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사무실에 걸려온 흥안 4대에 거주한다는 리죽수(70세)로인의 전화를 받았다. 그 리유인즉 만원농부산품도매시장에서 버려진 쓰레기가 거주지앞 공터에 쌓여간다는것이였다.
퇴직후 10년내내 흥안4대에 거주했다는 리로인은 오래된 주택이고 또 철거구역으로 귀속되여서인지 50세대가 거주하는 이곳은 환경이나 위생, 주민관리 등 면에서 거의 방치된 사각지대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은 그래도 다 참을만했는데 올해 농부산품도매시장이 개업한 뒤 “주기적으로 치우겠지?”라고 생각했던 쓰레기더미가 점점 쌓여만가고 쓰레기더미에서 풍기는 악취로 창문조차 열어둘수 없어 부득불 전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무실에 직접 걸려오는 제보전화가 많지 않은터라 다음날 바로 만원농부산품도매시장을 찾았다. 개업 초창기여서인지 입주한 도매상가들의 움직임이 그닥 분주하지 않은 조금은 한적한 분위기, 확장공사중인지 돌과 흙을 들어올리는 요란한 포크레인 작동소리와 오가는 트럭에 새뽀얗게 일어나는 먼지가 맞아줬다. 갖고간 마스크를 꺼내 쓰고 리죽수로인이 말한 시장 서쪽으로 곧장 향했다.
건물을 에돌아가보니 양파 손질이 한창인 막사 건너편, 푹 파여진 공터에 쌓여있는 쓰레기가 눈에 들어왔다. 막사 바로 옆에 세워진 “쓰레기를 버리면 벌금 500원”이라는 알림판과 현명한 대조를 이루는 쓰레기더미에는 온갖 포장용 비닐과 업주들이 버린 상한 채소들이 쌓여있었고 그 썩은 채소에서 생긴 오물이 어마어마한 악취를 풍기며 쓰레기더미와 불과 50메터안팎에 떨어진 2동의 2층 건물쪽으로 흘러가고있었다. 또 이날은 마침 369흥안시장 장날이라 건물 동쪽에는 369시장에서 생긴 쓰레기와 장날마다 설치되는 간이화장실까지 보였다. 두건물은 마치 동서로 쓰레기더미우에 떠있는 외딴섬같아 보이기도 했다.
주민의 신고로 현장에 다녀온후 국경련휴가 지난 8일에야 도매시장측과 련락이 닿았고 관계자로부터 “쓰레기더미는 림시 적치된것이고 곧 치우겠다. 시운영기간이여서 생긴 불미스러운 일인만큼 량해 바란다”는 답을 받았다. 물론 그 사후처리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중이다.
이번 취재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현장에서 만난 리죽수로인과는 전혀 다른 태도를 보였던 두사람이였다. 쓰레기더미 바로 남쪽 비탈에서 채소밭을 가꾸던 한 아주머니가 오물과 악취의 악영향에 관한 질문을 하기도전에 다짜고짜 “채소 주으러 왔으면 저기 쓰레기더미쪽으로 가시오. 여긴 내가 직접 심은것들이요”라며 쫓는것이였다. 그리고 쓰레기더미에서 내눈을 의심할 정도로 정말 쌓여있던 채소의 상한 부분을 떼여내고 주머니에 주어담던 또 다른 주민을 보았다. 둔감해진 이들이 우리 주변의 환경, 위생 사각지대를 만들어내고있는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였다.
연변일보 글·사진 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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