 4월 15일 장인 이용주(70)씨와 직원 이모(47·중국 동포)씨와 함께 제주 방파제의 난간 보수 공사를 하러 세월호에 올랐다. 이튿날 아침 식사를 한 뒤 3층 선수 다인실에서 장인 이씨, 직원 이씨와 함께 나란히 누워 텔레비전을 보고 있던 강씨는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배가 왼쪽으로 기운 것을 느꼈다.

창문으로 배 앞쪽에 실린 컨테이너 박스들이 바다로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강씨는 장인을 안심시킨 뒤 상황을 살피러 안내데스크로 갔다. 하지만 순식간에 배는 기울었고, 차가운 바닷물이 차올랐다. 주변에 있던 학생들에게 눈에 띄는 대로 구명조끼를 입혀 탈출을 돕던 강씨는 배가 심하게 기울자 본능적으로 잠수해 좌현 출입문 쪽으로 빠져나왔다. 수영을 못하는 데다 구명조끼도 입지 못했던 강씨는 물속에서 허우적거렸다.

죽음의 그늘이 덮쳐 오던 순간, 누군가 손목을 잡아 끌어올렸다. 고무보트에 탄 해경이었다. 장인도 해경이 선실 유리창을 깬 덕에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2년여를 함께 일했던 직원 이씨는 사고 발생 10여일 만에 주검으로 발견됐다.

사고 발생 이후 경기 부천의 한 병원에 20여일간 입원했던 강씨는 지난달 8일 퇴원했다. 2주일에 한 번씩 병원을 찾아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지금도 눈을 감으면 무섭게 출렁거리던 시커먼 바닷물과 그 속으로 가라앉는 배의 이미지가 반복적으로 떠오른다고 했다. “병원에 가면 담당 의사는 ‘몸이 어떤가’, ‘머리는 안 아픈가’ 정도를 물을 뿐입니다. 퇴원하고 나서도 지역 정신건강증진센터에 가서 상담을 받으라고 조언했지만, 이제 일도 해야 하고, 아파도 참게 됩니다.”

아픈 마음을 추스를 새도 없이 가장이자 한 업체를 운영하는 대표라는 책임감이 강씨를 짓눌렀다. 강씨는 지난 두 달 간 정부에서 월 108만원의 긴급 생계비를 지원받았다. 생계를 유지하는 데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그는 “앞으로 어떻게 먹고살아야 할지 막막하다”며 고개를 떨어뜨렸다. 1000만원에 육박하는 기계 공구와 공구가 실린 1t 트럭이 바닷속에 가라앉은 탓에 당장 일을 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강씨는 “사고 전에 수주받았던 공사 몇 건을 다른 업체에 넘겨줬다”면서 “벌써 몇 달째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지 못해 면목이 없는데,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말해 줘서 고마울 뿐”이라며 눈시울을 적셨다.“일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그날의 기억이 자꾸 떠올라서 힘이 듭니다. 빨리 일을 해서 예전처럼 일상으로 돌아가면 힘든 기억도 빨리 잊혀질까요? 금쪽 같은 자식들을 잃은 단원고 희생자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차마 말을 못 꺼냈지만 정부가 생존자 가족들의 고통에도 조금은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습니다.”

글 사진 조희선 기자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5838
  • 한국 정부가 조선족에 대한 입국 기회를 대폭 확대하면서 중국 현지에서 비자 신청이 폭주하고 있다.   9일 주선양(瀋陽) 한국총영사관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중국동포를 대상으로 새로 도입된 동포방문비자(C-3-8)가 발급됨에 따라 전체 중국동포 비자의 90%가량을 심사·처리하는 선양 총영사관에는 11만 건이 넘...
  • 2014-04-09
  • 지하철 7호선 대림역 11번 출구로 나가면 이색적인 풍경을 보게 된다. 한자로 된 간판이 곳곳에 걸려 있고 중국음식 특유의 향신료 냄새가 코를 찌른다. 지난 6일, 중국동포가 모여 산다는 이른바 '대림동 중국시장'에 다녀왔다. 중국 현지 사람들도 알 만큼 유명한 장소라고 한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왁자지...
  • 2014-04-09
  •   8일 부산연제경찰서가 증거물로 압수한 장물판매 대금과 스마트폰 100여대.(사진제공=부산지방경찰청)  중국에 중개사무실을 운영하면서 장물스마트폰을 대량매입해 수십억원 상당을 밀반출한 기업형 장물 밀반출단들을 무더기로 검거했다.  부산연제경찰서(서장 김성수)는 8일 도난이나 분실된 장물 스마...
  • 2014-04-09
  •   4월 2일, 연길시 락원사회구역에 살고있는 한선생이 “연변조간”신문사의 열선전화 2900119에 전화를 걸어 최근에 자기의 집에 열공급이 리상적이지 못한 까닭에 낮에도 집안에서 따뜻함을 느끼지 못한다고 반영했다.   한선생의 말에 따르면 최근 한단계 시간 집안이 온도가 시종 올라가지 못하고있...
  • 2014-04-08
  • 피말리는 87시간,생사를 다투는 대구출 작전 훈춘고속철도 소반령 1호터널 붕괴사고 구조작업 실록 4월 2일 0시 40분, 콩크리트주입작업이 한창이던 소반령 1호턴넬 입구 1100메터 되는 곳에서 갑자기 붕괴사고가 발생, 2명이 즉시 탈출했지만 12명은 턴넬안에 갇혔다.  이 특대사고 관련 소식은 일파만파로 번졌고 사...
  • 2014-04-08
  • [서울=동북아신문](사)동포교육지원단(이사장 석동현)은 중국동포들에게 단기방문(C-3, 90일) 복수비자의 경우 한국내 취업이 불가능함을 강조하고,  단순노무 업종에 취업할 수 있는 비자는 방문취업(H-2) 비자와 기술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단기방문(C-3) 비자로 입국후 방문취업(H-2) 비자로 변경하는 방법이 유일하...
  • 2014-04-08
  • 위챗 QR코드스캔으로 각종 정보 손쉽게… 이젠 단위, 공공기관, 사회구역에서도 적극 활용 요즘 우리는 광고판, 홍보잡지, 신문, 인터넷에서 자그마한 정사각형 모양안에 알수 없는 암호 같은 점들이 가득 들어있는것을 심심찮게 볼수 있다. 바로 QR코드(二维码)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QR코드가 알게 모르게 이미 우...
  • 2014-04-08
  • 연길시 문화시장 종합집법대대에서 군중제보에 근거해 연길시 소구역 비법위성지면접수시설을 검사했습니다.  이번 행동은 연길시 문화방송신문출판 및 체육국, 연변 라지오영화텔레비죤방송국, 연길시 공안국에서 공동으로 벌였습니다. 집법일군들이 소구역 옥상에 다다르자 지면에는 크고 작은 비법위성텔레비죤 수...
  • 2014-04-07
  • 사진은 4월 3일 터미널에 진입하려고 준비하고있는 구조설비. 4일 길—훈 고속철도 터미널붕괴사고 구조지휘부로부터 입수한 소식에 따르면 2일 새벽 터미널붕괴사고로 갇혀있던 12명 근로자들이 모두 생존하고있고 신체상황도 괜찮으며 산소통로를 통해 좁쌀죽 등 영양물자를 륙속 송달하고있다. 4일 오후 13시 55분...
  • 2014-04-07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