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암경찰서는 외환 거래 기관을 거치지 않고 해외로 불법 송금하는 일명 '환치기'를 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로 조선족 손모씨(26)를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손씨는 지난해 9월부터 이달까지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의 환전소에서 중국 상인들의 의뢰를 받아 1만154차례에 걸쳐 총 888억원을 불법으로 송금해주고 3억원 상당의 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손씨는 중국에 계좌를 개설한 뒤 고객으로부터 받은 현금 액수만큼 인터넷 뱅킹을 이용해 중국 은행 간 계좌이체를 하는 방식으로 환치기를 했다. 중국에 있는 고객의 경우 중국 계좌로 돈을 송금 받은 후 국내 은행 간 계좌이체를 해 줬다.

손씨의 고객들은 외환거래 금융기관을 통해 합법적으로 송금할 경우 많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고 2~3일 후에야 돈을 찾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불법 송금을 의뢰했다.

경찰조사결과 손씨는 앞서 핸드폰 대리점, 옷가게, 식당 등에서 종업원으로 전전하며 살다가 환전소를 운영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환전소를 차린 것으로 알려졌다.

손씨는 이렇게 번 수익으로 1억4000만원 상당의 고급 자가용을 몰고 다니는 등 사치스러운 생활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환치기는 밀수출입 대금이나 보이스피싱 피해금 등 불법 자금의 유통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환치기는 법에 저촉되는 행위이므로 정상적인 외환 취급기관을 통해 외화를 송금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